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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5 21:57
송태섭이 고백 박았는데 돌아온 대답이 "미안, 마음은 고마운데 지금은 선후배사이가 좋을것같아." 였음.
문제는 송태섭이 정대만을 좋아하고, 정대만은 그걸 알면서도 계속 다정하게 굴어줬고 태섭은 이제 자포자기함.
자기 짝사랑이 이렇게 애매하게 끝났다고.

그런데 바로 오늘, 지금. 원온원하자면서 길거리 농구장에 끌고와서 하는 말이 이거임. 참나, 사람 놀리는데에도 정도가있지.

근데 송태섭입장에선 이기던 지던 손해볼 건 없잖아?
어디한번 해보자고.

"....진짜요?"

"그래~ 공격할 기회 5번 줄게. 그 안에 3점만 넣어봐."

말은 그렇게했지만 솔직히 정대만 뚫고 3점 넣을 자신은 좀 없음. 장거리슛은 확률이 너무 낮고 가까이 가기엔 막혀버릴테니까.

"봐주기없기에요."

"내가 널 왜 봐주냐?"

말은 웃으면서 했지만 솔직히 좀 봐줄 줄 알았거든.
정대만도 송태섭에게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럼 실수인 것 처럼 조금 주춤거려줄 수 있는거잖아. 그렇게 높이 점프 할 것 까진 없잖아.

그런데 정대만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음.
벌써 두번의 슈팅기회가 있었는데 두번 다 정대만이 튕겨내버림. 태섭에게 공을 주면서 "다시" 이러고있음.

이것만넣으면, 이것만 넣으면... 하는 마음으로 아등바등 드리블하는데 정대만은 송태섭 머리속 훤히 보인다는 것 마냥 페이크도 안걸려주고 밀착마크해오니까 송태섭 속은 점점 타들어감.

울기 직전 페이스로 오히려 태섭이가 주춤거리는데

"압박을 해봐, 더 세게!"

하면서 오히려 송태섭을 다그침.

"정신 차려 태섭아, 집중해!"

"알고있다고요!!"

정대만 밀착마크에 짜증난 태섭이 3점거리에서 바로 쏴버리는데 페이스 흐트러진 상태라 들어갈리가 만무함. 공이 림 밖으로 튕겨져 나오자 대만이 뛰어가서 공을 잡더니 태섭에게 원바운드로 보내곤 "다시." 이러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도 모르겠고 이젠 답답하고 속상하기까지 한 태섭임.

태섭이 공 잡은채로 시작도 안하고 대만이만 노려보고있으니까 슬슬 체력딸리는 정대만이 태섭이앞으로 저벅저벅다가옴.

"벌써 포기하는거야? 나 좋아하는 거 아니였어?"

"......좋아한다고요. 포기안해요."

"음, 좋아."

눈물 꾹 참고 다시 몸 낮추니까 씩 웃더니 송태섭한테 시선고정한 채로 뒤로빠지면서 수비 준비하는 정대만임.

아직 두번 남았으니까 괜찮아.

그런데 너무 긴장된 탓인지 호흡이 점점 엉망이 되어가는 태섭임.

"태섭아, 쫄지마! 뚫어!"

정대만이 또 다그치니까 아예 눈 꽉 감고 심호흡해버리는데, 그 사이에 바로 태섭이 공 뺐어서 본인이 3점 클린슛 넣어버리는 정대만임.

눈 깜빡한 사이에 공 뺏긴 태섭이 대만이 몸싸움에서 밀려서 뒤로 넘어지는데, 그 사이에 정대만이 쏜 슛까지 들어가버리니까 그자리에서 눈물 터져버림.

"아직 한번 남았어. 잡아."

대만이 내민 손도 뿌리치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코트밖으로 걸어가는 태섭임.

"나 안해!!"

"송태섭! 아직 기회있다니까?"

"기회 몇백번있어도 똑같잖아요! 내가 싫으면 그냥 말로하라고요! 왜 씨발 희망고문하는데!!"

괜히 펜스 걷어차면서 화풀이하니까 정대만 우다다 달려와선 태섭이 뒷통수에 이마로 꽝 소리 나게 가격함. 악!! 소리지른 태섭이 뒷통수 싸매고 휘청거리려는데 정대만이 뒤에서 송태섭 꾹 감싸안으면서 기대옴.


"기회...내일도 줄게. 내일은 열번줄게. 넣을때 까지 매일줄게. 응? 태섭아...."

"......"


정대만도 지친건지 아니면 속상한건지 호흡 크게 내쉬면서 태섭이 뒷통수에 이마 부비적거리면서 땀 닦는데 목덜미가 간지러워진 태섭이 뒤 돌아보니까 그렇게 간절한 표정을 한 사람 처음 봄.

무슨말을 해야할지 고민하다가 얼굴 빨개진 태섭이가 입술 삐죽거리는데 정대만은 장난치는거 아니고 진짜 진지한 얼굴임.

"....그냥 좋아한다고 하라고요."

"그건 안돼."

"왜요."

"내가 좋아하는 건 농구뿐이야."

아오 어이없네진짜.... 태섭이가 한숨쉬는데 정대만이 한마디 덧붙힘.

"그니까......니가... 농구를 이겨줬으면 좋겠어."



-

결국 서로 마음만 확인하고 사귀진 않는 상태로 매일 원온원하고 둘다 누구보다 농구연습 열심히 함. 잡지도 보고 경기영상도 보면서 의지 불태우니까 경기하는 날은 상대팀이랑 쨉도 안되는 점수차 내면서 이기고다님.

슬슬 대만이가 수비하기 힘들어지면서 어떤날은 두번도 겨우 막는데 체력떨어진 대만이 충분히 뚫을 수 있는데도 어차피 서로 마음 확인한 태섭이는 이제 여유 생겨서 내일 다시 하자고 함.
내일은 진짜 이길 수 있을거같다면서 3점내기 직전에 항상 내일로 미룸. 그래야 내일 또 보거든.

그러다가 600번쯤 되는 날 태섭이 생일에, 성인된 정대만 혼자 술 잔뜩먹고 오늘은 생일이니까 그냥 넘어가자, 대신 내일 스무번 기회줄게... 하는데 태섭이가 절대 안된다면서 정대만 끌고 코트로 감.

"스무번 견딜수나 있고요?"

"그럼 내일은 진짜 이기겠네..."

"매일 해주겠다고했잖아요. 한번은 해야죠."

하는데 이거 왠지 갑을이 바뀐거같은 기분이다? 얘가 나 좋아했었는데 왜 지금은 내가 얘한테 목매는거같지? 싶은 정대만임.

"오늘은 딱 한번만 기회줘요."

결국 반쯤 취해서(그나마 코트 오는길에 좀 깬거임) 수비한다고 무릎잡고 겨우 버티고 서있는데 송태섭이 그거 보고 씩 웃더니 정대만 마냥 그 자리에서 3점슛 클린으로 넣어버림.

"나 이제 장거리도 잘 쏴요. 덕분에."

"응..."

"봤어요?"

"응...아니 미안, 못봤어..."

"선배, 아니... 형. 내가 이겼어요."

그 말 들은 정대만 표정이 갑자기 확 펴더니 진짜? 진짜? 하더니 태섭이 끌어안고 길바닥에 누운채로 으하하하 웃어버림.
태섭이가 아 왜 바닥에, 아~!! 옷 더러워지는데... 하면서 투덜거리니까 태섭아, 하고 부르는데. 응? 하면서 이제 남자친구 된 정대만 허리 끌어안으니까

"...옷 빌려줄게. 자취방 와라. 지금 가자."

이러는거임.

"음흉해, 변태. 무슨말을하는거에요."

"덕분에 나 많이 참았단말이야."

"그건........미안요. 고의는 맞지만 나쁜뜻은 아니였어요..."

알아, 매일 봐서 좋았어. 말하면서 코트에 태섭이 눕히고 위로 올라타서 입맞추는 정대만임.

"3점 낸 상 치곤 너무 과분한거 아는데요.....가요."

정대만 응-..그래그래. 하면서 비척거리면서 일어나는데 취한사람치곤 걷는게 올곧음. 술 먹어본 적도 없는 태섭이는 대만이 취한줄 알고 어께에 둘러매고 형 괜찮아요? 하는데 술 깬지 좀 된 정대만임.



구렇게 메챠쿠챠해버렸다.




슬램덩크 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