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이 3학년 인터하이 잘 마치고 장학생 선발된 후 주장자리는 백호한테 넘겼고 간간히 농구부 들러서 잘하나 보고감(문 열 때마다 태웅이와 멱살 잡고있음) 졸업하고 미국 가는 날만 기다리며 학교 다님. 태섭이 주변에 미국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음. 가는건 기뻤지만 걱정이 많이 되겠지. 미국생활 기대되냐고 질문 들어오면 한숨부터 나옴. 그러다 산왕전에서 경기종료하고 번호 교환한 명헌이가 선생 소개시켜준다뿅. 하고 연락옴. 그게 우성이일듯. 대학 넘어가기 전 마지막 방학이라 일년만에 가족 얼굴보러 귀국함. 전국대회때문에 온 거 빼고 도쿄에 가본 적이 없는 우성이가 오고싶대서 명헌이 대학 있는 도쿄에 와있었고, 마침 가까운 태섭이 불러다 소개시켜줌. 마냥 어색할 줄 알았는데 혼자 외롭게 미국에 있다가 그래도 본 적 있는 애가 온다고 하니 신이 났는지 우성이는 이런저런 미국생활 얘기를 풀었고 은근 도움이 돼서 그날 밥은 태섭이가 삼. 우성이는 이때 태섭이가 너무 맘에 들었을 거임. 은근 어른스럽고, 또래친구는 처음 사귀는데 심지어 곧 미국까지 온대. 어제 너무 외로웠던 나머지 평생 외롭지 않게 함께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거북신한테 빌었는데 거북신이 내려준 친구같았음. 그날 헤어지고 그렇게 인연은 끝난줄 알았더니 하교하고 달재랑 떠들며 교문밖으로 나가던 태섭이 누군가랑 부딪힘. 아 죄삼다. 올려다보니까 정우성이야.
너 뭐 뭐냐..?
궁금해서 놀러왔어 우리 번호교환도 안하고 갔잖아!
번호 안줬다고 여기까지 오는 애가 어딨어 언제 돌아가려고?
응? 태섭이가 재워줘야지. 나 너 손님이잖아.

어쩔 수 없이 집에 우성이 데려옴. 태섭이네 가족들 태섭이가 달재 아닌 다른 친구 데려오니까 신기해서 쳐다볼듯. 태섭이 절친이에요! 언제부터 친했다고..
태섭이 방에서 붙어자는 둘 우성이가 태섭이방 너무 좁아... 이러니까 그럼 나가서 자던가 했더니 아니아니 더 좁았으면 좋겠어 태섭이 꽉 안고 자야지 이래서 얼른 자기나 하라함. 근데 그 하루 말 좀 잘 통한 거 가지고 뭐이리 얘는 날 좋아한담? 싶음.
우성이 챙겨다 학교 구경시켜주고 바다 보여주는 태섭이. 산왕은 산에 둘러싸여있었고 미국에선 빌딩숲에 살아서 너무 좋아함. 바다 진짜 오랜만에 본다고. 가끔 오면 해남에 이정환 서핑하고 여긴 해수욕 하는 곳인데 능남 윤대협 낚시대 들고 앉아있다니까 막 웃음. 산왕은 음, 눈오면 농구부가 치운다? 엑 군대도 아니고 그걸 왜 농구부가 해. 농구부 덩치 아니면 못해 진짜 여기까지 쌓인다니까? 아 태섭이면 눈에 파묻히겠다.(이러고 한 대 맞음). 머물러있는동안 맨날 태섭이 끝나는 시간에 학교 앞으로 데리러오는 우성이. 언제는 같이 걷고있다 백호한테 딱걸려서 감히 이 천재의 주장데뷔윈터컵을 방해하러 온거냐 난리남. 그렇게 몇날며칠 있던 우성이 어느날 학교 끝나고 돌아오니까 사라져있음. 어디 농구골대에서 농구 하고 있나 갔더니 아무데도 없어. 밤까지 기다렸는데도 안돌아와. 뭐, 간다고 말도 안하고 가냐. 그 며칠동안 든 정이 뭐라고 괜히 서운함. 출국날짜가 곧인가 싶어 이명헌한테 전화로 물어보니 잘 모른다뿅 일주일은 남았을걸?뿅. 이럼. 집으로 돌아간 거면 다시 올 리가 없었음. 교통비 엄청나니까. 번호교환 안했다고 와놓고 번호도 안주고가는건 뭐냐. 태섭이 삐죽거리며 영어회화책을 팔랑팔랑 넘김. 우성이가 엑, 이거 완전 이상해 미국에서 아무도 이런말 안한다니까? 하고 죽죽 그어 다른 슬랭 써놓은 흔적들이 가득했음.
그러다 다시 만나게 된 건 이틀 뒤. 우성이의 출국일이 코앞인 날. 똑같이 하교하던 그 때. 태섭이 뭐냐는 눈빛으로 쳐다보니 오늘은 못자고간다함. 바로 가야한대. 이거 찾으러 집에 갔다왔다함. 집? 너 그 거리를 갔다 다시 돌아왔다고? 도대체 뭐길래? 하니까 주먹에 쥔거 보여줌. 단추임.
그니까, 단추 가지러. 몇십만원 내고 너네집을 왔다가 다시 돌아왔다고? 너 막... 재벌 그런거야?
중요하니까!
금이라도 되나 이거.. 깨물어봐도돼?
내 산왕교복 단추야 두 번째.

졸업 축하 못해주니까, 가기 전에 하려고. 우성이가 태섭이 손 끌어다 직접 단추 얹어줌. 니꺼는 미국에 갖고와야돼 알겠지?
미국에서 기다리고 있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