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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1 11:36
태섭이가 한나♡ 중인데 아라한테 연애상담 한답시고 넌 어떤남자랑 사귀고싶냐?? 물어봤단말임.
근데 아라가 곰곰히 생각 해보더니

"으으음... 일단 취미가 맞는사람이 좋겠지. 집도 가까우면 좋겠다! 등하교 같이할 수 있고, 주말에도 볼 수 있으니까~. 나이는 아무래도 연상이 낫지? 듬직한 매력이 있으니깐!! 운동도 잘했으면 좋겠다 큰오빠처럼~ 키 크고! 다정하고! 식성도 비슷하고! 이정도? 헤헤...너무 조건이 까다로운가...하긴 이런 사람이 어딨겠어~"

하는데...아무리 생각해도 한나랑 자기는 집도 안가깝고 취미공유.. 라고 하기엔 애매하고 연상도 아니고...키도 안크고...흑흑 망했다 싶어서 침울해진거임...
하루종일 침울해서 연습도 집중 못하고 한나만 바라보고있는데 정대만이 쓱 와서 무슨일 있어? 이럼.

태섭이 콩알눈 되서 아녕.....(흑흑) 하니까 대만이가 태섭이 앞에 한쪽무릎만 꿇은채로 앉아서 오늘 집 같이갈까? 가는길에 맛있는거 먹을까? 이러면서 유죄남짓 하니까 태섭이 깨달은거지.

아...! 이런거구나...!

대만이랑 태섭이 집도 가까워서 주말에도 심심하면 만나서 원온원하고 밤에도 불쑥 찾아오고, 입맛도 비슷해서 집가는길에 군것질도 자주하고, 같이 있으면 재밌고... 이것저것 따져보니까 진짜 완벽한 애인인거임. 아라가 말했던 이런사람이 어딨겠어 여기있지 된거임.

주말에 불러서 원온원 한판 하는중에 대만이가 슛 쏘니까 그 뒷모습 보다가 우리 사귈까요? 먼저 말하는 태섭이임.
근데 대만이 표정이 넌 무슨 그런말을 3점슛 쏘는데하니 표정임.

"엥, 왜지? 왜? 너 나 좋아했었냐? 한나가 좋다매."

"어...음.... 딱히 좋은 건 아니고, 정대만 선점권이 갖고싶은데요."

"그게뭔데...뭐야 무서워...나 뭐 잘못했냐?"

"아니!!!!! 들어봐요."

하면서 자기가 최근에 깨달은것들 말해줌.
당신이 송태섭 선점권을 갖는다는 것은... 저와 등하교를 함께 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뭐야 지금도 하고있잖아. 내가 달재랑만 등하교하고 라멘먹으러 다니고 주말에 원온원하면 어떨거같아요. 뭐야 서운해 진짜 그럴거야? 싫죠? 그쵸? 나도 싫어요.

그니까 서로에대한 독점권을 갖고싶다는거죠.

정대만 송태섭 결의 굳은 눈으로 보더니 끄덕..! 해줌.

이렇게 요상한 연애 시작했는데 딱히 달라지는 건 없음. 단지 태섭이는 헤헤 한나♡여전한데 부활끝나면 정대만 옷갈아입고 나올때까지 기다리면서 한나야잘가♡ 해주고 대만이 미적미적 나오면서 야 기다렸냐, 하면서 어께에 손 올리면 아니 저도 방금나왔어요 하면서 둘이 시덥잖은 웃긴얘기 하면서 걸어가는 것 뿐임.

정대만도 별로 안다름. 단지 옛날에는 고백받으면 엇나 농구에 집중하고싶어서..!미안! 진짜로 너가 싫은게 아니고!웅앵웅 이랬는데 지금은 그냥 나 사귀는사람있어~ 로 끝냄. 그러고 매점에서 빵 하나 사서 쉬는시간에 태섭이 교실가는거임.

송태섭있냐? 지금 자요.

2학년 교실 냅다 들어가서 태섭이 자는데 옆에서 머리 쓰담쓰담 하면서
"태섭아, 자?" 소곤소곤 말하면 태섭이 자다가 정대만 목소리에 "엉..." 하겠지,
그럼 "ㅋㅋ잘자.일어나면 빵 먹어. 도시락 뺏어먹어서 미안해-." 또 귓속말로 소곤소곤. 슬슬 짜증난 태섭이가 "아 괜찮으니까 가라고~" 하면 책상서랍에 빵 넣어두고 지 교실 가는거임.

이렇게 사귀는건지 아닌지 애매하게 일상보내는데 어느날 대만이가 주말에 농구하고 밥먹자했더니 태섭이가 아 저 주말에 약속있어요. 하겠지.

"나 송태섭 독점권 있는남잔데."

"진짜 죄송요. 대신 오늘 끝나고 가는길에 편의점가요 저 먹고싶은거 생겼거든요."

하길래 그냥 ㅇㅋ 하고 맛난거 먹고 태섭이 집 데려다 주고 잘 헤어짐. 근데 문제의 주말에 가족들이랑 밥먹으러 나왔다가 태섭이가 웬... 여자애랑 팔짱끼고 쇼핑하는걸 발견해버린거지.

여자애가 송태섭한테 막 앵기는데 피하긴 커녕 머리도 쓰다듬어주고, 웃어도주네? 둘이 엄청 친해보이니까 질투나는 정대만임.
아니 우리 사귀잖아.
내 절반을 줄게, 네 절반을 주라. 같은 말로 나한테 사귀자고 해놓고 이럴수가 있어? 난 바람핀 적도 없는데 생각해보니까 얘는 한나도 따라다니고 이제는 다른여자랑 데이트까지하네??
근데 가족들 다 같이 있으니까 차마 가서 아는척은 못하고 쒸익 거리면서 집에 돌아와선 끙끙앓다가 밤 늦게 태섭이한테 전화함.

"뭐야 선배 미쳤어요? 가족들 다 깨겠네... 왜요?"

"지금 바로 하늘놀이터로 나와. 올때까지 기다린다."

이러고 뚝 끊어.

...오늘 아라한테 하루종일 끌려서 쇼핑다니느라 진 다빠진 넘버원포가, 머리올리지도 않고 슬리퍼 직직 끌면서 집앞놀이터로 가니까 정대만이 힘없이 그네 타고있음.

말 없이 옆에 가서 같이 그네 탔더니 이번엔 벌떡 일어나서 태섭이가 타던 그네를 확 잡아서 멈추고 앞에 우뚝 섬.

"아 뭔데요, 추우니까 빨리 말해요."

"나, 니 남자친구지."

"뭐 일단 그렇죠...?"

"이것저것 할 수 있는 권리도 있는거지."

"폭력은 빼고요."

피곤해서 뚱하게 쳐다보고있는데 갑자기 입술에 말랑한게 닿았다 떨어짐... 태섭이 눈 땡그랗게 뜨고 정대만 올려다보는데 빨개진 얼굴로 한마디 하는거임.

"독점권 제대로 쓰고싶으니까......"

"엥....?"

"....나만 좋아해주라."

이 말을 하는 정대만의 등에 달빛 비춰지면서 얼굴에 그림자 지는데 새삼 잘생겨서 넋놓는 송태섭임.
맞네 이 선배 진짜 잘생겼었지.... 왜 여자친구 안만들지...? 싶어. 지때문인줄도 모르고.

"...알았어요, 나도 좋아해."

이제 들어가요 춥다. 어엉 미안하다 너무 늦었지. 괜찮아요 엄마몰래 나온거라ㅋㅋ.

들어갈라는데 정대만이 태섭이 잡아서 돌림.
둘 사이에 묘한기류 흐르는 와중에 대만이가 혹시... 한번 더 할래? 이럼.

그뒤로도 둘이 별로 달라지진 않음. 등하교 같이하면서 시덥잖은얘기 하고, 주말에 심심하면 만나서 농구하거나 영화보고 밥먹고, 게임장 가서 내기하다가 싸움나고, 태섭이는 여전히 한나♡ 인데 키스는 대만이랑만 할듯.
누가 니네 사귀냐고 물어보면 엉,그렇다함. 근데 서로 사랑하냐고 물어보면 얼굴 붉히면서 그런거 아니라함...
아닌건 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