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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2 00:04

원래 시간선에서는 농최날의 대부분이 원작과 비슷했지만 마지막에 호열이가 대만이를 감싸주지 않았고 대만이가 정학 처분을 먹으면서 정식으로 농구부 복귀를 하지 못하게 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선생님 앞에서 통곡하던 모습을 본 농구부원들은 대만의 진심을 받아들여서 용서해주었고 대만은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농구부 연습을 돕기 시작했겠지
호열이는 그게 좀 웃기면서도 한심해보였을거임 댁 이제 폭력사건 기록 남아서 평생 정식 대회는 못나갈텐데 그래도 농구를 하겠다고 머리까지 잘랐어? 

한번 혼자 남아있을때 직접 말을 걸어본 적도 있겠지
농구는 혼자서 하는게 아니고 다같이 하는거라는데 대만군이랑 농구해줄 사람이 있긴 해요? 북산 졸업하면 농구 못하는거 아닌가?
하면서 이제 농구 포기하고 때려치라고 살살 긁어보는데 이미 대만이는 완전히 구마된 상태라서 자긴 그래도 괜찮다고 하겠지 
대학 리그에 가지 못하더라도 실업팀에서 선수로 뛰지 못하더라도 그냥 농구 그 자체가 좋으니까 야외코트에서 사람 모자란 팀 찾아서 같이 농구를 하는 그런 정도로도 만족할거래 그냥 농구공만 잡을 수 있으면 행복하다고 진심으로 웃을거임
호열이에게는 아직 그렇게 소중한 것이 없었어 자기 사람들 열심히 챙기는건 챙기는거고... 인간 호열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찾지 못했어 그래서 대만이를 질투할 때도 있었지만 아무런 타격이 없으니 오히려 힘이 빠졌지 
심지어 혼자 밤늦게까지 남아서 공을 던지고 있는걸 보면 신기하게도 반짝이는 것처럼 보여서 눈을 비빈적도 있었을거야
그렇게 한번 두번 눈길을 주게 되니 은근히 남의 손을 잘 탄다거나 3학년이나 돼서 낙제를 하지 않나 허술하고 하찮은 면이 귀엽다고 느껴지기도 해서 스스로도 깜짝 놀랐겠지 그러고보면 생긴것도 제법 곱상한데... 호열이가 계속 눈으로 대만을 쳐다보니까 슬슬 농구부원들과 백호군단도 눈치를 챘겠지 너... 그런 취향이었냐? 해버려서 호열이 아니라고 발끈해서 다투고 아무것도 모르는 대만이만 너네 왜 싸워? 하고 말림
인터하이 예선때도 백호군단 옆에 앉아서(호열이 짝사랑을 응원한다고 붙여줌) 같이 응원을 했는데 북산이 골을 하나 넣을때마다 옆에 앉은 호열이 어깨에 팔을 두르고 함성을 질렀고 호열이는 그런 아찔한 스킨십에 얼굴이 타는듯이 붉어지겠지 그쯤되면 호열이도 포기하고 자신의 마음을 자각할거야

그렇게 대만의 연습을 도와주기도 하고 등하교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하루 이틀 가까워지다가... 북산이 인터하이 예선에서 탈락하고 실력 증진을 위해 여름 합숙을 가기로 한 날이 다가옴
태섭이가 대만이에게 형도 농구부 연습 도와주곤 했으니까 저희랑 같이 가실래요? 먼저 말을 꺼냈는데 대만이가 어휴 내가 무슨 염치로 거기까지 따라가냐 니들끼리 잘 다녀와라 난 보충학습이나 할련다 이제 3학년이잖냐~ 가끔 호열이 알바도 돕고~ 하면서 거절했겠지 
호열이는 농구부원들이 합숙을 가는 지금이야말로 기회라고 생각하고 대만에게 내일 보자고 헤어지면서 고백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그날 이후 대만이를 다시 볼 수 없었음

집 근처에서 일어난 교통사고였겠지 야외 코트에 농구하러 가는 길이라고 했음

대만의 장례식에서 호열이는 텅 빈 느낌만을 받았어 삶에서 뭔가 소중한 것이 사라진 느낌에 눈물도 나오지 않았겠지 그제서야 호열이는 자신이 생각보다 대만을 많이 좋아했다는걸 다시금 느꼈지만 이미 대만은 없었어
소식을 들은 농구부원들은 합숙을 중단하고 장례식장에 참석했음 3학년이었던 치수랑 준호는 많이 울었고 의외로 태섭이도 많이 울었겠지 호열이는 저 사람은 정대만이랑 심하게 싸웠으니까 절대 안울줄 알았는데 하고 신기해했어
백호군단은 얌마 호열이 네가 안우는게 제일 신기하다 너 괜찮냐? 하면서 걱정하는데 말로는 아무렇지도 않다 넘기는 호열이었지만 평소같은 웃음은 나오지 않았을거야 며칠동안 잠도 못자고 힘들어하는 호열이를 보다못한 백호가 넌 좀 쉬어야한다고 말했어
마지못해 이불을 덮고 눈을 감으니 비로소 대만의 죽음이 실감이 되겠지 그제서야 눈물이 넘쳐 흐르지 않았을까 그렇게 호열이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조용히 슬퍼하다가 그렇게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농최날 아침이겠지

놀라서 뛰쳐나온 호열이가 체육관 안에서 다시 만난 정대만은 기억 그대로의 롱게 정대만이었고... 호열이는 어차피 죽을 사람인데 정 주지 말자고 독하게 마음 먹으면서 기억 속의 그날보다 더 세게 아프게 때렸어 그러면서도 두번다시 농구부에 오지 않겠다고 말하라고 소리쳤겠지 곧 죽을텐데 쓸데없는거에 매달리지 말라는 생각으로 말이야
그렇지만 대만은 그렇게 맞으면서도 절대 입을 열지 않았고 이전과 똑같이 안선생님이 등장했음 

"안선생님..."

'안돼 말하지마 말하지마'

"저..."

'말하지 말라니까 당신 제발 어리석은 미련을 버리란 말이야'

"농구가... 하고싶어요..."

결국 정대만은 또 말해버렸음 이번에도 농구를 놓지 못했던거임 호열이는 그런 정대만의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쓸쓸한 죽음은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저도 모르게 말을 꺼냈을거야

"대만이가... 우리를 배신하려고 농구를 한다기에..."

예상과도 다른 전개에 백호도 대만이도 모두 벙찐 얼굴로 호열이를 쳐다봤지만 후회는 없었음 그거알아? 당신 이제 농구 다시 할 수 있어
정대만은 결국 농구를 포기하지 못했어 그리고 양호열도 정대만을 포기하지 못했지 호열은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음 그리고 대만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더 적극적으로 맴돌았을거야
그렇지만 그때 너무 아프게 때려서 그런지 아직도 호열이만 마주치면 포식자 앞에 선 초식동물처럼 굳어버리는 대만이었고... 그런 대만을 볼때마다 호열이 마음도 찢어지겠지
백호군단은 처음엔 단순히 호열이가 대만이를 괴롭히는데 재미들린줄 알고 대만군좀 그만 괴롭히라고 고나리를 했지만 슬슬 단순한 괴롭힘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고


"호열아... 그러지 말고 고백해봐 대만군이 불쌍하다 "

"무슨소리야 그런거 아니야 난 고백할 생각 없어"

호열이가 딱 자르면서 돌아서는데 눈앞에 대만이 서있겠지 어디부터 들었냐고 물어보니 말을 얼버무리는게 처음부터 들은 모양이야 대만의 상처받은듯한 표정에 가슴이 아리는 듯했지만... 저는 대만군한테 특별한 감정 없으니 착각하지 마세요 대만군 짜증나요 하면서 정을 떼려고 했음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서 일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걸 느끼겠지

정대만이 합류한 북산은 인터하이 예선에서 끝까지 올라갔고 본선 진출에 성공했음 호열의 기억에서는 상양전에서 무참하게 패배했는데 정대만의 활약으로 미래가 바뀌는 것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좋아한다고 고백해버리겠지 다행이 본인은 응원하느라 한 말인줄 알고 흘러넘겼지만 호열이는 십년감수했고... 백호군단은 그런 호열이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볼거야 너 대만군 눈앞에서 짜증난다고 해놓고 괜찮겠냐?
그리고 시간은 정신없이 흘러가서 여름 합숙이 시작되고 어느새 대만군이 사망했던 그날이 됐음 갑작스럽게 결정된 전국대회를 보러 갈 예산을 위해 알바에 매진하던 호열이는 아차 싶어서 오토바이를 타고 정신없이 합숙 장소로 향하겠지 그리고 정오가 지나서 도착한 호열이는 손발이 덜덜 떨리는 것을 느꼈어 그날 교통사고로 정대만은 오전에 사망했었거든 
들어가서 마주치는게 죽은 정대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차마 들어갈 수 없어서 합숙장소 입구에서 덜덜 떨고 있던 호열이의 떨림을 멎게 한건 어깨 위에 얹혀진 손의 주인 덕분이겠지 양호열? 여긴 무슨일이야? 그렇게 보고 싶었던 정대만이 눈앞에 있었음 

"당신 살아있네요?"

"갑자기 무슨 소리야?"

"정말... 보고싶었어요"

"어어??"

대만은 자신에게 매달려오는 호열에게 놀라서 일단 떼어놓으려고 했는데 호열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는 것을 보고 멈칫할수밖에 없었겠지 음... 안좋은 꿈이라도 꾼 모양이네 누가 죽는 꿈이라던가...? 그렇지만 여긴 아무 일도 없었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하면서 호열이를 세게 끌어안아주는데 대만의 품에 안긴 호열의 심장이 거세게 뛰기 시작하면서 이제 난 정대만한테서 벗어날 수 없겠구나 싶어진 호열일거임
그리고 음료수 사러간다던 선배가 돌아오지 않아서 밖에 나온 태섭에게 한바탕 잔소리를 들었겠지 연애행각은 쫌 합숙 끝나고 해요! 선배 기다리느라 연습 시작 못하고 있잖아! 그렇게 연애행각이라는 단어에 호열이 입가가 방긋 올라가려던 순간... 에이 연애는 무슨 그런거 아니야 호열이는 나 싫어한대 엄청 짜증난다고 했는걸? 그냥 뭐 악몽같은거 꿔서 온 모양이야~ 하는 정대만이겠지

"내가... 대만군을 싫어한다고요...?"

"응 네가 저번에 그랬잖아 엄청 짜증나고 왕재수라고"

"그렇게까지는 말 안했는데...?"

그렇게 영혼이 빠져나가버린 양호열을 제외하면 별일 없이 여름 합숙이 종료되고... 정대만의 남은 생이 생각보다 길지도 모른다는걸 깨닫게 된 호열이가 대만을 다시 꼬셔볼려고 하지만 대만은 에이 얘가 날 좋아할리가~ 그리고 그날 맞은거 넘 아팠고 넘 무서웠어 ㅠㅠ 하는 생각에 철벽치고 거리두는바람에 한동안 고생하겠지
그렇지만 결국 연하의 눈물공격으로 사귀는데 성공하게 되고 이번에는 누가 죽는 일 없이 오래오래 같이 살게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