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50331943
view 2454
2023.06.26 20:58
짝꿍인 너붕붕으로

정대만 낙제는 피하려고 매번 네 필기랑 숙제 베껴감. 나중에 고맙다고 매점에서 음료나 간식거리 사다줌. 여자애들이 이거 많이 사가길래 사왔다면서. 비 엄청 오는 날 네가 젖어서 오면 괜찮냐면서 수건 한 장 꺼내서 닦으라고 건네줌.
"너 농구부에 쓰려고 갖고온 거 아냐?"
"엉? 어차피 여분 또 있... 아! 어제 쓴 수건 깜빡했네. 그거 냄새 엄청 날 텐데."
이러다가 혼자 머리 헤집다가 딴 애한테 빌려달라 해야겠다며 한숨 쉼. 너한테 준 수건 다시 돌려달라고 안 함.

서태웅 수업 중에 집중 못하는 네가 끄적이는 낙서 유심히 쳐다봄. 먼저 말 안 걸던 얘가 갑자기 너 툭툭 치더니 고양이 그려줄 수 있냐 물어봄. 어찌저찌 그려주니까 눈에 생기돌면서 고맙다고 답함. 나중에 보면 L자 화일에 고양이 그림 보관하고 있음.
침흘리면서 잘 때 네가 휴지 몇 장 주니까 살짝 부끄러워하면서 그걸로 자기 입가랑 책상 박박 닦음.
어느정도 친해졌으면 최애곡 리스트 적어서 집가서 들어 보라고 줌. 가끔 쉬는시간이나 자습 때 한쪽 줘서 들려주기도 함.

윤대협 수업 때 네 필기하는 노트 구석탱이에 '심심해' '끝말잇기 할래?' '오늘 급식 뭐 나오는지 알아?' 이런 거 씀. 반응 없으면 너 손 옆에 자기 손도 올리는데 손크기 엄청 나니까 '너 되게 손 엄청 조그맣다' 라고 씀.
네가 아파보이면 몸 덮으라고 자기 농구점퍼 건네주면고 지 나름대로 열심히 필기해서 보여주는데 별 도움 안 될듯. 나중에 너한테 준 일 깜빡해서 그거 어디갔더라? 이러고 있음.

전호장 자기 유명해질 거니까 나중에 팔라고 노트 맨 첫장 여백에 자기 싸인 휘갈김.
같이 과학 조별활동할 때 성적 좋은 네가 하라는 대로 실험기구 가져오고 잡일함. 실험 기록지에 쓰는 너 보고 전호장 엄청 감탄함.
"너는 나중에 그 뭐냐, 공학자나 과학자 되면 되겠다. 그러고 친한 유명인 있냐고 물어보면 나 얘기하고!" 이렇게 입 털음.
머리 길다 보니까 네가 머리끈으로 땋아주거나 포니테일 해주면 이쁘다면서 풀지 않고 그대로 농구하러 감.

이런 애들에게 스며들어서 막학기에 고백하면 농구에 더 집중해야 해서 연애는 어렵다, 지금처럼 친구 사이로 지내자면서 그 시절 실패한 짝사랑으로 남겨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