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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02:35
정작 호열이는 의식할 사람이 너무 많아서 죽겠는 거 ㅂㄱㅅㄷ


호댐 연애한 지가 벌써 3년이 넘은 알바생x대학생 커플인데 정대만 아직도 호열이한테 백호가 차지하고 있는 그 자리 의식함. 물론 양호열이 사랑하는 건 자기인 거 알지만... 그래도 양호열의 무한한 다정이 향하는 건 강백호니까 종종 신경쓰이고 가끔은 질투도 나고 미국까지 간 놈이랑 전화를 붙들고 생글생글 웃으면서 삼사십 분씩 통화하는 걸 보고 있자면 부럽기도 하고 그런 거

그래서 가끔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백호한테 하는 거 반만큼만 나한테 해 봐라, 아주 업고 다니지.” 이러는데... 양호열 웃으면서 “그러다 무릎 나가요. 그럴까봐 내가 자중하는 중이잖아?” 하지만 속으로는... 그게 대만 군이 할 말이야? 라고 생각하는 중인 거지.

그야 정대만한테도 무한한 다정을 베풀어주는 친구가 있잖아 이영걸이라고. 고등학교 때부터 신경쓰인다 했는데 그 선배 아직도 대만 군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지?

게다가 자기랑 문제 생기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도 그 선배야. 작년인가 동거하기 전에 별 것도 아닌 걸로 크게 다투고 이틀인가 연락이 끊어진 사이에 갑자기 그 선배한테 전화가 와서는 대만이가 급체를 했다 전하던 날에는 정말 눈이 돌아갈 뻔했지.

급하게 찾아가니까 이미 진료비까지 수납을 해 놓고는 “대만이한테는 말하지 말아주라.” 하는데... 순간 백호 생일선물 산다고 대만이한테 농구용품 상담해놓고 백호한테는 말하지 말라고 했던 날에 대만 군이 입술 비죽이면서 나 잘래. 했던 이유를 알아버렸다니까.

그러고 보면 그 선배 하나도 아니지. 안경 쓴 그 선배 있잖아 권준호인가? 그 선배도 이상하단 말이야. 대만 군 과거도 다 알고 말이지 경기 중에도 뭐랄까 유독 신경 쓰는 느낌이 있었어.

그래도 졸업 이후에는 같은 대학이긴 한데 과도 다르고 이제 농구도 취미로만 한다길래 마음 좀 놓아볼까 했더니 대만 군 과제며 팀플이며 출석에 학점까지 그 선배가 왜 그렇게 챙겨대는 거야? 다른 과라면서 겹치는 강의는 왜 그렇게 많은 거냐고.

물론 자기도 학교 때는 백호 필기를 대신 해 주거나 지각하는 날 핑계를 대주기도 했었지 백호를 위해 정학을 먹은 적도 있었고... 아니 근데 그건 대만 군 때문이기도 했잖아? 게다가 이제는 백호가 미국에 가서 그럴 수도 없다고. 대만 군이 술 먹고 그 선배한테 업혀올 때마다 미안하다며 웃는 얼굴 보는 것도 이젠 지겹단 말이야.

거기에 말이지 대만 군에게는 얘기하지 않았지만 백호와의 통화가 길어지는 데에는 대만 군 탓도 있거든? 옆에서 송태섭 그 선배가 자꾸 대만 군 안부를 묻는다고. 마음 같아선 그럴 거면 직접 통화하라고 한 소리 하고 싶지만 그랬다간 정대만 환하게 웃으면서 태섭이냐? 하고 신나게 통화하는 꼴 봐야 하잖아. 그 꼴을 양호열이 어떻게 봐.

그 선배도 그래. 미국까지 가선 학교 선배 안부는 왜 자꾸 물어? 나랑 잘 만나는지는 왜 궁금한 건데? 자기보다 오래 알고 지낸 것도 아니면서 왜 자꾸 나한테 대만 군을 부탁하는 것처럼 구냐고. 그런 것도 모르고 너는 미국까지 간 백호가 그렇게 보고 싶냐며 칭얼거리는 정대만 보고 있자면 양호열 꼭지가 돌 것 같은 거야.

게다가 송태섭 그 선배는 대만 군 보는 눈깔이 마음에 안 들었단 말이야. 뭔데 남의 애인을 그렇게 아련하게 봐? 누가 보면 어린 날 놓친 첫사랑이라도 되는 줄 알겠어. 그 얘기 딱 한 번 꺼냈다가 대만 군한테 “그건 진짜 아니다. 니가 백호 볼 때만큼 아련하겠어?” 소리 듣고 입 다물긴 했는데, 그랬는데... 진짜 열받는다고.

그래도 저 선배들은 대만 군한테 그냥 친구, 그냥 후배기라도 하지. 박철은 뭐야? 연락 안 하고 지내는 것 같길래 그때 어떤 사이였는지 어떻게 알게 된 사이인지 그런 거 하나도 안 물었는데 왜 묻지도 않은 걸 자꾸 털어놓는 거냐고. 그것도 송태섭이 자기 볼 때마냥 아련한 얼굴로 키득키득 웃으면서.

그래 그 시절 추억이 떠오르는 거 알겠어. 양호열도 종종 백호와 있었던 시절을 털어놓곤 하니까. 근데 적어도 대만 군처럼 “그땐 재밌었는데... 지금은 잘 살까 철이.” 하고 의미심장하게 끝내진 않는다고! 그런 건 대만 군 캐릭터에 안 맞는단 말이야.

솔직히 말은 안 했지만 대만 군 스쿠터 뒷자리에 탈 때마다 체중 다 실어서 기대는 거 뒷통수에 뺨 기대려고 드는 거 그거 대만 군보다 큰 박철 뒤에서 했던 짓인 걸 모르겠냐고. 평소엔 그렇게 안 안기잖아. 라멘 세 그릇 시키려다 멈추고 옷가게 가면 습관적으로 큰 사이즈 찾는 걸로 뭐라고 할 게 아니라니까. 대만 군도 똑같다고.

이런 식으로 호열이가 백호에게 제공했던 수많은 의미(강백호의 이해자, 과거를 함께한 사람, 보호자, 부채감, 조금 특별한 우정...)를 대만이는 여러 사람한테서 얻어내고 있었던 거. 그래서 양호열은 너무 많은 사람을 경계하느라 피곤하고, 정대만은 그 많은 의미를 얻어낸 한 사람을 의식하느라 지침.

그래도 아직은 괜찮겠지 사랑이나 연인으로 설명될 자리 하나는 오직 서로를 위한 걸 알고 있으니까...

근데 양호열 눈에 자꾸 거슬리는 게 생기면 어떡하냐.

갈색머리 단발 여친만 사귀는 영걸이라든가, 대만이한테 들어오는 미팅(정대만: 이거 그냥 술게임만 하다 오는 거야 호열아 나 땜빵인 거 걔네도 다 알어 나 남친 있다고도 말했어!)에 족족 끼어서 같이 가는 준호라든가, 곧 방학이라 귀국하니까 돌아가면 꼭 놀아달랬다는 태섭이라든가, 어느 날 갑자기 오토바이 타고 나타나서는 “잘 지냈냐, 스포츠맨?” 갈긴 철이라든가...

남자 넷 경계하느라 정신 나갈 것 같은데 대만이는 여전히 백호 의식하니까 양호열 속 터지는 나머지 소연이만 보고 소연이만 챙기고 오직 소연이뿐인 백호 보면서 니가 날 저렇게 챙겼으면 억울하지도 않지... 생각하는 양호열 ㅂㄱㅅㄷ


약 영걸대만 준호대만 태섭대만 철대만 대만텀 백호소연 약약호열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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