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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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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의 스캔들이란 시대를 막론하고 대중을 자극하는 가십거리다. 가십이란 일단 한 번 구전되기 시작하면 진실의 여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게 된다. 부풀어진 소문은 장식용 풍선처럼 사람들 사이를 함부로 굴러다닌다. 누군가 숨결을 담고 소중히 간직했을 예쁜 풍선 위에 검고 가벼운 발자국들이 찍힌다. 풍선을 만든 숨결의 본질이 기쁨이건 슬픔이건 행복이건 고통이건 그런 건 아무도 관심이 없다. 풍선은 그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그 자리에 있으면 그만일 뿐, 풍선이 어쩌다 이런 모양이 되고 이런 빛깔을 내는 것인지는 대중이 알아서 뭣들 하겠는가?





정우성의 결혼이 바로 그랬다.




한국인 최초, 아니 동아시아를 통틀어 최초로 2연속 NBA MVP 수여. 아시안게임 우승 결승골 슈터. 올림픽 역사상 유일한 메달 쾌거의 주역. 한국 농구사에 길이 남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바스켓볼 월드 스타 정우성. 한국인의 3대 두유노, 두유노강남스타일. 두유노연아킴. 그리고 두유노 우성 정.

옛날에 연예인을 오징어로 만드는 축구 선수가 있었다더니, 대를 이어 그런 사람들은 한 명씩 나오는 모양인지 정우성은 요즘 뜬다는 남자 아이돌 가수들 옆에 서 있어도 전혀 꿀리지 않는 미남이었다. 날렵하게 잘 생긴 외모에 떡 벌어진 체격 그리고 무엇보다 그 미모에 잘 어울리는 예의바르고 다정한 성품은 그야말로 전국민을 열광시킬 만 했다. 가수 콘서트를 다니느라 밤을 새던 소녀들은 정우성의 귀국날 공항에 진을 치고 밤을 샜다. 정우성의 파파라치 사진은 주연급 영화배우 못지 않은 가격에 거래되었다. 정우성의 사인이 담긴 농구공을 어느 재벌이 억 소리 나는 금액에 샀다는 말이 돌았다. 운동선수로서도, 셀러브리티로서도 한참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그는 스물세 살의 어느 여름날 덜컥 결혼을 발표해 버렸다.



- 원래 운동선수들이 결혼 빨리 하잖아.
- 미스코리아랑 하고. 또 근데 의외로 연상이고.



그런 세간의 편견에 한 치도 어긋나지 않는 케이스 1를 더해주기라도 하듯 정우성의 신부는 그보다 1살 많은 미스코리아 출신이었다. 기자들 앞에서 결혼을 공식화하던 날 신부를 바라보는 정우성의 잘생긴 얼굴에는 꿀처럼 달디단 감정이 뚝뚝 떨어졌다. 수많은 소녀들이 식음을 전폐하고 앓아누웠다. 아래로 살짝 처져 선해 보이는 눈매와 앵두처럼 도드라진 입술이 몹시 아름다운 정우성의 신부. 그녀를 도저히 이길 자신이 없다며 피눈물을 흘리는 여성팬들을 뒤로 하고, 정우성의 결혼식은 머지않아 화창한 5월 아침에 성대하게 거행되었다. NBA NBA 말만 들었지 실제로 그 연봉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레벨인지를 물질적으로 목격한 대중들은 어린 부부에게 박수를 보내는 한편으로 어떤 지저분한 비하인드 스토리들을 만들어 냈다. 비하인드 스토리.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를 이야기들. 그러나 아무도 진짜를 알고 싶어하지 않는 이야기들. 인간의 호기심, 열등감, 질투, 그저 남 험담이 재미있는 음습한 본성, 뭐 그런 것들이었겠지.



- 정우성이 사실 애인이 있었는데 헤어지고 지금 와이프랑 원나잇 했다가 애 생겨서 결혼한 거래.
- 배 안부른거 보면 유산했나?

- 내가 듣기론 와이프가 정우성 솔로 됐을때 노리고 덮쳤다던데?
-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돈 많은 놈 만나면 잡아야지.
- 아무리 운동선수 결혼이 빠르다 해도 23은 너무 어리지 않아? 저렇게 어릴 때 결혼하는거면 둘다 좀 문제 있는거 아니야?
- 저러면 결혼 오래 못 가.
- 오래 가도 저렇게 요란법석 떨면 꼭 뒤로 바람 피워.




















"형도 알죠? 나 결혼했을 때 그런 말 있었던거."
"....뭐... 사람들은 아무 말이나 잘 하니까뿅."



명헌의 손이 소주병을 잡았다. 그 맞은편에 앉아 있던 남자의 커다란 손이 잔을 들었다. 손이 얼마나 큰지 술잔이 한 사이즈 작게 느껴졌다. 명헌은 절친한 후배의 얼굴을 새삼 천천히 관찰하듯 바라보며 그 잔에 찰랑거리도록 술을 부었다.

스물 세 살의 정우성이 결혼을 발표한 지 꼭 8년이 되는 해였다. 두상을 따라 단정하게 밀었던 머리는 목에 닿을 만큼 길어 제 아버지처럼 맨번 헤어를 했다. 수염은 여전히 기르지 않고 단정하게 면도를 했는데 명헌은 그 점이 퍽 만족스러웠다. 전성기를 지나 서서히 정상을 내려오는 나이인 만큼 우성의 잘생긴 얼굴에도 세월의 흐름이 있었다. 



"진짜로 이혼했으니 얼마나 재미있겠어."



우성은 선배가 준 술을 죽 들이켰다.


세기의 결혼은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마침표를 찍었다. 시간이란 참으로 정직하기 그지없었다. 우성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흔적을 남겼듯이.
사랑은 시간을 이기지 못했다. 그들 부부 사이에는 돈이라는 이름의 접착제가 있었는데도 그랬다. 그렇다면 그게 사랑이었을까? 우성은 아내와 한 집에서 마지막으로 보냈던 밤 나눴던 대화를 떠올렸다. 그 동안 고마웠어. 잘 살아. 그렇게 부부의 연은 평화롭게 막을 내렸다. 드라마에서 보던 극적인 치정 싸움처럼 악쓰고 물건을 집어던지고 마구 달려들어 할퀴어 대는 광경은 없었다. 그저 부부는 한 가지 명제에 이의 없이 동의했을 뿐이었다. 더 이상 서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

우성은 아내가 무엇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지 않았다. 친척들을 통해서 아내에게 다른 연인이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 정말로 이혼 후에 만난 사람일지는 모른다. 어쩌면 우성과 결혼생활을 하던 중에 만났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상관인가? 궁금하지 않다. 사랑이 끝났으니까. 어떤 학사과정을 졸업한 사람처럼 그렇게 오랜 학기가 끝났다. 우성은 법원을 나서며 제 머리 위에 씌워진 학사모를 보았다. 슬프지 않은 것이 슬펐다.

그렇다면 그게 정말 사랑이었을까?



"...이제 와서 다 되짚어보려면 끝도 없어. 네가 그 결혼생활에 후회 없었으면 된 거지뿅."
"후회라기보단... 그때 내 감정이 뭐였는지 모르겠어요."
"그때가 언젠데뿅."
"결혼 발표 했을때 내가 어땠었는지..."



사람들은 시간 앞에 부끄럽게도 거짓말만 일삼는 것들이지만, 대중이 수군거리던 뜬소문에도 몇 퍼센트의 진실은 섞여 있었다. 원나잇을 했다가 애가 생겨 결혼했다는 것. 우성과 아내는 원래 지인을 통해 오다가다 알게 된 인연이었는데, 어느 날 밤 술에 취해 몸을 섞었다. 우성에게 다른 애인이 있다는 것은 거짓이었지만 우성이 외로웠다는 것은 진실이었다. 아내는 결혼식 직후 유산을 했다. 매스컴의 취재 열기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이유였다. 그 뒤로 아기는 생기지 않았다. 우성의 시간은 금보다도 비쌌다. 그 시간을 왜 아이를 만들기 위해 쓰지 않았는지. 결혼 생활 동안 아내가 우성에게 그런 질문을 했었던가. 지금도 선뜻 이유를 말하기 어렵다. 생각이 안 나니까.



"행복했어?"



명헌이 물었다. 우성은 형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거 정말 본질적인 문제거든요."
"왜?"
"행복한 적이 없었던 거 같아. 그 사람이랑..."



사랑했다. 사랑했다고 믿는다. 아내가 유산했을 때 그녀를 안아주며 엉엉 울었던 우성이었다. 아내가 아프다고 하면 전화해서 물어보고, 좋아하는 음식을 보내 주고, 처갓집에 기념일마다 선물을 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그게 기뻤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 마음에서 깊이깊이 우러나온 정성이었냐고 물으면 정말로 모르겠다. 우성은 스스로가 참 나쁜 놈이라는 죄책감이 들었다.



"명헌이 형."



사랑한다는 게 뭘까요.


우성은 제 앞에 앉아 있는 오랜 선배의 얼굴을 보았다.

열여섯 살 첫 만남 이후로, 정우성과 이명헌은 인생의 절반을 함께했다. 정우성은 NBA 스타로, 이명헌은 국내 최고의 선수로 각자의 자리를 굳건하게 지켜 온 오랜 친구였다. 이명헌이 시합 중 무릎 부상을 입고 시즌 아웃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정우성은 앞일을 제쳐놓고 귀국해 그의 재활 비용을 전부 자기 지갑에서 지불했다. 그 때문에 아내와 조금 다퉜던 것 같다. 정우성이 협회에게 웃돈을 주지 않아 국대 선발 명단에서 부당하게 탈락할 위기라는 말을 듣고 이명헌은 국가대표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모아 협회장을 비리 혐의로 단체 고발했다. 정우성은 이명헌에게 아시안게임 첫 우승팀 주장, 올림픽 첫 메달팀 주장이라는 영예를 안겨주었다. 이명헌은 정우성이 아내와 이혼하기 위해 귀국하자 그 날부터 지금까지 그를 돌보며 악의적인 언론 기사가 나가는 것을 막았다.

그럴 만한 사람이라고, 정우성은 생각했던 것 같다. 어리고 외로웠던 소년 정우성에게 난생 처음으로 함께하는 농구의 눈부신 기쁨을 알려준 사람이었으니까. 낯선 땅 미국에서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을 때 정우성은 이명헌이 남긴 조언과 가진 마음가짐을 이정표 삼았다. 

이명헌이라면 나의 무엇을 달라고 한들 정우성은 아마도 기꺼이 줄 것이다. 돌려받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고 말이다.



"만약 내가 여자여서, 나랑 형이랑 결혼했다면 우린 잘 살았을 수도 있겠죠?"
"난 정우성 같은 여자랑 결혼 안한다뿅."
"난 이명헌 같은 여자랑 결혼할건데. 그럼 형이 여자 해요."
"정우성 같은 남자랑은 더 결혼 안하지뿅."



명헌이 큭큭 웃었다. 그의 웃음은 언제나 활짝 피지 않고 입가로만 조용히 번진다. 그 모습이 더 무게감 있어 보여 좋다. 주장으로서 상대에게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명헌의 버릇이다.
이번에는 우성이 소주병을 들었다. 명헌이 한 손으로 술잔을 잡는다. 그러고 보니 둘만 남아 대작하는 것도 꽤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형은 누구 사랑해 봤어요?"
"나?"
"진짜 사랑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있어요?"
"...."



명헌은 대답하지 않고 술을 들이켰다. 우성은 형 앞으로 안주 접시를 더 가까이 밀었다. 명헌은 말술처럼 생겼지만 의외로 주량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일부러 잔도 절반만 채워주었다.



"...그런 거 생각하지마."
"왜요?"
"생각하면 헷갈리니까... 뿅."



명헌이 우성의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 그가 안주 접시를 뒤적이며 땅콩을 하나 까 먹는 모습을 우성은 가만히 지켜보았다.



"형 혹시 그런 얘기 들어봤어요?"
"뭐."
"이성이라 사랑으로 착각했고 동성이라 우정으로 착각했다는 거요."
"그런 일도 있겠지."



명헌의 목소리가 여상했다. 우성은 입을 다물었다. 갑자기 명헌과 단둘이 술을 먹고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자각되는 느낌이 들었다.
한참 시선을 떨구고 있던 명헌이 고개를 들어 우성과 눈을 마주쳤다.



"우성아."
"네."
"무슨 생각 하든... 니가 지금 별로 안 어려서 그런 생각이 드는거다뿅."
"니가 어려서 그래, 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별로 안 어려서 그래 라는 말은 처음 듣는데요."
"'별로' 안 어리다고뿅. '별로'."
"...그게 뭔 뜻이래요?"
"너 어린 나이에 결혼했고 별별 일 다 겪었고 지금 이혼까지 했잖아. 이것저것 아는 감정도 많아졌는데 심란하니까 더 어떤 생각들이 드는거지."
"...."
"지금보다 '더' 안 어릴때... 완전 늙은 사람 되고 나면 또 그런 생각 안 드니까뿅. 오늘은 참아라뿅."



우성은 문득 오기를 느꼈다. 명헌이 잡으려는 소주병을 가로채어 제 앞에 놓인 술잔 끝까지 가득 채운 우성이 커다란 손바닥을 무릎 위에 탁 얹었다.



"아뇨. 난 이 감정이 뭔지 몰라요."



지금도 확신이 안 서요.



"난 사랑이 뭔지 모르겠어요."



사랑한다고 생각한 여자와 결혼을 했는데, 그 사람과의 결혼 생활은 행복하지 않았다. 사랑한다고 생각한 여자와 결혼을 했는데, 그녀와 헤어지는 것이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 내게 행복과 슬픔을 느끼게 해준 것은 그녀가 아니라 다른 경험들이었다. 그러나 사랑이라고 이름붙일 생각은 하지 못했던. 사랑일 거라고 조금도 생각해본 적 없는 그런 경험들.

명헌이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하는 듯 살짝 손가락을 구부려 쥐고 그 관절로 입술을 꾹 누르다 하늘을 쳐다보며 한숨을 푹 쉬었다.



"정우성."
"네."
"나 더 이상 말 돌려서 못하겠으니까 그냥 대놓고 말한다뿅."
"네."
"그거 꼭 나를 좋아한다는 말처럼 들린다뿅."



명헌의 귓가가 순식간에 붉게 물들었다. 그는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양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가 깊게 숨을 내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진짜 개 쪽팔리니까 아니면 빨리 아니라고 말하고 분위기 수습하자뿅."
"아니 난 모른다니까 뭘 아니라고 말하래요?"



우성이 테이블 위로 팔을 뻗어 명헌의 손을 붙잡았다. 손을 빼는 데 실패한 명헌이 안간힘을 쓰며 우성의 눈을 피했다. 머릿속은 패닉이 온 게 뻔히 보이는데 표정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가라앉아 있는 것이 우성의 눈에 상당히 귀여웠다.



"...알았다뿅. 내가 말실수 했다뿅. 이거 놔라뿅."
"...."
"놔라뿅. 이걸 놓는 게 모두의 신상에 좋다뿅."
"형 그럼 나 확인하는 것만 도와줄래요?"
"무슨 확인?"



우성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선을 마주치지 않으려 하던 명헌이 우성이 일어나자 뭐 하냐는 듯이 저도 모르게 고개를 들었다. 우성은 명헌의 손을 잡은 채로 천천히 그 옆자리에 가서 앉았다.



"좋아한다는건... 이런 것도 할 수 있냐, 뭐 그런 거잖아요."
"...뭘 할려고. 하지 마."
"진짜 친한 동생이랑 애정 표현한다 치고 뽀뽀 한번만 해볼래요."
"뭐??"



명헌이 욕을 하며 손을 빼려 애썼다. 우성은 손을 놓치지 않으려 힘을 주었다. 형을 잡아당기는 우성의 입꼬리에는 슬몃 미소가 걸려 있었다. 우성이 미국 유학을 한 시점에서부터 이미 힘으로는 두 사람의 우열이 분명했다. 명헌은 무어라 말을 하려다 말고 포기한 듯 움직임을 멈췄다.



"...정우성. 니 말에 책임져라뿅."
"당연하죠."
"했는데 그냥 시커먼 남자새끼들이랑 하는 거라 기분 더러우면 이 일 다 없었던 걸로 하는거다뿅."
"그래요."
"...후.....그럼 빨리 끝내자뿅."



명헌이 한숨을 쉬며 망설이더니 결국 몸에 전부 힘을 풀었다. 가만히 눈을 감고 기다리고 있는 형의 입술 위로 우성이 조금씩 다가섰다. 그에게 키스를 하기 위해 다가가는 이 몸짓이 백 퍼센트 이성이 시키는 일은 아님이 분명했다. 우성의 숨결이 가까워질수록 명헌이 움찔움찔 떨었다.
살갗이 닿았다. 익숙한 체향이 났다. 얇고 말랑하고 촉촉한 피부 위로 우성이 입술을 천천히 움직였다. 그 움직임에 맞춰 명헌의 입술이 오물오물 서툴게 움직였다. 우성은 조금 더 입을 벌려 형이 입 안을 내어주도록 유도했다. 우성의 혀가 안쪽의 점막을 침범하자 명헌의 호흡이 흐트러졌다. 아무런 방어막이 없는 상대의 여린 몸 안으로 나의 살덩이가 들어간다. 숨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거칠다. 충실하게 달라붙은 입술과 입술이 서로를 삼킬 듯이 움직이며 타액을 섞는다. 숨이 모자라는지 명헌이 읍, 하고 헐떡이는 소리를 냈다. 밑으로 피가 몰리는 느낌에 우성의 머리가 아찔해졌다. 

키스 처음 해본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야하지?



"그만. 그만!"
"형."



한창 정신없이 키스하고 있는데 갑자기 명헌이 숨을 몰아쉬며 힘을 주어 우성을 떼어내었다. 입술이 젖어 번들거렸다. 우성은 다시 형의 손목을 잡아챘다.



"....명헌이 형."
"...정우성."
"형."
"이제 됐잖아. 했잖아."
"하...."
"뭔지 알았잖아. 이제 그만."



우성은 명헌이 저에게서 고개를 돌리지 못하도록 팔을 붙들었다.



"어. 나 이제 알 것 같아요."




알았으니까,
그러니까


한번 더 할거야.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