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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8 21:10
백호가 호열이를 만나기도 전에 너붕이 백호 챙겨줬으면 좋겠다.

초딩 백호 애들이 빨간머리라고 놀리고 따돌려서 훌찌럭 눈물 참고 강둑에 앉아있으면 학교 끝나고 걸어가던 너붕이 쩌렁쩌렁하게 야!!! 강백호!!!!!!!! 가자!!!!!!!!! 소리지름. 그러면 백호 눈물 흥 닦고 우다다 너붕붕한테 달려갔음. 백호 속으로 씨익씨익 나는 빨간머리가 아니라 강백호란 말이야ㅜㅠㅜㅜㅜ꿍얼대면서 너붕붕 기다렸겠지. 자기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이 너무 좋으니까. 백호 씩씩하게 오늘은 뭐했고 누구랑 싸웠는데 내가 이겼어! 줄줄 읊으면 너붕이 응, 응. 이겼어? 잘했어. 들어주면서 백호 머리 복복 쓰다듬어줌. 백호는 그 손이 다정해서 참 좋았을거임. 너붕붕도 운동하는 애라 바스락거리는 져지 소리랑 가끔 나던 파스 냄새가 백호 기억에 남았겠지. 어릴 때는 그게 파스인 줄 모르고 누나한테서는 박하사탕 냄새 난다고 생각했음.

저녁에 너붕붕네 집에서 같이 저녁 먹고 숙제 봐주다가 잠들면 백호 아빠가 와서 잠든채로 안아다가 데려가고. 너붕도 집에서 혼자 있는건 마찬가지라 백호랑 남매처럼 지냈음. 백호 너붕 방에서 기웃기웃하다가 너붕 져지 괜히 만지작거림. 그럼 너붕 입어보고 싶냐면서 꺼내주고. 아직 백호 어린애라 헐렁하게 들어가니까 너붕은 한참 커야겠다고 놀림. 백호 이이익..!! 내가 나중에는 누나보다 훨씬 커질거야..!! 입 튀어나옴. 그래, 꼭 커서 멋지게 유니폼 입은거 보여주라고 웃었음. 너붕은 수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백호랑 같이 저녁마다 푸파했을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백호 먹성 너붕이 다 키워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붕이 백호 수영도 알려줬겠지. 애들이 또 백호 수영 못한다고 놀렸을거임. 아버지가 바빠서 백호 바다 놀러간 적이 없는거임. 진짜 원숭이라면서 또 괴롭히니까 엉엉 울면서 나도 수영 할거라고 밤중에 바다 가겠다는거 너붕이 말림. 그리고 주말에 너붕이 데리고 감. 백호 물에서는 좀 몸치였을것 같은데. 그래서 깊은곳 가면 누나 어깨 잡고 헤헤 헤엄치고 다니고. 잠수도 알려주고. 바다에서 너붕이 수영하는거 보면서 와 나도 나중에는 멋진 스포츠맨이 될거야 잠깐 생각하기도 했음. 다 놀고나면 너붕붕 옷에서 물기 쫙 짜고 이제 가자고 웃는데 백호 그 이후로 웃는게 예쁜 사람을 좋아하게 됨. 그냥 그 순간에 노을이랑 누나랑 다 뇌리에 남았음.

대충 이정도로 하고 너붕이 대학 가면서 인연이 끊겼다가 백호 재활 훈련으로 수영하면서 재회함. 너붕은 보자마자 어머, 진짜 강백호잖아? 알아봄. 백호는 눗? 얼타다가 더듬더듬 기억해냄. 펄쩍 뛰면서 누나!!!!!!!!!!!! 소리지르고 점피몽키 됨. 너붕도 반가워서 백호 머리 복복복 쓰다듬고. 그렇게 다시 인연 이어져서 백호 다시 명예 남동생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