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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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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후


준이랑 오랜만에 날씨 좋은 날 밖에 나와서 애 돈가스를 수상하리 만큼 빠르고 정갈하게 쓱싹쓱싹 자르는 명헌아빠


와 아빠 칼질 잘한다!!!!!
뿅....
어른이라서 그래용 준이도 어른되면 잘할 수 있어용...
하고 애 입에 하나 콕 찍어서 먹여준다

애기 앞에 돈가스랑 바꿔주고 자기 거 대충 썰어먹으려니 애가 아빠도 아~ 하고 귀여운 짓

그거 받으면서 너 때문에 산다 생각하는 명헌이겠지



아빠 선생님이 나 3학년 형아들보다 농구 잘한대
정말? 우리 준이 대단하네~~~ 농구 그렇게 재밌어?
응 아빠랑 노는 거 다음으로 재밌어
안 다치게 조심히 해야 돼용!
네!


즐겁게 데이트하고 집에 들어와서 씻기 싫다고 찡찡 거리는 애 후다다닥 벗겨서 호로로록 씻겨버리고 아이스크림 입에 물려주고 서재 들어가서 서류 보는데


하... 시간 빠르다
다음 달에 우성이... 나오네...



그러고 1달 후

우성아

하 형이 여길 왜 와요?
아 이거 매달 백만 원씩 보낸 거 형이죠? 이딴 거 필요 없으니까 고대로 가져가요

우성아...

와이프에 애까지
이제 마지막으로 나예요?

교도소 입구에서 좀 떨어진 담벼락 끝
정우성 낡은 운동화 발치에 무릎 꿇는 이명헌



우성아.
네가 안 믿을 거 아는데...
다 변명으로 들릴 거 아는데 민주 씨... 내가 한 거 아니야
내가 내가... 진짜 1시간만 일찍 갔어도... 미안하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수트 재킷 안에서 사진 두 장 꺼내려는데

그 순간 우성이가 팔 잡아당겨 일으키는 바람에
바닥에 떨어지는 사진 두 장

뭐야 형 아들? 이걸 왜 나한테

사진 속에 환하게 웃고 있는 남자애 사진 하나
명헌이랑 둘이 찍은 사진 하나

6살이야 학교는 1년 빨리 들어갔어

6살...?
형...?

대충 보고 치우려던 사진 6살 이란 소리에 다시 들여다보니 저랑 똑같이 생긴 이목구비에 눈썹 하나까지 저를 빼다 박은 게 감옥에서 3년 썩은 본인에게도 한 번에 보였음
씨도둑은 못한다는 말이 이거구나 싶은 정우성이겠지

이름은 이준. 초등학교 1학년 너 닮아서 키도 커 농구도 좋아하고... 잘하고

이준?
어...
애는 살았었어 그때 바로 병원 가서...
그날 내가 쏜 건 민주 씨가 아니라 영민이었으니까

근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요
일본에서 3년 씨발 여기서 3년을 썩었는데
동오형이 나 작업 쳐서 여기 보낸 거 다 알았으면서!

나한테 민주 씨 처리하라고 해놓고
내가 민주 씨 못 죽일 거 알고 진 회장이 영민이 보낸 거 내가 다 아는데!
니 애 살았다고 말하면 너나 나나
니 애나
다 죽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어

니 애 살아있는 거
아니 내가 지금 초등학생 아들 데리고 사는 거 조차도 조직 사람들 아무도 몰라

꽉 쥔 주먹이 부르르 떨리며 눈물 차오르는 정우성

형... 나 이제 어떡해야 돼요?



그냥 얌전히 있으라 하면 나 너무 못됐니 우성아?
보스도 죽었고 이제 너 그냥 평범하게 그렇게... 다 잊고 살면 안 될까?
동오도 너 그러면 더 이상 안 건드릴 거야
형 돈 많이... 모아놨어 네가 원한다면 애랑...
외국에서 아무도 모르는데서 그렇게 다시 살아주면 안 될까

애가 착해... 애가 너 닮아서


나 이 사진으로 형 이렇게 웃는 거 처음 봤는데
내가 이제 와서 어떻게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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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겨울






우성명헌
산왕느와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