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채치수였음 좋겠다


태섭이 오토바이 사고로 죽은 if세계... 가장 충격을 받은 건 대만이었겠지만 치수의 충격도 컸을 것 같음. 지금까지 패스를 못 받아온 치수가, 3학년 주장이 되어 드디어 태섭의 패스를 받고 준호의 어시스트와 함께 제대로 된 농구를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태섭이 정식 경기에 함께 나가기도 전에 농구를 그만 둔 대만의 린치를 당하고 바이크 사고로 사망했다네. 아직 린치에 대한 안부도 제대로 물어보지 못했었는데.

많이 충격이었을 것 같음. 준호의 만류도 뿌리치고 대만의 집으로 찾아가 칩거하던 대만의 멱살을 붙잡고 화를 낼 정도는. 그런데 어쩌다가 대만이 농구에 미련을 못 버리고 있던 걸 알아버리고 어쩌다저쩌다 다이스롤 크리티컬로 잡아서 대만이 설득이랄까 회유하는데 성공하고 대만은 다시 농구를 시작하게 되었겠지. 하지만 상처뿐인 결말이었음. 서로에게나.

대만은 농구를 다시 하게 되어 미친 듯이 좋으면서도 농구를 할 때마다 딱 그 기쁨만큼의 죄책감을 느끼겠지. 치수도 그런 대만을 보면서 죄책감을 느끼고 패스를 받을 때마다 태섭을 생각하게 되고. 준호도 뭐 다를 게 있겠음? 자기가 치수를 제대로 말리지 못했다고, 치수를 말렸으면 둘 다 이렇게 상처받지는 않았을 거라고 자책하겠지. 그렇게 어느 정도 돌아가게는 됐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장난 아니게 곪고 삐걱거리는 북산 농구부에도 봄이 와, 강백호와 서태웅이라는 종생콤비가 들어와 조금은 숨통이 트이나 하는 때 인터하이와 윈터컵을 마치고 3학년이 된지 얼마 안된 송태섭이 툭 떨어졌으면 좋겠다..



자기의 폭주 때문에 북산이 곪아버린 거 보고 아찔하지만 그래도 백호랑 태웅이 들어왔겠다 어느정도는 환기가 되겠구나 생각하고 책임져야 할 자기의 팀으로, 무엇보다 이제 3학년도 없는데 2학년이 된 1학년 콤비가 자기 없는 새 어떤 사고를 칠지 몰라 빨리 자기 세계로 돌아가려고 하는 태섭... 그런 태섭을 막아선 게 의외로 치수면 좋겠다 태섭이 안달내면서 단나 나 돌아가야 해요, 우리 이제 신입생들도 받아야 하고, 대만 선배 빠진 자리 어떻게 메꿀지도 한나랑 상의해봐야 되고. 백호랑 태웅이 녀석은 달재 혼자서는 못 말려,

가지 마라 송태섭.

주장,

나는 아직 네가 주는 패스를 받아보지 못했어...




이래서 말문이 턱 막혀버리는 태섭. 1학년 인터하이 때 수건 쓰고 있던 때처럼 벌건 눈으로 자기를 묵묵히 쳐다보는 치수에게 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음. 치수 못지 않게 간절한 눈을 하면서도 트라우마라도 된 건지 차마 자기를 막아세우지 못하고 손만 꾹 말아쥐고 있는 대만에게도. 이 사람들에게서 송태섭을 빼앗은 건 송태섭 자신인데.




이러다가 원래 세계에서 태섭 찾는다고 치수랑 대만이 넘어와서 미러매치되는 것도 보고 싶다. 평행세계 대만이 안 그래도 자기혐오 장난 아니었는데 농최날 알게 되면 그냥 헛웃음만 나오지 않을까. 너랑 나랑 다른 게 뭐냐고, 너는 그러고서도 정신을 못 차려서 농구부에 쳐들어가기까지 했는데 왜 그렇게 행복하게 농구할 수 있는 거냐고, 네가 나보다 나은 게 운이 좋은 것 말고는 없지 않냐, 그런데 너는 왜 아무것도 모른 채로 그렇게 행복하게. 평행세계 치수도 농최날 알고 나서 겁쟁이, 네가 조금 일찍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그런 일은 없었을 거라고 원작 치수 매도할 것 같고... 근데 치수의 경우에는 매도하면서 하는 말이 다 자기에게 하는 말일 듯. 태섭이도 그걸 알아서 아무 말도 못하고.

의외로 해결의 열쇠는 준호일지도...? 아무튼 빠그러진 북산 3학년즈랑 자기가 원인인 걸 알아서 옴짝달싹 못하게 되어버린 태섭이 보고 싶었음




약 치수태섭 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