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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14:40
창고에서 사람 하나 거하게 공구리쳐서 바다에 배 타고 나가 던져버리는 이명헌 실장

지친 몸뚱아리 이끌고 집에 터덜터덜 들어와서 뜨거운 물 맞으면서 씻고
식탁에 놓인 가정통신문 읽고 싸인해 준 다음 애기 책가방에 넣어주고
방문 살짝 열고 자는 애 볼 한번 쓸어주고 한참 가만 바라보다 애가 압..빠 하고 웅얼거리면 혹시나 깰까 이불 정리해 주고 나오는 아빠 이명헌

조직 사람들한테도 꼭꼭 감추고 어둠밖에 없는 자기와 반대로 그늘 하나 지지 않게 밝게 키우려고 싸고도는 아빠
시간 짬 내서 애 손잡고 놀이공원도 가고 백화점도 가고 근데 대부분은 전화 급하게 받고 담에 또 오자 하고 애 집에 덜렁 던져놓고 또 일 처리하러 간다

창고 바닥에 이명헌이 개같이 패놔서 눈도 제대로 못 뜨는 인간 그 위에 침이나 퉤 뱉고 밖으로 나와

아 여보세요? 예 선생님 준이 아빱니다.

하 쪼끄만 게 몇 살이나 됐다고 쌈박질이야...
이런건 아빠 안 닮아도 되잖아용...

급하게 손 닦고 학교 달려갔더니 잔뜩 골 나서 뿌뿌 거리고 있는 얼굴이랑 다리 곳곳에 상처 달고 있는 내 새끼
상대 편 애가 좀 더 다쳤네 이겼나? 하 뭔 이런 생각을

예 예 죄송합니다
애가 엄마가 없어서 그런가 이런 소리 해대는 상대에 눈 돌아가는 이명헌
이 꽉 깨물고 주먹으로 컵 깰 뻔했지만 간신히 참고
예 죄송합니다 하고 나왔겠지

애 손 꼭 잡고 집어 들어오는데
압빠... 하며 눈치보는 아들래미

침대에 애 올려두고 이때까지 한 번도 매 든 적 없었는데

아빠가 친구 때리는 거 아니랬지
유치원 때 친구랑 싸워서 아빠한테 혼났어 안 났어
잘못했어요... 하는 애 뒤로하고
회초리 할만한 거 들고 들어와 애 종아리 때리는데
애기 한대 맞고 아픈 거 꾹 참고 아빠 눈치 보고 두 대째에 이명헌 회초리 던져버리고 애 붙잡고 엉엉 울어버린다

아빠... 아빠 준이가 잘못했어 울지마아 하고 아빠 달래주는 아들
아빠가 미안해 미안해하면서 애 끌어안고 울다 침대에서 잠들어버리는데

애기 일어나서 아빠 이불 덮어주고
잉... 아포... 하고 종아리 쪼물쪼물 하다 밖에 나와서 물 한잔 마시고 스케치북 꺼내서 그림 그리고 노는 꼬맹이

다 컸다 우리 준이

명헌이 깨서 이불 뚤뚤 덮여있는 자기 보고
참... 나
애 뭐 하나 싶어서 밖에 나와보니
아빠 사랑해 ♡ 삐뚤빼뚤 글씨에 아빠랑 자기 그린 건지 졸라맨 두 명 그러곤 식탁에 엎어져 자는 애

애기 안아들어서 침대에 뉘여놓고
상처 난데 약 살살 바르고 밴드도 붙여주고
이 쪼맨한 애 때릴 때가 어딨다고 에휴휴
말랑한 종아리도 쓸어주다 밖으로 나오겠지

베란다 나와서 담배 피우다
하 준이가 싫어하지용... 하고 장초 꺾어버리는데
울리는 전화에
일 마무리 했나용?
저녁에 다시 가용 지금은 좀... 하고 전화 끊겠지

그 시간 경기도에 한 낡은 교도소 독방에서
두눈 시퍼렇게 뜨고
석 달 남은 출소 날만 기다리는
왕방울만한 눈, 얇은 눈썹이 준이랑 똑 닮은 남자

정우성





우성명헌
산왕느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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