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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2 00:20
따로 정중하게 둘이 저녁식사 한번 하자고 불러낼것같음
식당도 어디 일반 식당 아니고 유명한 오마카세 횟집 이런데겠지
겉으로 보기엔 정중하고 격식있지만 서로 부른/불러낸 의도를 알고 있는 만큼 날카로운 무언의 압박이 오고가는 남자 둘의 불편한 식사자리임
정우성 내가 불렀으니 내가 산다고 돈 걱정은 말고 먹자고 하는데 상대방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 "사양은 않겠지만 빌지 꽤 나올 텐데," 하고 대꾸할듯
그러면 정우성 잠깐 침묵하다가 고개 안 들고 젓가락질 하면서 지나가는 말처럼 무심히 얘기했으면 좋겠음



"저 이명헌이랑 결혼할겁니다."



명헌이 형 아님
이명헌임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그냥 축하할 소식이지만 상대방은 충분히 그 의미를 알아듣는거임 이게 선전포고라는걸
근데 사실 우성명헌 아직 결혼 일정 잡은 단계가 아님 식장도 혼수도 상견례도 뭐 결혼 절차 아무것도 진행된게 없음 그냥 머리맡에서 얘기 나눈 게 전부임 상대방도 그걸 알고 있음 아직 둘 결혼식 확정 아니라는걸... 하지만 정우성은 똑똑히 말하는거임 우린 결혼할거라고
'그러니 더 이상 넘어오지 마라 가만 있지 않겠다' 라는 경고가 뒷 말로 붙어 나오지 않더라도 들은 거나 다름없음
감히 이명헌에게 사랑을 느낀 저 사람이 몹시 괘씸스럽지만 대놓고 흉하게 머리채잡고 싸우는 것보다 이렇게 우아하고 날카롭게 공격하는 정우성이 너무 좋다



근데 아까 말했듯이 정우성의 연적이라는 그 상대방도 만만치 않은 사람이라




1. 최동오의 경우

"그렇구나. 축하해. 잘 살아."

진짜로 좋은 마음으로 행복을 빌어주는 건지 아니면 어디 해 볼 테면 해 보라고 비꼬는 건지 전혀 가늠이 안 될 것 같다
최동오라면 어느 쪽으로 해석해도 이상하지 않아서 정우성도 밥먹는 내내 기싸움할것 같음




2. 송태섭의 경우

"알았어. 날 잡으면 그때 축하해줄게."

미국 있을 때부터 꽤 가깝게 지냈던 우성/태섭이라 정우성의 어디를 찔러야 하는지 잘 아는 것도 송태섭일듯




3. 서태웅의 경우

"별로. 상관없어."

진짜로 상관없음
좋아하는 사람이 결혼했다고 좋아하기를 포기하지 않음




4. 마성지의 경우

"축하하고. 이혼하면 연락줘요."

우성이가 저 말 한 뒤에 한동안 말없이 밥만 먹다가
다 먹고 일어날 때 명함 주면서 저 말 할듯




5. 윤대협의 경우

"아 뭐... 축하할 일이지만. 결혼이란 게 예식장 들어가서 버진로드 걷기 전까지는 뭐가 됐든 확신할 수가 없는거라. 어쨌든 지금은 아니잖아. 결혼한거."

그러고는 싱긋 웃더니 밥 잘 먹었어, 하고 먼저 나갈 것 같음




6. 이정환의 경우

"내 허락 없이?"

정우성 말 끝나자마자 세상 당당하게 받아쳐서 순간 정말 내가 뭐 잘못했나 생각 들게 만들듯
근데 정말로 이정환 이명헌 정환이가 명헌이 촌수상 삼촌뻘...로 가까운 친척 사이라 아주 근거 없는 자신감도 아닌... 그런 거 보고싶다









명헌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