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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1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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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웅이랑 백호 둘이 사실 미국 유학도 같이 갔었으면 좋겠다 야 멍청이 난 너랑 안 헤어져 미국가서 바람나면 죽인다! 뭐 그런 어린 커플의 패기로 같이 왔는데 대책은 별로 없고 유학원에서도 별로 신경 안 써주고 체력이나 체격의 벽에 많이 부딪히고 언어는 안 통하고 선발에서 밀리고.. 서로가 지치고 힘들었던 상황이었으면 어떡하지 둘 다 날카로워져 좁은 아파트에서 얼굴만 맞대면 싸우니까 태웅이 그래도 여자인 강백호보다 지가 나가 있는 게 맞다 싶어서 늦게까지 학교나 공원 등지에서 공이나 굴리다 들어오는데 백호가 야 여우 나 생리를 안 한다--.... 하는거지 태웅이 어..? 멍해 있다가 백호가 빨리 약국 갔다 와! 재촉에 그제야 정신 차려서 약국 가서 잘 되지도 않은 언어로 프레그넌트... 손짓발짓 다 해가며 바디랭귀지로 임신테스트기 사오면서 별별 생각이 다 들었겠지 생각도 못했던 일이었고 당혹스럽기까지 하겠지 만약에 진짜 임신이면 어떡하지... 학교 보험으로 임산부까지 케어되나... 아니 그전에 어떻게 해야 하지.. 귀국해야 하나.. 농구는..? 머리가 복잡하겠지 아이... 서태웅 인생 계획에선 아직 한참 남은 일이라 한숨 푹푹 쉬면서 아니었음 좋겠다 아니었음 좋겠다.. 기도가 통했는지 한 줄난 임신 테스트기에 안도하자 백호의 표정이 일그러졌지만 태웅인 미처 보지 못했겠지 그리고 얼마 뒤 둘은 그렇게 헤어졌음 마지막엔 하도 싸웠던지라 태웅이도 더 이상 붙잡고 싶지 않았고 그리고 백호는 귀국했음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 소식이 들려와서 속은 쓰렸지만 북산즈 통해서 다음 달 월세 낼 돈, 밥 먹을 돈 긁어모을 수 있는 데서 다 끌어와 축의금 보내고 싸구려 밀가루 맛 나는 라면 후루룩 대면서 멍청이 네 꿈이 현모양처였잖아 ...이뤄서 좋겠다 윤대협은 다 해준대? 아무튼 행복.... 하던가 말든가..... 멍청이.... 뚝뚝 눈물 흐르는 것도 몰랐던 태웅이 그렇게 십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고 태웅인 이제 느바에서 이름 대면 알아줄 주전 선수가 되어 있었고 국내외적으로 알아주는 포워드 내면적으로도 이제 윤대협을 피하지 않을 만큼 많이 단단해졌겠다



백호 잘 지내지 언제 우리 집 한번 놀러와
그 정도까진 아니지
맞다 좀 그렇겠네^^;



국대 소집일 때 윤대협과 사이좋게 안부 주고받을 정도겠지 따로 만나는 사람도 있고 강백호만큼 심장을 뛰게 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태웅인 그렇게 나름 잘 지내려고 했는데 소집 마지막 날 백호가 데려온 아이들이 아빠!! 하면서 윤대협한테 달려와 안기는데 머리 얻어맞는 기분이었으면 제일 큰 아이가 그냥 자기 어릴 때랑 똑같아서... 백호는 태웅일 마주치고 살짝 당혹스러움이 얼굴에 비쳤지만 이내 잘 지냈냐? 씩 웃으며 인사하는데 하나도 변한 게 없는 청량한 얼굴.. 언제나처럼 서태웅을 불타게 만드는 빨강머리 사실상 잊은 게 아니라 감정을 그냥 묻어 뒀다는 걸 깨닫고 태웅인 미칠 지경이겠지... 그날 공항으로 가는 대신 그림같이 예쁜 자택 앞에서 태웅아? 대협이 놀란 얼굴 보이는데 당장이라도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지 너.. 왜 진작 얘기 안 했냐고.. 나 기만했냐고... 그렇지만 일단 참고 네가 놀러오라며, 아니 그건 낮이고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이내 백호의 목소리가 들리겠지 윤대협 이 시간에 누구야? 애들 깬다 잡상인이면 쫓아내... 하늘하늘한 잠옷 입고 나오는 백호 머리부터 발끝까지 윤대협 취향이 묻어나오는 느낌이 기분 확 나빠졌겠지 너 뭐야 이 꼭두새벽에 여기 미국 아니다 하는 백호한테 단도직입적으로 그 애... 그때.. 얘기 꺼내면 백호 한숨 푹 내쉬겠지 태웅아 일단 나가자 대협이 태웅의 어깨를 잡았는데 아니 남편아 들어오라고 하자 야 나랑 얘기해 서태웅 하는데 다른 것보다 남편이라는 소리가 심장을 후벼 파는 것 같았을 거다



백호는 먼저 들어가 자라며 대협의 품에 안기며 사실상 자릴 비켜달라고 할 거다 완전 각오한 거라 대협인 제가 없어도 괜찮겠냐고 물었지만 백호는 애교 섞인 미소와 함께 고갤 끄덕이고 대협인 입을 맞추며 알았다고 하는데 질투로 눈이 튀어 나올 것 같아 마디가 튀어나오도록 손을 꾹 쥐고 있던 태웅인 덤덤한 얼굴로 마주앉는 백호를 바라보겠지 그래 그때 생긴 아이야 하는데 예상했던 일이라 놀랍진 않아 픽 웃음만 나오겠지



얘기 왜 안했어? 아니 왜 속였어...
어떻게 얘기하냐 싫은 티 팍팍 내는데 나는 내 새끼가 축복 속에서 태어나게 하고 싶었지 한숨이랑 같이 키우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건 그때....
그래 너 이해 못하는 거 아니야 네 잘못도 아니고 우리 둘 다 힘들었고 어렸잖냐 근데 야 사실 윤대협은 너보다 한 살 밖에 더 안 많았는데 하......나는 뭐 큰 거 바란 게 아니야 솔직히 그때 상황 그지 같았어도 어떻게 우리 둘이 노력했으면 애 하나 못 키웠을까? 애한텐 돈보다 중요한 게 사랑과 관심이거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저 새끼는 뭐 애 같이 사랑으로 키워주겠다고 해서 결혼했냐
야 큰 소리 내지마 애들 깨 그리고 말조심해 내 남편이고 애들 아빠야



멍청이 강백호 맞는지 하는 말 하나하나가 결의에 가득해서 그렇게 되기까지 얘도 힘들었을까... 태웅은 이를 악물었지 남편이라고.. 애들 아빠라고... 속에서 불이 올라오는 것 같았어 그때 잘못한 건 맞지만 이렇게까지 긴 세월을.. 애도 알아? 물은 태웅이한테 아직 너무 어리잖아 서서히 말해주기로 윤대협이랑 약속했어 그리고 정말 좋은 아빠야 씩 웃는 백호한테 그럼 내가 데려갈게 해서 백호 싸하게 만들겠지 뭐.. 뭐? 네가 왜 데려가? 어차피 지금 알든 나중에 알든 알게 될 일 아니야? 좀 일찍 알게 되면 뭐 어때 이미 찢겨질 심장도 더 없었던 태웅인 사실상 이판사판으로 지른 건데 백호 표정이 달라져서 이거다 싶겠다 미국이라면 애 꿈 더 펼칠 수 있겠지 윤대협한테 들었는데 농구한다며 보내 강백호 애 미래 생각해서라도 너 엄마잖아 날개 꺾을 거야? ..아.. 안 돼 너무 어려 어릴수록 좋지 영어도 빨리 배우겠네 시.. 시끄러 헛소리 하지마.. 백호는 애 뺏기기라도 할까봐 필사적이었지만 태웅이도 필사적 어떻게 잡게 된 기횐데 말야



윤대협도 허락 할 걸?
허락 안 해 태웅아



어느새 대협이 다가와서 백호 어깨를 잡겠지 길고 하얀 손이 거슬려서 피식 웃은 태웅이겠지 강백호 잘 생각해 너도 같이 오면 좋고 다시 농구도 할 수 있어 이딴 데 처박혀 있는 거 말고 명백한 태웅의 도발에 대협이 표정도 굳어갔지 일단 갈게 난 시즌 끝나서 시간 많거든 잘 자 돌아간 태웅이었어 백호 쟤.. 쟤 미쳤나보다.. 왜 저래.. 그치? 손도 대지 않은 찻잔이랑 치우려는데 잘 되겠냐... 대협이가 백호야 내가 할게 싹다 치우고 애들 잠자리 다시 챙기고 백호 안아들고 침실로 가는 대협인 이상적인 남편의 모습 그 자체였지 백호야 아무 걱정 하지 마 응? 너도 우리 아이도 아무도 안 가 그치? 다정하게 속삭이는 대협에게 응, 더 이상 말없이 마주 안아주는 백호 보고싶다.....






돌아버린 씹탑과 속을 알 수 없는 씹탑대결 참 좋네... 백호만 치이고 하... 언제 질리지.... 탱백협백 어긋난 삼각형... 센하나 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