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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8 14:49
인터하이 후로 연애한 지 일 년 정도 됐을 때쯤

둘이 걍 걸어가다가 번화가 중심로 끄트머리에 작은 의자 깔고 '타로/손금/사주 봅니다' 하고 카드보드지에 보드마카로 휘갈겨 적은 표지판 보고 이명헌이 저거 궁금하다뿅 이래서 보러 감. 송태섭은 이런 거 관심도 없고 잘 안 믿는데 이명헌이 자꾸 연애운 보자뿅 우리는 운명뿅 ㅇㅈㄹ해서 한숨 쉬고 장단 맞춰 주겠지.

근데 딱 자리 앉고 연애운 봐주세요 하자마자 점쟁이가 송태섭 보더니 '너는 물을 조심해야 해.' 라고 말하는 거. 태섭이는 좀 놀라서 '아... 뭐, 네...' 하고 대답하다가 '어라 근데 이거 연애운 아니었나?' 고민함.

그리고 그 순간 이명헌 머리 팽팽 돌아갔으면 좋겠다. 명헌이 뇌속에 떠오르는 두 가지 생각: 1. 송태섭 과거에 물 관련된 무언가가 있다, 2. 송태섭이랑 결혼해야겠다.

송태섭이 들으면 '아니, 2번은 존나 왜요?????' 하고 반응하겠지만ㅋㅋㅋ 나름 명헌은 명헌만의 논리가 있었음. 송태섭의 연애운에서 물을 조심하래. 근데 이명헌 이름엔 삼수변이 들어감. 그것도 두 개나. 이명헌은 저 말을 듣자마자 깨달았겠지. 나를 조심하라는 거구나. 근데 이름에 삼수변을 어떻게 없애 >> 결혼해서 미야기 가로 입적하면 가능!

그래서 송태섭은 걍 오 돌팔이는 아닌가 보네, 하고 복채 주섬주섬 챙기고 있을 때 옆에서 연애 1년 차에 결혼 계획까지 다 세우고 있는 이명헌이 보고 싶음ㅋㅋㅋ




근데 이명헌이 잠시 잊고 있던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삼수변이 포함된, 그러니까 물이 들어간 이름은 이명헌 말고도 꽤 있다는 것이었지. 예를 들면... 송태섭보다 먼저 미국에 보낸 제 후배라든가.

[형, 저 송태섭이랑 룸쉐어해요.]

수화기 너머로 전해지는 호전적인 목소리에 평화롭던 제 연애 전선에 빨간불 들어오고 그제야 아차 싶어하는 이명헌이 보고 싶다.




약우성태섭 사와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