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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31 22:08
클리셰 돋게 어렸을 때 만난 태자 대만이 첫사랑이었던 송태섭...정략혼쯤으로 황궁에 오면서 그래도 첫사랑이랑 혼인하는 거니 살짝 기대하는데 와서 본 대만이는 그때 본 상냥함이라고는 1도 없이 거친 롱게대만인 거 원래 왕위와는 거리가 먼 대만이었는데 어쩌다 일이 꼬여서 왕위싸움에 뛰어들게 되고...황궁암투 겪으면서 흑화해버린

그래도 첫사랑인 것도 있고 롱게대만이 가끔씩 보여주던 상처가 맘에 걸려서 구르고 구르면서도 떠나지 못하던 차에 임신한 거 알게 되어버린 태서비

대만이 암투에 질릴 대로 질려버려서 자식 따위 안 만들겠다고 공언하던 차였고... 임신한 거 안 태섭이 자기는 괜찮았지만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대만이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어서 결국 임신튀했음 좋겠다

다만 태섭이가 몰랐던 건 대만이가 그렇게 태섭이를 굴리면서도 떠나지 않고 자기를 무서워하거나 이용하려 하지 않는 태섭이에게 점점 감기고 있었단 거고

태섭이가 떠났다는 거 알고 왜? 이제 와서?? 하고 패닉하고 광공 버튼 눌리려던 찰나에 태섭이가 임신했던 증거를 찾았으면 좋겠다 그걸 알게 된 순간 대만이의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생각은 다시 왜? 였을 거임. 왜 도망갔지. 너와 네 아이라면......사랑스러울텐데.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생각하다가 느리게 깨닫는 거임. 아, 나 아이는 싫다고 했었지. 분명히 그랬을텐데. 송태섭과의 아이는 사랑스러울 것 같아서, 아이와, 아이를 품에 안고 웃을 송태섭이 미치도록 사랑스러울 것 같아서.......

나, 너를 사랑했구나.

너를 사랑하고 있구나...



감정 자각하고 태섭이 미친듯이 찾기 시작하다가태자 때 만났던 귀여운 아이, 얼굴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서로 볼을 붉히면서 풋풋한 첫사랑을 나눴던 아이가 사실 송태섭이었다는 증거가 나와버리면 이제 후회공으로도 각성하는 거임...설명충 실화냐

아무튼 몇 년 뒤에 태섭이 결국 들켜서 의연한 척하면서도 덜덜 떨리는 손으로 젖먹이 등 도닥여주면서 군사들에게 끌려오는데 뭔가 이상할 거임

끌려온다기에는 군사들의 손길이 너무 정중함. 몸둘 바를 모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 마치 태섭을 해하면 자기들의 목이 날아가기라도 할 듯이...

정중한 손길로 이끌려 온 곳은 감옥이 아니라 황궁 뒤편의 작은 정자임. 거기에 대만이 앉아 있어. 태섭이가 정원에 들어왔을 때부터 태섭이를 뚫어져라 바라보며, 울 것 같은 얼굴로.

처음 보는 표정이지만 분명히 익숙한 얼굴이야. 아이를 낳고서도 꿈에 몇 번 나왔던 얼굴인데...뭔가 다름.

대만의 머리카락이 짧게 깎여있었던 거임. 옥체를 조금이라도 상하게 하면 그 사람은 역적 취급받아 삼대가 멸문할텐데. 태섭의 경악하는 얼굴에 대만이 조금 웃었음.

그렇게 놀라는 걸 보니 효과가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자기가 직접 머리터럭을 잘랐다고 대만은 말했음. 칼로 숭덩숭덩 잘라놓으니 꽉막힌 신하들도 결국에는 머리를 다듬는 걸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왜...?

마치 자신을 위해 머리를 잘랐다는 듯한 대만의 말에 태섭은 한 마디밖에 뱉을 수 없었음. 대만은 쓴웃음을 지은 채 태섭의 뺨을 살살 쓸었음. 매번 태섭의 뺨을 세게 후려치기만 하던 손길이 지금은 봄바람보다 부드러웠음.



...그때와 닮은 모습을 하면 네가 조금이라도 불쌍히 여겨주지 않을까 싶어서.



내가 죽일놈의 새끼인 거 알아. 그래도, 그래도 한 번만 다시 사랑해주면 안될까. 송태섭. 태섭아. 이번에는 정말 잘할게. 무엇보다 귀하게 여길게....



하얗게 질린 태섭의 뺨을 쓸던 대만의 눈가에서 결국 눈물이 흘렀음.






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