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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3 01:48
오랜만이네


명헌이형..!


여긴 어쩐 일이에용


형 여기 있다는 소식 듣고..아니 그게 아니라..우연히..


누구한테?


네?


누구한테 들었냐고


그게..동오형이요


하..


형 보고싶어서 제가 졸라서 왔어요 정말이에요


…….


보고 싶었어요, 명헌이형..


우성


네..


또 눈에 띄면 죽여버린다고 했지





고교시절 지독한 스토킹에 시달려서 자1살기도까지 했던 이명헌 그 옆에서 명헌을 가장 많이 지지해주던 건 한살 어린 애인인 우성이었겠지 우성의 넘치는 사랑과 관심 속에 명헌은 졸업과 동시에 기나긴 스토킹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앞으로 연하 애인과 달콤한 나날을 보내기만을 기대하고 있었을거야

스토커 정체가 정우성인걸 알게 되기 전까지는

배신감에 구역질을 해가며 우성을 뿌리치고 아무런 연고가 없는 해외로 이명헌은 요양을 떠났어 농구를 다시 할 자신도 누군가를 사랑할 여유도 없는 명헌은 과거의 상처만 곱씹으며 하루하루를 낡아갔겠지 그동안 우성은 꿈꾸던 대로 미국 프로팀에 들어간 것 같아 어떻게 남의 삶을 다 짓밟아놓고 저렇게 행복할 수 있는지 분노가 치밀겠지

한편 우성은 오랫동안 그랬던 것처럼 명헌을 생각하고 있었어 직전까지 사랑을 속삭이던 입으로 지금까지 다 네 짓이었냐며 멱살을 잡고 한번만 더 눈에 띄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던 것을 떠올렸겠지 우성은 주체 못할 화에 덜덜 떨며 횡설수설 말하는 명헌이 어떤 짓을 책망하는지 몰랐어 그 이명헌이 이렇게까지 격분할법한 일이 대체 뭐가 있었을까 그리고 우성은 떠올렸음

아 나 태섭이랑 잔거 들켰구나

오해와 분노가 뒤섞인 이별 뒤에서 최동오는 몰래 이명헌을 챙겼고 정대만은 오래 전에 헤어졌던 태섭에게 연락을 했어 그렇게 이명헌도 송태섭도 잃어버린 우성은 농구에만 매진했겠지

그러니 우성은 아직도 몰라 스토킹을 뒤집어 씌운 사람도 과거의 스토커도 최동오였다는 사실과, 그걸 알게된 정대만이 동오와 손을 잡고 각자의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우성을 이용해먹었다는 사실을

정우성은 아직도 명헌이 태섭과 몸을 섞은 자신을 용서하지 못했다고 알고 있어 정작 명헌은 아무 것도 모르는데도

동오가 우성에게 명헌의 거처를 알려준건 딱 한가지 이유였어 조금이나마 남은 희망도 꺾어버리고 지금 명헌이 우성을 얼마나 경멸하는지 두 눈으로 목격하게 하기 위해서였겠지

그리고 마침내 우성이 명헌 앞에 나타난 날, 동오는 기다렸다는 듯이 현관에서 원망에 바들바들 떠는 명헌의 어깨를 감싸고 집 안으로 데리고 들어갔어 그리고 한마디 말도 없이 우성의 면전에 문을 쾅 닫아버리겠지 동오는 품에 안겨 스토킹 트라우마에 흐느끼는 명헌을 토닥였어 그리곤 여전히 우성을 경계하는 대만의 집착적인 문자에 걱정마, 그새끼 이명헌밖에 몰라, 하고 몰래 답장을 보냈어


방법이야 어쨌든 사랑은 쟁취하면 되는거 아닌가





우성명헌 동오명헌 약우성태섭 대만태섭
존나 얽히고 설킨거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