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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9 16:35
세계 그 자체를 열두 번 리와인드한 단테.
리와인드하는 시작점은 수감자들과 첫 계약을 맺는 그 숲속. 세계 자체를 리와인드하는 이유는 목표 달성에 실패해서도, 세계를 어떻게 뜯어고치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기 위해서. 설령 성위를 새길 수 있는 그 목전에 있다 해도 이미 계약이 끊어져버려 다시 되살릴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의 시체 앞에서 세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리와인드를 하는 단테... 당연히 자기가 그런 게 가능하다는 건 모르고 그냥 제발 돌아와 달라고 울면서 한없이 시계를 돌리는 단테였으나 그로 인해 세계 자체가 리와인드하는 그런 거.
문제는 그렇게 세계 자체가 리와인드되고 죽었던 단테의 사랑하는 사람도 살아나기는 하는데ㅋㅋㅋ 단테도 그 세계에 포함되기 때문에 같이 리와인드됨ㅋㅋㅋ 한마디로 사랑하는 감정도 그 사람과 함께한 시간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았던 사랑도 싹 다 날아가는거. 그냥 숲속에서 기억 다 날아가서 뭐가뭔지 모를 아방방 시계가 되어 힐링팩 취급당하며 설움받고 째흐흑 깍흐흑 하게 될 뿐임. 그러다 결국 어떤 식으로든 수감자 중 하나를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람과 함께 이 모든 일의 끝을 보고자 하고 어떤 식으로든 결말에 닿게 되는데 그러기 직전 계약이 끊겨버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버리고... 그 시체 앞에서 끝없이 리와인드를 하고... 그렇게 세계 자체를 되돌려버리는 단테. 이게 열두 번 반복됨.
열두 번이라는 횟수에서 이미 티가 나겠지만 되돌린 세계마다 수감자를 한 명씩 전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단테.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수감자이자 열두 번째로 사랑한 사람인 그레고르가 사망하고 그 앞에서 계속 리와인드를 한 끝에 세계를 되감아버린 단테. 그리고 열세 번째의 시작점은 사뭇 다름. 단테가 모든 걸 기억함... 그걸 넘어서 지난 열두 개의 세계와 그곳에서 있었던 일과 그 세계에서 사랑했던 사람과 그 기억을 모두 되찾아버림.
그런데 단테는 기억이고 상식이고 뭐고 없는 아방방 시계쥬? 프문세계관의 미쳐돌아가는 윤리관이나 상식 따윈 모르쥬?? 더욱이 단테는 그 열두 번의 사랑 전부가 후회 하나 없이 소중하고 진지했던 사랑이었기 때문에 수감자 전원을 이미 사랑하게 됨. 열두 명이나 되는 사람을 전부 사랑하다니 이건 안되는 일이야...! + 그렇다고 하나만 고르자니 그런 짓 못해 전부 사랑하는걸 째흐흑 깍흐흑 하며 양심에 크리티컬 히트 들어감. 그리고 그들이 품고 있는 상처와 간절히 원하는 무언가까지 알고 있고, 그 모든 걸 포기하며 마지막 순간에 자신을 위해 & 자신의 목적(성위)을 위해 대신 죽은 그들을 기억하고 있음. 그리고 열두 번이나 세계를 돌려버린 끝에 세계 외적인 존재 판정을 받고 인외... 를 넘어 초월적 무언가가 되어버린 단테는 결심함. 이번에는 내가 모두를 살리고 그들이 염원하는 모든 걸 이루어 주겠노라고. 그리고 그걸 위해 그들에게 사랑받지 않겠노라고.
그런 각오로 숲에서의 계약 이후 시계머리 의수라는 강점을 이용해 그냥 명령어 입력받은 기계인형처럼 행동하는 단테... 대화도 안하고 목소리도 안 냄. 수감자 상대로도 그냥 째깍째깍하는 소리만 들릴 뿐임. 열두 번의 세계를 산 기억이 있는 단테에게 그정도 위장은 누워서 째깍거리기 수준으로 쉬워서. 수감자들의 "생존"만이 아닌 "행복"을 추구하기 때문에 1장에서 유리를 살리는 등의 일도 진행함. 그런데 이게 골때리게도 유리가 나서기도 전에 먼저 다가가서 팔 하나 희생하는 걸로 전개함...
뜨거운 피와 살과 뼈가 터지자 수감자들도 순간 식겁하지만 움찔하는 것도 없이 태연히 시계 돌려서 스스로도 리와인드하는 거에 기가 질리고. 세계 자체를 리와인드하는 게 가능한 단테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리와인드하는 건 일도 아님. 계약의 대상인 수감자들이 리와인드 하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를 뿐 비계약자 대상으로도 리와인드 가능함. 그런 "존재"가 되어버렸으니까. 하지만 그런 짓을 했다간 높으신 분들 눈에서 벗어날 테고 그건 수감자들의 생존과 행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으니 살려야 하는 이들 외에는 미련없이 등을 돌리는 닳고 닳은 단테...
스스로를 리와인드하는 단테를 보고 파우스트가 이런 건 예상하지 못했다고 살짝 놀라워함. 맞아 그리고 너는 언제나 예상에서 벗어나는 일이 싫다고 하면서도 조금은 즐거워 보였어 하고 살짝 웃는 단테... 물론 이게 바깥으로 나오지는 않음 기계적으로 째깍거릴 뿐인 단테...
생존한 유리는 LCCB 배치되서 간혹 그레고르랑 연락 나누고 카지노에서도 행운스티커 쓸 거 없이 시계머리의 포커페이스와 예전 세계에서 사랑하는 사이였던 로쟈한테서 전수받은 블러핑 스킬로 황금가지 먹고 3장에서는 티 안나는 정도로만 에피랑 소드를 조금씩 리와인드해서 숨 붙여뒀다 치료받아 구사일생 하는 등의 노력을 전혀 티내지 않고 하는 단테. 그런데 그렇게 철저하게 기계인형같은 입장을 고수하면서 수감자들이랑 철벽을 쳤는데 이상하게 황금가지 회수 임무를 진행할수록 수감자들이 자기한테 슬금슬금 다가오기 시작함.
쭈뼛거리면서도 좋은 아침이에요 관리자님 하고 아침 인사를 매일같이 하는 싱클레어, 아이고 담배연기라고 다 짜증내니 흡연자 서러워서 어디 살겠나 하고 꼭 단테 옆에서 담배 피우는 그레고르, 야 시계대가리 위험하게 빨빨거리지 말고 얌전히 짜져 있어! 하는 히스클리프, 그런 히스클리프한테 말에는 뉘앙스라는 게 있다고 곱게 말할 수 없냐고 핀찬 주는 이스마엘, 그대의 시계를 관찰하는 것은 매우 이상적인 시간이오 하면서 하루 한번은 빤히 바라보는 이상, 어느 인격을 덧씌우든 단테님~ 하고 따라붙는 홍루, 기계적인 째깍 소리만 들려주는데 역시 관리자님! 하고 아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오티스 등등... 대체 왜????? 하면서도 다가오는 수감자들 볼때마다 되돌려버린 세계에서 함께했던 시간이 떠오름. 기계인형이니까 거부할 필요도 없는 거라고 자기변명을 하면서 그걸 침묵으로 다 받아주는 그런 단테...
아무리 기계적으로 응대해도 사이가 점점 가까워지는 게 느껴지니까 문득 K사에서 동랑이 했던 말을 기억해낸 단테가 얘네들도 태엽인형에 대고 속내를 털어넣고 싶어하는 건가 그거 좀 사교적으로 위험한거 아닌가 하고 수감자들 걱정함ㅋㅋㅋ 하지만 사실 기계인형처럼 행동하던 단테의 어떤 편린에서 인간성을 찾아낸 수감자들이 속내는 인간이면서도 어째서 기계임을 자처하는지 궁금해하다가 차츰 단테에게 이끌리게 된 거였으면. 그렇게 밀어내려 하는 단테랑 자꾸 다가가려 하는 수감자들의 환장의 시츄 + 그걸 먼 발치에서 복잡미묘한 감정이 담긴 붉은 눈으로 바라보는 베르길리우스가... bgsd...
단테텀 수감자단테 베르단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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