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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15:21
아이 씨 뭘 이런 걸 날 시켜요...
어이 너 사고 친 거 수습하느라 변호사 비용을 얼마나 쓴 줄 아냐?
군말 말고 다녀와 돈 메꿔야지
난 도박판 들어가지도 않잖아요! 이런 험한 일은 투박한 형이나 하는 거죠
어쭈 까분다
동오혀엉 같이 가주면 안 돼요?
야 너랑 동오랑 같이 가면 잡혀가 호빠 선수들 탈출한 줄 알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지랄한다 엉아 바쁘다~ 애기 혼자 갔다 와용~

쇼파에 누워서 담배나 뻑뻑 피우던 동오가 지갑에서 수표 몇 장 꺼내서 우성이 쥐여주고
가는 길에 까까 사 먹어라~ 해주는 바람에
아이참.... 하고 히히 웃으면서 사무실 밖으로 나서는 정우성

애 뭐 이쁘다고 용돈을 쥐여줘
지금 애 일하러 갔잖어 그럼 됐지

에휴 밥이나 시키자 낙수야 짜장?
나 간짜장
하여튼 고급 져요

호구 여럿 잡아서 거하게 판 벌릴 장소 찾으러 시골에 터 보러 갔는데
어느 한적한 시골마을

여기 딱 좋네
아니 ... 근데 무슨 동네에 슈퍼 하나 없어...
땀 삐질삐질 흘리며 양복 셔츠 단추랑 넥타이는 풀어헤치고 짜증이 이빠이인 우성이
그 눈에 들어온

[뿅다방]

아메리카노나 마실까...

띠링-

묘하게 생긴 애 하나 카운터에 앉아서
어서오세용 하고 인사하는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요
없는데용
에?
그럼 뭐 돼요?
어 프림 커피랑 냉녹차용

아... 그럼 냉녹차 주세여
넹~

뭐야.. 왤케 비싸

그렇다 명헌이네 뿅다방
녹차도 걍 티백임 티백 재활용만 한 세 번 하는데 손님들 다 명헌이 뿅덩이 쳐다보느라
녹차가 쓴 지 단지 밍밍한지도 모르고 걍 먹는 거지

녹차뿅
하고 쩨꼬만한 잔에 띡 내주는데
양 개쩍네... 그래도 지금 목말라 뒤질 거 같은 우성이 그거 원샷하고
한잔 더 줄래요? 지금 목말라서


우성이 스윽 스캔 한 명헌이
으음... 꽤나 값나가는 걸로 둘렀네용 꽤나 귀엽기도 해용
의미심장한 미소 씨익 짓고
주방 안에 들어가 아까 탔던 티백 다시 넣고 물 많이 얼음 많이
아까보다 큰 머그컵에 콸콸콸 부어서 내어준다.
귀여운 손님이니까 까까도 하나~

우성이 테이블에 뿅 - 내주고
앉을까용? 물어보는데

아.. 그제서야 비싼 녹차 값에 메뉴도 단출한 이유를 이해한 정우성
나 이런데 첨 와보는데...오 .. 여기가 그 말로만 듣던 다방....
얼빠진 표정으로 으어... 거리고 있는 정우성에 그냥 앞에 자리 잡고 앉는 명헌이

첨 와보는구나
원래 내 거도 시켜주는데용 하고 우성이 머그컵 뺏어서 한입 홀짝 마시겠지
아....

써비스 뿅
하고 들고 왔던 까까 포장 뜯어서 우성이 입에 넣어줌
냠냠

우리 사장님은 뭐 하는 사람뿅?
그냥... 뭐 일하죠...
여기 다방 기준으로 뒤편은 경찰도 안 와용
자리 잡으려면 그쪽으로

예?
내가 좀 눈치가 빨라용~ 하고 우성이 손 쭈물쭈물 만지는데
손이 예쁘네용 근데 칼 만지는 사람이구나? 무서운 오빠였네용

우성이 슬슬 얼굴 빨개짐
..아 무서운 사람 아니에여...

그..근데 여기 뭐 모텔이나 그런 건...
왜용
내일까지 동네 둘러봐야 할 거 같아서요...
여기 안에 방 있는데용
뭐 그럼 실례해도 될까요?



저녁 지나 다시 온 우성이 다방 안에 작은방에서 대충 씻고 드러누웠는데
밖에서 깔깔 거리는 웃음소리에 문 열고 빼꼼 보니
아저씨 손님 무릎 위에 앉아서 애교 떠는 명헌이 앞에는 다 먹은 커피잔이 몇 개나 있겠지

얼씨구
그 엉덩이 주물럭 거리는 손길에 주먹이 빠뜨득 쥐어지는 자기 보고
아씨 왜 이래... 싶어서 문 닫고 다시 이불 위에 털썩 엎어지겠지

다방 영업 얼추 끝날 즘에 스윽 나와서 정리 좀 도와드릴까 해서... 하고 말 붙이는 정우성
고맙다고 씽긋 웃는데 휘어지는 도톰한 입술에 다시 얼굴 빨개지는데

얼굴 빨개졌어용 하고 손가락으로 볼따구 쿡 찌르는 이명헌에
정우성 화들짝 놀라 자빠질 뻔함

순진한 오빠네용...

테이블 닦으려는 우성이랑 커피잔 치우려는 명헌이 손이 겹쳐지고
어...
눈이 마주치고
어...
정신 차려보니 명헌이 손목 부여잡고 입술 부비고 있는 정우성
손목 잡았던 손은 허리를 더듬고 엉덩이
어 엉덩이....?
말랑

엉덩이 꽉 쥐자 명헌이가 몸 팍 밀친다

무례해용

아....

난 처음 본 사람이랑은 안해용

그러곤 차갑게 훽 돌아서는 이명헌

그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다방 나서고
(어제 미안했어요) 메모 한 장에 지금 가진 것 중에 그나마 괜찮은 거 뒤졌더니 이거 뿐이네...
꽤나 비싼 담배 두 갑 카운터에 올려놓고 일 보러 나가는 정우성

그거 뒤에 일어난 명헌이가 보고
뾰오옹...

정우성 터 본다고 빨빨 싸돌아다니다 길 잘못 들어서 마을 시장 쪽으로 나왔는데
거기서 장보고 있는 이명헌 또 마주치겠지

뭔가 뻘쭘해서 눈 피하려는데
사과 고르던 이명헌 성큼성큼 다가와서

오늘은 커피 먹으러 와용
녹차보다 커피를 더 잘타용

그리곤 주머니에서
담배 꺼내며 이건 너무 독해용 목 따가워 죽는 줄 하고 우는 시늉도 한다

앜ㅋㅋ 미안해요 그래도 그거 비싼 건데
내가 싸구려라서 그런가 봐용...
아...아니 그게 아니고오...
뻥이에용
...
그 어제는...

오늘은 두 번째 보는거죵?
저녁에 커피 먹으러 와용

그러곤 다시 과일가게로 쓩 가버린다.

아...
아???????????????????????????
이제야 이명헌 말 이해한 듯한 정우성

처음 본...
두 번째...
아..!!!!!!!!!!!!!!!!!


와 정우성 이 똥멍청이 아 이건 다 현철이형이 머리를 너무 많이 때려서 그래
대충 판 벌릴 땅은 알아봤고
시장 둘러보면서 아 뭐 살 거 없나 딱히 줄 건 없고...
동오형 용돈 땡큐!
꽃집에서 꽃 한 다발 사가지고 다방 문 두드리는 정우성

뿅!
나 주는 거에용?
네 어제 재워준 것도 고맙고 해서요...
와! 나 이런 거 처음 받아봐용!!!!!!!

얼마 하지도 않는 꽃다발에 환하게 웃어주는 이명헌 미소에
정우성 입꼬리도 귀에 걸리겠지

커피 먹으러 온 거죵?
예 커피 두 잔.
찐-하게

뿅!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