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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2 04:55
tsㅈㅇ
무당벌레와 깜장냥 애니에서 따온 신B한 치YOU의 힘 요소있음
마법소녀니까 유치함 ㅈㅇ






☆.。・:*:・゚`☆、。・:*:・゚`★.。・:*:・゚`☆.。・:☆♪



병아리색 미니 스커트 아래 풍성한 겹겹의 프릴로 이루어진 패티코트, 그 아래의 깜찍한 호박바지, 가슴에는 얼굴의 절반을 가릴 수 있는 커다란 오렌지색 공단리본, 둥글고 귀여운 퍼프소매와 흰 스타킹 아래로 오렌지색 굽의 병아리색 메리제인.
꽃이 달린 귀여운 머리장식을 한 구불거리는 갈색의 양갈래 머리가 스커트와 함께 바람에 휘날릴 때면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요정같이 사뿐사뿐 가벼운 움직임에 어울리지 않는 어마무시한 힘으로 괴수를 주먹으로 가격하면 그 이름에 걸맞는 꽃잎이 휘날리며 아름다운 광경을 만들어냈다. 인질은 구출되고 괴물이 소멸하면 이 깜찍한 요정은 두 손가락을 입술에 대고 윙크를 했다. 그 도톰한 입술에서 떨어진 손가락의 끝에 꽃이 맺히면 그걸 있는 힘껏 하늘로 던졌는데 그렇게 하면 괴수로 인한 피해가 모두 복구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그리고 소녀는 군중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익숙하게 사랑스럽고 높은 목소리로 인사한 뒤 별을 흩뿌리듯 데이지 꽃잎을 날리며 밤하늘 너머로 사라진다.

허밍 데이지

도시마다 한 명씩 존재하는 수호천사. 그들은 마법과도 같은 힘을 부리는 소녀들이었다.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마법소녀 중 누가 가장 좋냐고 물으면 약간 과장해서 열에 아홉은 허밍 데이지의 이름을 댈 정도로 그의 인기는 독보적이었다. 허밍에 걸맞는 노래하는 듯 청아하고 맑은 목소리와 데이지에 어울리는 귀여운 외모와 행동은 그가 수호하는 인천 시민을 포함한 전국민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인터넷에는 팬카페가 있었고 허밍 데이지를 캐릭터화한 상품이나 활약한 모습이 찍힌 사진, 생중계된 화면의 캡쳐들이 굿즈로 만들어져 불티나게 팔리고 그를 찬미하는 노래가 쏟아졌다.

늘 그렇듯 마법소녀들의 정체는 철저하게 비밀로 지켜진다. 누구 하나 그들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마법소녀들와 얼굴이 닮은 여자아이들은 금방 전국구 스타가 되었다. 당연하게도 허밍 데이지를 닮은 소녀는 연신 티비에 나오고 광고에도 출연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마법과도 같은 힘을 쓴다지만 그 마법으로 외형을 바꾸는 모습을 본 적이 없고, 예전에 방영하던 마법소녀물을 보면 외형이 크게 바뀌지 않고 옷만 갈아입히잖아. 기껏해야 머리 길이나 색깔이 달라지는 정도거나 간혹 연령대가 약간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수준? 하여간 원판불변의 법칙이 마법소녀에게는 적용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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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임무를 마친 전국민의 사랑스러운 요정 허밍 데이지는 꽃잎과 함께 약간의 환영을 사용해 자신의 모습을 감춘다. 아무리 꽃잎으로 시선을 돌려도 그 속에 있는 요정을 집요하게 쫓고 따라오는 사람은 있기마련. 그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마법의 힘으로 모습을 감추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인적이 드문 좁은 건물 사이의 골목길에 착지한 귀여운 허밍 데이지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린다.

"변신해제."

발 끝에서부터 약한 빛이 몸을 따라 올라오고 허밍 데이지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놀랍게도 그 모습은 남자 고등학생. 그것도 허밍 데이지와 전혀 딴판인 구릿빛 피부와 탄탄한 근육질의 몸을 가진 소년이었다. 둥근선을 갖고 있어 자세히 보면 귀여움을 찾을 수 있지만 언뜻 보아서는 껄렁해서 노는 학생으로 보이는, 굳이 허밍 데이지와 공통점을 찾자면 체구가 작은 것과 입술이 도톰하다는 것 뿐이었다. 아 갈색 곱슬머리도. 그의 이름은 송태섭. 북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평범한 남고생이다.
그리고 태섭의 왼쪽 귓불에 있는 피어싱에서 작은 생물이 푱!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온다. 이윽고 피어싱은 노란빛을 잃고 평범한 하얀색이 된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작은 생물은 공중에 둥둥 떠있었다. 마법소녀의 곁에 늘 있으며 마법의 힘을 주는 요정. 마법소녀들의 비서나 다름없는 존재다.

"아~ 진짜 그만하고 싶다!"

태섭이 팔을 쭉 뻗으며 기지개를 켰다. 괴수가 매일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5분 대기조처럼 항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가 뛰쳐나가는 일은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오늘처럼 밤에 나타나면 다행이지 낮에 수업시간에 나타나기라도 하면 아주 곤란하다. 스트레스로 인한 구토증세를 연기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법. 슬슬 주변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걱정되니 병원을 가라고 재촉한다.

"빨리 후임자를 찾으라니까? 소아성애자같이 징그러운 놈이 된 것 같단 말이야."
"하지만 이 도시에서 너만한 적임자가 없어☆"

태섭은 목을 돌리며 온 몸을 스트레칭했다. 옆에서 작은 요정이 떠드는 말에는 건성으로 어어어 대꾸했다. 요정의 목소리 또한 허밍 데이지와 비슷하게 통통 튀는 귀여운 목소리였다. 이름 또한 허밍 데이지의 통통 튀는 듯한 걸음걸이와 목소리에 걸맞는 귀여운 이름. 피치카토.

"아니, 너같으면 건장한 고등학생이 거의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중학생 수준에 그런.. 에휴 시발 그런 옷을 입은 여자애로 변신한다는 게 안 이상하겠냐. 애초에 마법'소녀'니까 여자애 중에서 고르면 되잖아."

여간해서는 험한 말을 하지 않는 태섭이지만 변신한 자신의 모습과 행동을 생각하면 소름이 돋아 결국 욕지거리를 내뱉게 되었다. 귀여운 척을 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과거에 사소한 말투로 가까운 사람에게 정체를 간파당한 마법소녀가 있어서 평소의 자신과는 무조건 다른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신신당부를 들었는데 별 수 있나.
피치카토는 양 손가락을 자기 관자놀이에 대고 꾹 누르며 앓는 소리를 냈다.

"으으... 이건 진짜 비밀이라 말하면 안 되는뎅☆"
"뭐."

태섭이 눈썹을 치켜뜨며 삐딱하게 섰다. 허리에 한 쪽 손을 얹고 피치카토를 가만히 노려보니 귀엽고 가여운 피치카토는 안절부절하다 태섭의 귓가로 날아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속삭였다.

"사실 마법소년도 있긴 있옹☆ 태서비 너처럼 남자애는 마법소녀로 변신하구 여자애들은 반대로 마법소년으로 변신하는 고양☆ 그래야 비밀유지가 더 쉽징☆"

피치카토가 태섭의 눈치를 슬슬 보며 떨어졌다. 크고 동그란 눈이 빠르게 깜빡거리고 콩알만한 주먹은 꼭 쥐고 입술을 깨물며 태섭의 반응을 기다렸다. 태섭은 잠시 이마를 짚으며 생각의 시간을 가졌다. 이게 무슨 망발이야.

"미친변태새끼들....."

태섭의 반응은 그 일곱 글자가 전부였다. 하지만 피치카토는 역대 자신의 파트너들과 비교해서 태섭을 유난히 좋아하며 치근덕거렸기에 태섭이 크게 화를 내지 않은 것만으로 기뻐하며 웃었다. 역시 태서비는 상냥해☆ 라고 외치며 태섭의 곱슬머리에 파묻혀 부비적거렸다. 어차피 우겨도 바뀔 것 같지도 않은 당치도 않은 마법소녀라는 직책과 피치카토의 어리광에 화를 내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태섭은 한숨을 푹 쉬고는 구석에 던져져있던 가방을 들었다.

그렇게 오늘도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집에 가서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며 몸을 풀고 잠이 들면 완벽한 일이었는데.......

아까까지는 아무도 없었는데?
나 분명히 다 확인하고 골목에 들어온 건데?
골목을 포함한 주변에 진짜 아무도 없었는데?
흩날리는 꽃잎은 단순한 장식이나 효과가 아니라 나의 눈과 귀가 되어주는 것들인데?

"내가 뭘 본 거지?"
"어........"

태섭은 가방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뒷걸음질을 치며 주춤거렸다. 아무리 저 사람이 시커먼 교복을 입고 어둠 속에 있다지만 내 꽃잎은 그런 것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허접하지 않아! 아마 피치카토를 봤을 거다. 정신이 나가서 혼잣말을 한 척하자.

"어, 음...... 대만 선배가 여기는... 무슨.... 일로..... 이런.... 골목에.... 어..... 있어요?"

연기력 최악이다 진짜. 앞으로 연기하는 직업은 꿈도 꾸지 마라 송태섭.
피치카토가 당황해서 머리카락 속에서 엎드리고 숨죽이며 태섭의 머리카락을 꽉 쥐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봤자 저 조막만한 손에 머리카락이 몇 가닥 쥐어지지는 않으므로 겉에서는 분명 티가 나지 않을 거야.
정대만은 말 없이 이쪽으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옮긴다. 태섭은 다시 주춤하며 뒤로 한 발 물러났다. 그래도 성큼성큼 다가오는 저보다 키가 훨씬 큰 사람의 보폭에는 어림도 없다. 태섭은 이내 대만에게 손목을 붙잡힌다.

"왜, 왜요...!"

대만은 꾹 다문 입술 사이로 흐으음 하는 소리를 내며 태섭을 이리저리 돌리며 살펴보았다. 역시 피치카토를 찾고 있는 모양이다. 피치카토는 장하게도 태섭의 머리카락을 꽉 붙들고 버티고 있다. 태섭은 속으로 집에 가면 피치카토에게 ABC초콜렛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가끔 제가 혼잣말을 그렇게 해요. 완전 미친놈같죠?"
"아니....."
"진짜 이건 부탁인데 진짜.. 제발 어디 가서 말하지 말아주세요. 혼잣말을 이렇게 하는 건 이상해보이잖아요."
"아니 그게 아니고."

대만이 쉼없이 나불거리는 태섭의 입을 손바닥으로 덮었다. 태섭은 흠칫 놀라며 눈을 굴려 대만을 올려다보았다. 대만의 표정에서 무엇도 읽을 수 없어 더 무서웠다. 왜 아무런 감정도 내비치지 않는 거야!

"분명 허밍....."
"뭐라는 거야!"

대만이 입술이 오므라들며 허밍이라는 말이 나오자마 태섭은 세차게 대만의 손을 뿌리치고 소리를 왁왁 지르며 팔을 휘저었다.

"이 사람도 이상한 사람이네. 저도 주변에 말 안할테니까 서로 입 다물죠? 갑니다."

그리고 휙 뒤를 돌아 최대한 침착한 척을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너무 부산하게 움직이면 찔린 사람처럼 보이니까 티가 난다. 그런데 그런 태섭의 등에 날카로운 말이 꽂힌다.

"네가 허밍 데이지야?'

우뚝 멈춰섰다. 목덜미와 등줄기를 타고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진다. 피치카토가 이마 쪽으로 기어와 작은 목소리로 어떡하냐며 쫑알거린다. 피치카토를 본 게 아니야. 나를. 나를 본 거였어. 어떻게? 나 진짜 주변 다 확인했다고!!!!!!!!!!!
태섭은 심호흡을 하곤 뒤를 돌아섰다. 대만은 아까 그 자리에 그대로 서있었다.

"헛 것을 보시네요."
"저 하늘에서 깜찍한 허밍 데이지가 소리도 내지 않고 사뿐 내려앉더니 변신해제라고 말하고 구두 밑창부터 빛이 나면서 촤르르하더니....."
"아악! 그만! 그마아안!"

태섭은 대만에게 달려들어 저 얄미운 입을 막았다. 진짜 다 봤잖아? 우당탕 소리를 내며 대만의 위로 넘어진 태섭이 씩씩거렸다. 대만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이다.

"나 분명 주변 다 확인했어요. 아무도 없었다고. cctv도 없고 있더라도 사각지대인 곳이야. 근데 당신은 어디서 나온 거냐고요."

태섭의 손에 입이 막혀 말을 할 수 없는 대만은 조용히 팔을 들어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리켰다. 그곳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일반쓰레기를 버리는 거대한 쓰레기통이었다. 쓰레기통 안에 있었다고? 진심? 왜? 그러고보니 이 인간한테서 구린내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다시 시선을 옮기다 대만과 눈이 마주쳤다. 화들짝 놀라며 입에서 손을 떼자 대만은 부드럽게 태섭을 밀어내며 몸을 일으켰다.

"웬 놈들하고 시비가 붙어서 피하려고 숨어있었어. 저거 안 쓰는 쓰레기통이라 여기저기 깨져있거든 그 틈으로 처음에 허ㅁ...."
"크흠!"
"....... 그래, 네가 오기에 뚜껑열고 나왔는데 네가 냅다 벼.... 풀어버렸잖아."

태섭은 양 손에 얼굴을 묻었다.

"지가 보여줘놓고."

대만의 마지막 한 마디가 쐐기를 박았다. 태섭은 그대로 울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어떤 생각이 들어 퍼뜩 고개를 들었다. 갑자기 눈을 부릅뜬 태섭에 대만이 놀라 움찔했다. 태섭은 대만은 신경쓰지도 않고 손으로 머리를 헤집어 피치카토를 꺼냈다.

"정체 들켰으니까 이제 못 하겠지? 나 그만둘래. 후임자 찾아."
"뭐?☆"

피치카토가 비명을 질렀다. 대만은 턱에 손을 얹으며 흥미롭게 작은 요정을 관찰했다.

"내 정체를 아는 사람이 생겼는데 계속 할 순 없잖아."
"어.. 하지만.....☆ 으으☆"

가여운 피치카토가 앓는 소리를 냈다. 그때 대만이 피치카토를 태섭의 손에서 낚아챘다.

"꺅!☆"
"피치!"
"피치? 이름이 피치야?"
"풀어줘요."
"그만두지 않아도 돼."
"뭐래! 안 그래도 은퇴하고 싶어 죽겠는데 잘 됐어."

대만이 고개를 저으면서 고갯짓에 맞춰 어 어 어 하며 피치카토를 뺏으려는 태섭의 손을 요리조리 피했다.

"피치라고 했나? 넌 태섭이가 계속 했으면 좋겠지?"
"야, 너 대답하지 마라!"
"헉☆ 응!☆"
"야!"
"오늘처럼 이런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단 말이야~"

대만이 손을 쫙 펴자 자유의 몸이 된 피차카토가 날아올라 대만의 등 뒤로 숨었다.

"오호라! 너 그럼 대만 선배랑 계약해라!"
"싫어!☆ 태서비가 조아!☆"
"아오 진짜."

대만은 태섭의 양 손목을 잡고 쭉 잡아당기며 태섭을 일으켰다. 태섭은 만세를 한 꼴로 사납게 대만과 피치카토를 노려보았다.

"나를 조수로 삼아. 히어로 코믹스같은 거 보면 사이드킥 있잖아. 그런 거. 네가 더이상 정체가 들키지 않게 내가 도와줄게."
"선배가 왜요?"

태섭이 날카로운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대만은 태섭의 손목을 놓아주었다.

"그럼 당장 뛰쳐나가서 허밍 데이지의 정체는 북산고 2학년 송태섭이라고 소리친다?"
"미쳤나."
"말하는 거 보게. 이래서야 누가 송태섭이 카나리아라고 불리는 그 귀여운 국민 요정, 국민 아이돌이나 마찬가지인 허밍 데이지라고 생각하겠어. 그리고 정체 들키면 변태취급받지 않을까?"
"그걸로 제 약점을 잡아 이용하려는 당신이야 말로 변태같네요. 암만 외쳐도 아무도 안 믿을테니 그렇게 외치고 다녀보던가요. 당신만 나를 변태라고 생각하겠지. 피치카토, 이리 와!"

호통치는 목소리에 피치카토는 대만의 어깨 위로 슬그머니 얼굴을 내밀었다. 태섭이 쓰읍하며 손바닥을 내밀었다. 그래도 피치카토가 요지부동이자 쿵쿵대며 걸어와 피치카토를 낚아채려고 했다. 그러자 대만이 그 손을 잡아 피치카토가 잡히는 것을 막았다.

"난 너 변태라고 생각 안 해."
"?"
"네 말대로 약점 잡으려는 거야."

대만이 씩 웃었다. 태섭은 어쩐지 엄청난 불안함을 느꼈다.

"날 네 사이드킥으로 삼아. 안 그러면 너 쫓아다니다가 너 변신하는 거나 변신 푸는 거 찍어서 인터넷에 올려버린다? 협박하려는 거 아니야. 진짜 너 도와주려는 거야. 믿어봐."

태섭은 팔짱을 끼고 뒤로 물러섰다.

"작년에 주먹질한 사이에 어떻게 믿으라는 거지."
"흠, 이렇게?"

대만이 태섭을 끌어당겨 콧망울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 태섭의 눈이 튀어나올 듯 커졌다. 피치카토가 쫙 핀 손을 눈에 가져다대며 소리를 질렀다.

"빛에 둘러싸여 변신이 풀리는 네 모습에 반했다고 해두지."

대만은 넋이 나가서 굳은 태섭을 그대로 두고 주머니에서 태섭의 폰을 꺼내 자신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수신된 걸 확인한 후 다시 주머니에 폰을 넣어 준 뒤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럼 잘 부탁한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대만은 골목길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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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간의 시간이 지나자 태섭의 주머니에 들어있는 폰에 진동이 울렸다. 그제야 태섭은 몸을 움직였다. 폰을 꺼내보니 대만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내 번호 저장해둬 그럼 내일 학교에서 보자]

태섭은 그대로 팔에 힘을 풀고 손을 떨어뜨렸다. 대만이 사라진 방향을 가만히 쳐다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피치카토가 옆에서 날아다니며 차라리 잘 됐다고 재잘거렸다. 내일이 두려워지는 순간은 처음이야.

"허허... 허허허..... 미친........"




슬램덩크 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