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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6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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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보급 없어서 집전화 아니면 공중전화로 연락하는 거 왜캐 낭만있냐.. 대학가고나서 한번 만나자 해서 5시까지 ○○로 와~ 했는데 꼭 강백호나 송태섭같은 애들 한번씩 늦어서 먼저 1차 하다가 나가면서 술집 게시판에 [강백호 송태섭! 2차는 ○○○니까 거기로 와라 바보들아] 이렇게 적은 쪽지 꽂아놓고 나가기.. 강백호 뒤늦게 와서 늦게왔으니까 송태섭한테 전화하라해서 공중전화로 하는데 뒤에 사람들 기다려서 몇 번 하다가 안 받으니까 우씨!! 하고 다시 나가서 줄서고 또 전화하고 반복하다가 동전 거의 다 쓰고 나서야 받는 송태섭한테 송꼬추!!!!! 너때문에 동전 다썼잖아 찡찡대기..

서태웅이랑 원온원 하기로 한 강백호 밖에서 기다리다가 안오니까 수첩 북 뜯어서 [이몸을 땡볕에 기다리게 하다니 =_=+ 옆 건물 슈퍼에 들어가 있는다 여우놈아] 적어가지고 대충 쪽지 접어서 약속장소에서 잘 보이는 곳에다 올려놓거나 꽂아놓는거.. 뒤늦게 온 서태웅이 그거 보고 슈퍼 들어가서 늦은 대신 아이스크림 하나 사기.. 그러고 길거리 지나가다가 슈퍼 바깥에 꽂힌 신문에 대학농구 기사로 실린 채치수 보고 공중전화로 연락해서 신문에 고릴라가 나왔다!!! 하는 거..

태섭이네 전화걸었다가 동생이 받았는데 갑자기 여자 목소리 들리니까 당황해서 엇? 아, 안녕하세요... 저는 송태섭 친구 정대만이라고 하는데요 태섭이 바꿔주실 수 있으신가요 이러면서 극존칭 쓰는 정대만.. 아라는 목소리 알아듣고 아... 저 태섭오빠 동생인데요ㅋ 그러더니 송태섭!!! 대만오빠 전화!!! 이러는거 들려서 창피해가지고 얼굴 시뻘개진 정대만.. 송태섭 우다다 뛰어내려오는 소리 들리고 야 전화 오면 받지 말고 나한테 말하랬지!! 하는것도 들리는거.. 그러고 아라가 뭐래 둘이 뭔 이상한 얘길 하려고~, 아 가라고 송아라; 이러는것도 들려서 부끄러워가지고 전화 끊어버리는 정대만(태섭:엥?왜끊겼지 송아라!!!!!)

대학교에서 다들 농구해서 서로 경기때도 자주 만나고 소식도 빨리 듣는 편인데 강백호가 고등학교 때 다쳤던 곳 또 다쳐서 모두랑 연락두절 돼버렸을 때는.. 어느날 밤에 서태웅이 지나가다가 공중전화박스 보고 충동적으로 동전 엄청나게 바꿔서 옆에 쌓아놓은 채로 강백호한테 전화 거는데 1시간 넘게 안 받다가 겨우 받는 거.. 받고 나서도 아무 말 없다가 수화기 너머에서 백호 작게 흐느끼는 소리 들리기 시작하고 그거 가만히 듣고 있는 서태웅.. 중간중간 나 이제 어떡하지, 농구 다시 못하게 되면, 나을 수 있을까 발음 짓뭉개진 채로 하는 말 들리다가 어느 순간부터 잠잠해지는데 울다가 지쳐서 잠든 백호..

그리고 밤새도록 강백호 잠든 숨소리 듣느라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동전 다 써버리는 서태웅.. 아침에 일어난 백호가 아직도 전화 안 끊겨 있어서 너 왜 아직도... 하니까 그제서야 "나을 수 있어, 멍청아." 대답하고 전화 끊는 서태웅.. 나중에 스마트폰이 보급된 시대가 된 후에도 미국 왔다갔다 할 때 전화하다가 잠든 백호 숨소리 가만 듣는 걸로 멍청이 보고싶은 거 참는 서태웅.....

그냥 아날로그시절 낭만 보고싶었는데 암튼 좋아보인다고,,







슬램덩크 약태섭대만 태웅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