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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6 21:59
같은 상황에서 누구나 다 친일을 하지 않았음
= 같은 상황에서 누구나 다 밀고를 하지 않았음

그렇기에 친일 인사들이 비난받아 마땅한 거고 그렇기에 동랑이 악역임이 분명함
이거라고 봄

동랑이 4챕 메인 빌런이라 자주 나왔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이 보고 판단할 기회가 좀 더 길었기 때문에 혼란이 생겼다고 생각함

하지만 사실 동랑의 서사만이 특별하게 동정심이 들고 납득이 가느냐 하면 그건 아님
구인회 내부에서도 영지와 이상 말고는 이렇다 할 천재가 없었음
하지만 그런 동일한 상황에서 구인회의 멤버들도 누구는 잡혀가고 누구는 생사를 확인할 수 없게 되었고 누구는 낙향했고 누구는 과거의 기억을 잊지 못해 모든 걸 없애버리자 생각했지만 오로지 동랑만이 이 집단을 팔아넘기기로 마음 먹었음(구보 이 놈은 빌런이니까 스토리 풀릴 때까지 좀 보자)

동기와 상황은 누구에게나 크게 다르지 않았음

하지만 동랑만이 그런 선택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비참하게 죽은 거임 그러한 선택에 대한 결과로.

거기에 뒤틀림은 소, 에고 이름은 마름이라는 유치진의 '소' 모티브를 통해 동랑은 악역이라고 다시 한 번 짚어준데다(소에서 마름이 수탈하는 빌런임)
마지막 오감도 날개 파편도 보면 이상 쪽의 날개는 깨어진 조각들이 붙은 반면 동랑의 날개는 여전히 파편조각이기도 했고....

동백처럼 동랑도 차라리 캐릭터에서 따오지 그랬냐 그럼 덜 불편했을 텐데 하기에는 플레이어가 느끼는 "불편함"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미화의 여지를 최대한 낮추려 했다고 생각함
(동백은 플레이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단순히 흑백으로 나누자면 선에 가까운 캐릭터인데 이 캐릭터의 이름이 동백이 아니라 김유정, 혹은 김유정의 필명이었다면 분명 불쾌했을 것처럼)
오히려 실제 동랑이란 이름이 아니라 다른 작품의 캐릭터 이름을 빌려왔다면 뭐 실존인물도 아닌데 어때 ㅎㅎ 음 존ㅡ맛 하는 감상도 더 늘어났을 것 같아서...

어떤 플롯을 짜기 위해선 원인과 결과가 필요함
동랑이 무슨 생각을 해서 저런 짓을 했는지 원인이 안 나왔다면 납작한 걸 떠나서 이해 자체가 안 됐을 거라고 생각함

그렇다고 동랑의 외모를 뭐 늙고 추하고 뚱뚱하게 만든다면 그건 더 납작한데다 외모에 대한 혐오를 재생산하는 최악의 설정이었겠지
동랑이 젊고 매력적인 목소리고 잘생긴 남캐기 때문에 안 된다는 비판은 혐오 재생산이란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동감하기 어려움
동랑 빠는 놈들이 나오잖아요! 하기엔 뭐... 타작품 재활용 불가능 악역 빠는 사람들이 한둘인가 걍 빨놈빨이었을 거임

해외 프문 유저들도 4챕 시작하자마자 펄럭에서도 이런 게 있었냐 하는 문서들 찾아다가 공부한다는데 이번 기회에 일제강점기에 대해 재조명이 되면 걍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중임 개붕적으론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