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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21:46
느바송 미국생활 접고 국내 리그 이적한 첫해, MVP 타고 당연히 그 시즌 올스타전 나가게 되는데. 송태섭이랑 공개연애만 N년차인 정대만 역시 데뷔 이래 올스타전 명단에서 빠져본 적 없음.

둘이 연애하는 거 온 국민이 다 알아서 아직 결혼 안 했어도 <농구쀼>로 불릴 정도인데 처음으로 같이 올스타전 나가는 거니까 시작 전부터 관심이 뜨거움. 구단 자컨에서도 이번에 올스타전 나가게 됐는데 둘이 같은 팀 하고 싶냐, 다른 팀 하고 싶냐 이런 거 물어봄. 둘 다 같은팀이었으면 좋겠다고 대답했지만 당연히 안 됨. 

올스타전 보통 인기투표 1, 2위로 팀이 나뉘게 되는데 정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도 1위 해버리고, 2위는 MVP 차지한 송태섭이라 자연스럽게 정대만팀 VS 송태섭팀으로 결성 됨. <농구부부 송-정, 부부싸움?> 이런 타이틀로 올스타전 기사 나감.

올스타전 당일. 경기 전 주장 인터뷰. 가운데에 장내 아나운서 사이에 두고 다른 유니폼 입고 나란히 선 농구쀼. 

송태섭은 트레이드 마크인 두 개 찬 아대 만지작거리다가 팬들한테 손 흔들어주고, 정대만은 영걸단 깃발 쪽에 손 흔들어줌. 

먼저 질문 받은 사람은 송태섭이었음.

"송태섭 선수에게 먼저 묻겠습니다. 정대만 선수랑 같은 팀이었으면 했다는데 오늘 적으로 만났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네. 근데 막상 상대팀으로 만나니까 좋네요."
"예? 왜죠?"
"얼굴이 더 잘 보일 것 같아서."

팬들 소리 질렀다가 일부러 놀리려고 우우- 야유하고 난리남.

"아, 그럼 정대만 선수한테 묻겠습니다. 정대만 선수도 상대팀으로 만나서 좋으신가요?"
"저는 지금도 같은팀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또 무슨 이유인가요? 한시도 떨어져 있기 싫다, 뭐 그런 건가요?"
"아뇨. 송태섭 선수는 이번 올스타전이 처음인데 제가 발라버리기 너무 미안해서."

팬들 휘파람 불고 환호성 지르면 정대만 일부러 더 짓궂은 표정으로 턱 까닥거리고. 그 옆에서 제일 크게 웃고 있는 거 송태섭임.

어쨌든 오늘은 둘이 라이벌이니까 아나운서가 서로 공약 걸자고 하겠지. 무조건 이긴 사람 소원 들어주기로 하고 각자 소원 뭐냐고 물어보는데 먼저 질문 받은 정대만 갑자기 눈 반짝반짝하더니 송태섭 쳐다보면서 소원 말함.

"제가 이기면 송태섭한테 불닭볶음면을 먹이겠습니다."

"아, 제발." 옆에서 송태섭 질색한 얼굴로 그러는데 아나운서랑 정대만이랑은 웃고 난리났음. 왜냐면 천하의 느바송, 맵찔이인 거 유명해서. 정대만 절대 소원 안 바꾼다고 아나운서랑 짝짜꿍 맞아서 핵불닭으로 하네마네 하고 있음. 이번엔 송태섭 차례. 송태섭 "아... 소원..." 하면서 잠깐 고민하는데 정대만 옆에서 계속 깐족거림.

"없겠지. 없을 거야. 소원이 있을 수가 없지. 내가 평소에 얼마나 잘해주는데."

옆에서 잔뜩 신나서 놀리는 거 송태섭 내리깐 눈으로 귀엽다는 듯이 한 번 쳐다봤다가

"하루종일 내가 시키는 말에 무조건 '네' 하기."

하고 소원 정함. "야! 그런 게 어딨냐! 하나만 걸어야지!" 정대만 억울해서 무효라고 하는데 좀전까지 정대만이랑 쿵짝 맞던 아나운서 이번엔 송태섭편으로 갈아탐. "아, 정대만 선수. 오늘 지면 이건 뭐 거의 노예인데요, 노예." 놀리기까지 하겠지.

그렇게 각자 공약도 걸고 드디어 1쿼터 시작하는데 아무래도 올스타전이니까 누가 골 넣든 다 환호하는 분위기고 관중석에서도 별의별 드립 엄청 나옴. 오늘은 누가 뭐래도 농구부부의 올스타전 첫 동반출전이 초미의 관심사이다보니 아무래도 서로에 대한 드립이 많았음.

정대만 기가 막힌 삼점슛 넣은 순간,

"대만아앜!!!!!!!! 태섭이 버리고 나랑 살좌앜!!!!!!!!!"

관중석에서 사자후 터져 나오는데 목소리가 너무 걸쭉해서 다른 팬들도 다 터지고 수비하러 복귀하던 정대만도 빵 터짐. 정대만 뛰다 말고 멈춰서서 손가락으로 방금 소리 지른 관중 한 번 가리켰다가 따봉 해주겠지. 송태섭 그거 보고 같이 웃고 있었는데 카메라가 송태섭 얼굴 줌 잡으면 웃다 말고 혀로 볼 굴리면서 정색하는 얼굴 한 번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거보고 더 좋아서 소리 지르니까 픽 웃음.

이번엔 송태섭 프리드로 준비하는 순간이었음. 바닥에 공 두번 튕기고 앞섬으로 땀 한 번 닦으면서 프리드로 준비중인데,

"송태섭!!!!!!! 그거 넣으면 각방이얔!!!!!!!!!!!!!"

관중석에서 기차화통 삶아먹은 목소리로 외치는 소리에 프리드로 준비중이던 송태섭이랑 옆에서 리바운드 기다리던 정대만이랑 둘 다 빵 터짐. 정대만 허리 뒤로 젖히면서 "잘한다!" 소리 지르면서 부채질하고 있음.

<각방! 각방! 각방!> 정대만팀 응원하는 팬들 박자 맞춰서 각방 외치고, 송태섭팀 응원하는 팬들 "태섭앜!!!! 흔들리지맠!!!!" 지지 않으려고 소리 지르고 난리남. 송태섭 그거 보고 웃다가 고개 좌우로 한번씩 꺾으면서 표정 정리하고 슛 쏘는데, 바로 들어가는 클린슛.

"아아아아앜!!!!!!" 송태섭팀 응원석 난리나고, "각방! 각방!" 정대만팀 응원석 더 크게 각방 외치는 중. 그래봤자 송태섭 끄덕없음. 어깨 한 번 으쓱하곤 다시 수비하러 복귀함.

그렇게 1쿼터 끝나고 선수들 댄스타임 시작함. 선수들 벤치로 들어가기 전에 코트에 아무렇게나 서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경기장 암전되면서 장내 아나운서가 설명하겠지.

"네! 지금부터 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는 선수는 무조건 음악에 맞는 춤을 춰야 합니다!"

핀 조명 왔다갔다 하다가 선수들 한명씩 잡으면 춤 춰야 하는데 당연히 웃긴 노래만 나옴. 첫번째 선수는 트롯트 나와서 이상한 부장님 춤 췄고, 다음 선수는 끈적끈적한 샘 브라운 스탑 나와서 몸 베베 꼬고 혼자 쓸어 만지고 난리났음. 그런 식으로 1분씩 춤추는데 아홉번째 정대만 차례에 나오는 노래. 세상 발랄하고 귀여운 여자 아이돌 노래임. 

"춤? 춤? 나 이거 노래 몰라! 나 몰라!"

정대만 진짜 처음 듣는 노래라서 당황하는데 춤 안 춘다고 팬들은 야유하고 아나운서도 "정대만 선수 춤 추기 전에는 음악 안 끝납니다!" 협박함. 정대만 안 출려는 게 아니라 진짜 몰라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으면 정대만팀 막내가 옆에 와서 후렴구 포인트 안무 가르쳐주는데 코앞에서 그거 보고 추는 정대만 불판 위에서 구워지는 오징어 같음. "뭐야! 뭐야!" 동작 하나 할 때마다 오디오 제일 시끄럽고 표정도 제일 열심히 하고 있는데 결과물 처참해서 팬들 웃겨 죽음. 그렇게 정대만 새로운 흑역사 영상 만들고 마지막 차례 송태섭으로 조명 넘어가는데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앜!!!!!!!!!!!!"

쩨1이1팍 몸ㅁH 나오자마자 비명소리 뒤집어짐. <너의 몸, 몸, 몸매! 몸, 몸, 몸매!> 팬들 바로 후렴구 따라 부르고 송태섭 잠깐 미치겠단 표정으로 손바닥에 얼굴 묻고 있음. 송태섭한테 구단 너튜브 같은 거 통해서 '몸ㅁH 춤 춰주세요' 이런 거 요구하는 팬들 하도 많았어서 다들 기대함. 과연 송태섭이 춤 춰주려나 하고 있는데 송태섭 엉덩이 흔드는 대신 냅다 유니폼 밑단 잡고 목까지 들어올려서 시원하게 상판 까줌.

좀 전의 비명하곤 비교도 안 되는 함성소리 터져 나오고 아나운서도 마이크에 대고 "훠우!!" 소리 지름. 송태섭 민망하다는 듯이 두눈 한 번 꾹 감았다가 곧 씩 웃고는 남은 손으로 까딱까딱하면서 함성 유도함. 올스타전캠이 송태섭 초콜릿 복근 잡는데 상체에 새긴 문신 같은 거 그대로 다 보임. 송태섭 상탈은 처음이라 팬들도 몰랐는데 팔뚝에 있는 커다란 문신하곤 다르게 상체에는 작고 의미있는 문신이 많음. 쇄골에는 어머니랑 아라 관련된 거. 갈비뼈 쪽에는 느바에서 팀 우승한 날의 연월일. 그리고 왼쪽 가슴, 정확히 심장 바로 위에 <My better half 14>

그 외에 송태섭 장골 있는 위치가 유난히 높고 뼈도 좀 튀어 나와 있어서 유니폼 바지 위로 장골뼈 툭 불거져 있는데 거기에도 뭐라고 문신 새겨져 있겠지. 근데 바지에 반쯤 가려져 있는데다가 영어인지 숫자인지 잘 알아보지 못할 글자로 써 있어서 뭔지 안 보임.

2쿼터까지 끝나고 후반 시작하기 전 휴식시간. 콘테스트도 치르고, 다시 각 팀 주장들 불러서 인터뷰하는데. 그 사이 송태섭 상탈 실검 오르고 포털사이트 기사 도배되고 반응 너무 좋으니까 아나운서가 댄스타임 얘기 하다가 문신에 대해서도 물어봄.

"그리고 또, 팬분들이 송태섭 선수 문신에 대해서도 너무 궁금해하고 계세요. 왼쪽 가슴에 그 문신은 역시 우리 모두가 아는 그분인가요?"

아나운서가 일부러 티 나게 정대만 힐끔거리면서 묻는 바람에 송태섭 웃으면서 대답함.

"다른 사람이면 큰일나죠."
"아, 애인이 질투가 많으신가봐요?"
"네. 지독합니다."

송태섭 대답에 정대만 "와!" 하고 억울한 얼굴로 송태섭 한번 쳐다봤다가 "아니, 정대만 선수 왜 화내세요?" 괜히 아나운서한테 놀림만 당함.

"그리고 그 장골에 있는- 네, 여러분. 알겠습니다. 진정하세요. 그 장골에 있는 문신에 대해서도 뭐라고 적혀 있는 건지 궁금해 하시는데. 정대만 선수. 정대만 선수는 뭐라고 적혀 있는지 아시나요?"

아나운서가 일부러 음흉한 목소리 내면서 묻는 말에 정대만 웃다가 능청스러운 얼굴로 대답함.

"아뇨. 저는 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 두 분 굉장히 친하신 걸로 아는데. 정대만 선수도 모르시는 건가요?"
"네. 한-번도 본 적 없습니다."
"이거- 두 분 생각보다 안 친하신 거봐요?"
"그냥 뭐. 경기할 때나 가끔 봅니다."

팬들 우우- 야유해도 정대만 더 능갈치게 대답함. 크블에서 오래 보던 사이라서 아나운서랑 아주 합 짝짝 맞아서 주고 받는 말에 송태섭도 입술 말면서 웃음 참아보려다 푸- 하고 터짐. 

그렇게 생각보다 별로 안 친한 송태섭이랑 정대만 후반 3, 4쿼터까지 경기 마치고 결과는, 송태섭팀 승리. 

정대만팀 선수들 일부러 웃기려고 우는 시늉하고 수건 바닥에 팽개치고 나중에는 정대만 막 때리는 시늉하는데 송태섭 장난인 줄 알면서도 순간 눈썹 슥 들어올리면서 정대만 살피는 거 올스타전캠에 그대로 잡힘. 

경기 끝나고 잠깐 애장품 뽑기 하고 나서 올스타전 오늘의 MVP 발표하는데 당연히 우승팀 주장인 송태섭임. 송태섭 MVP 받고 아나운서랑 인터뷰 하는데 오늘 이긴 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불닭볶음면을 먹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대답해서 환호 받음. 아나운서도 같이 웃다가 물어보겠지.

"아, 그러고보니 송태섭 선수. 오늘 소원이 정대만 선수를 노예로 부리는 거였는데."

송태섭 노예라는 말에 터져서 웃다가 아니라고 정정해줌.

"노예까지는 아니고. 그냥 제가 하는 말에 무조건 예스만 하는 거였죠."

아나운서가 "그게 그거 아닌가요?" 하고 놀리면 송태섭 웃으면서 아니라고 고개 젓다가 아나운서가 잡고 있는 마이크에 얼굴 가져다대면서 "말 나온 김에 소원 지금부터 써도 되나요?" 함. 아나운서가 당연히 된다고 송태섭한테 마이크 내밀면

"정대만."

냅다 나오는 반말에 관중석은 환호 지르고, 벤치에 앉아서 인터뷰 보고 있던 정대만 화면에 잡아주는데 팔짱끼고 일부러 화난 얼굴 하고 있음. 경기장 전광판 반 갈라서 왼쪽은 웃음 참고 있는 송태섭, 오른쪽은 험상궂은 얼굴 해보이는 정대만 잡아주는데 서서히 환호성 가라앉고 조용해진 경기장에서

"나랑 결혼하자."

대뜸 청혼 갈기는 송태섭 보고싶다.



사족으로 송태섭 장골에 새긴 문신 한 두어달 뒤에 전1참1시 나가서 풀어줌. MC가 뭐라고 새긴 거냐고 묻는 말에 송태섭 좀 신기하다는 말투로 그러겠지.

"그걸 되게 궁금해하시더라구요"
"어우, 난 그거 궁금해서 잠도 못 잤어."

옆에서 바람 잡으면 패널들 너도나도 자기도 못 잤다고 한 마디씩 보탬. 과장해서 하는 소리들에 송태섭 웃으면서 알려주겠지. 그거 그냥 정대만 이름이라고. 근데 미국에 유명한 타투이스트가 특이하게 디자인한데다가, 글자를 뒤집어놔서 보시는 분들이 특이한 문구라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러는데. 

패널들 이번엔 또 정대만 이름 장골에 새겼다고 놀리겠지. "아니, 왜 하필 그런 곳에?" 야하다고 얼굴 가리는 시늉하면서 놀리면 "아니, 그런 거 아니구요-" 송태섭 손 저으면서 "그냥 고개 숙이면 바로 볼 수 있어서 거기 새겼어요."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