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웅이 구단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있는데 어이없는 표정으로 들어온 동료 선수 중 하나가 헤이 서 밖에 어떤 꼬마가 너 기다리고 있더라 하면서 들어오겠지 꼬마? 의아해서 묻는 태웅에게 장난기 담은 얼굴로 웃으면서 사실 kid는 아니고 틴에이저 같긴 해 아시안들은 나이 구별이 어렵다니까 웃겠지 태웅인 팬인가? 싶었겠지 국내 최초 NBA 선발로 선 태웅이니까 국뽕 타서 두유노서태웅? 이럴 정도의 밈이 생긴 국민영웅이거든 물론 본인은 그런 밈에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해서 팬인가? 대충 운동도 끝났겠다 나가서 싸인이라도 해주려고 했는데 동료가 말리겠지 워우 헤이 나가지 마 느낌이 이상해 그냥 가드 불러 스토커 같냐니까 거기까진 아닌 거 같은데 아무튼 팬은 아니야 표정에 설렘 이런 거 하나도 없었다고 별로 기분 좋아 보이지도 않고 태웅이 그런 것에 겁먹거나 그런 성격은 아닌데 아무래도 미국은 정병들이 어나더 레벨이고 자기도 몇 번 데이다 보니까 가드한테 연락하겠지 부르기 잘했다 싶게 2미터를 넘는 엔비에이 선수를 지키는 가드니 덩치가 산만한데 그 어깨 위로 비쭉 나와 있는 검은 정수리에 뭐 조심해서 나쁠 건 없지... 가는데 가드를 밀치려 애쓰는 목소리로 저기 서태웅 선수! 서태웅씨! 잠깐만요! 익숙한 언어로 계속 불러 제정신은 아닌 게 맞군... 먹금하며 차키를 딸깍이며 주차된 차를 찾는데 야 여우새끼야 들리면서 무시하지마 해서 멈칫한 태웅이었어 여우..... 너무 들어본지 오래된 호칭에 태웅인 가드를 물렸어 너...? 소년은 뻐근한 목을 살살 돌리면서 태웅일 빤히 응시하겠지 아이가 입은 저지의 가슴팍 프린팅엔 센도 라고 적혀 있어서 조금, 아니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씁쓸해서 걱정하는 가드한테 괜찮아 내가 처리한다고 차에 타라고 하겠지



태웅이 운전하는 차는 미끄럽게 교외를 빠져나갔지 여긴 어떻게 왔냐 일상적으로 묻는 태웅에게 학교에서 연수 왔어요 잠깐 자유시간이라 나왔구요 역시 능남인가.. 뭐 농구 얘기 끝나니까 할 말도 없어서 차 안은 오래된 프린스 노래만 가득해서 애가 픽 비웃으면서 이 노래 아직도 들어요? 그러는 거 있지 네가 이 노래를 어떻게 아냐니까 엄마가 가끔 들었어요 해서 심장이 울렁거리는 태웅이였어 ...강백호 너 이런 식으로 몇 년만에 사람 흔드는 게 어디있어.... 나 버리고 그놈이랑 결혼했으면서...



열여섯 살의 서태웅을 지배한 게 있다면 농구, 조던, 프린스 그리고 강백호 네가 감히 소연이를 거절해? 얼얼했던 박치기로 시작했던 이상한 관계 그러나 태웅은 곧 새빨간 머리의 소녀에게 인생이 뒤 흔들렸으니 그 박치기는 자연재해나 다름없었다고 보는 게 맞겠다 강백호.. 강백호... 내가 조금만 기다리라고 했던 것도 못 참고 홀랑 결혼을 해버려.. 그것도 윤대협이랑... 너무 화가 나서 국내 소식엔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누가 백호 언급만 해도 안 들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자기도 덤덤해진 건지 꼴도 보기 싫은 윤대협과 강백호의 결실에게 주스? 꼬마니까 우유? 제법 어른처럼 굴 수도 있었지 그러나 애는 됐어요, 하며 권하지도 않았는데 누구 아들인거 티 나게 뻔뻔하게 푹신한 소파에 앉아 여태 태웅이가 이룩한 걸 천천히 훑어보겠지 수영장도 딸린 넓은 대 저택.. 브랜드 가구, 비싼 가전제품 그리고 주문 제작한 장 안에 가득한 엔비에이 수상내역 등등 그러더니 대뜸 하는 말이 이거 깨도 돼요? 해서 이 녀석 뭔 개소리하나 네 아빠한테 청구한다 하니까 해요 하세요 시발 누구는 당신 때문에 인생 망했는데 해서 어? 순간 멍해지는데 저 잘 봐요 제가 윤대협이랑 닮았어요? 아이가 다가오는데 머리를 얻어 맞은 것 같은 태웅이었어



미국 유학 전날 야 여우 미국은 피똥 싸게 죽어라 농구해도 nba 문턱에도 못 갈 수도 있다는게 사실이냐? 묻는 백호에게 응 덤덤하게 말했던 태웅이었지 속으론 자기도 엄청 긴장했으면서 열여섯 살의 소년은 애인 앞에서 멋있게만 보이고 싶었지 그래도 난 해낼 거야 하는 태웅에게 씩 웃으면서 그래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지 이 천재 남자친구다 너 성공 못하면 버릴 거다 크하하 웃는 백호에게 뭘 버려 조금만 기다려 너도 미국으로 데려올 거야 화르르 열이 오른 태웅에게 알았어, 일단 신경 쓰지 말고 농구나 열심히 해~ 라고 웃으며 안아줬던 너의 마지막 표정이 어땠더라.... 임신했었어..? 그것도 모르고.... 왜 말 안했을까... 충격에 허우적대는 태웅에게 아이는 됐어요 만약 임신한 거 알았어도 어떻게 하려고 했는데요? 뭐 저는 아마 세상 빛 못 봤겠죠?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데 정곡을 찔린 것 같은 태웅이었어 그때도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지 서태웅에게 농구>가족이라면 강백호에겐 농구<=가족이라는 걸... 있잖아 여우 우리 엄마도 아빠도 형제도 친척도 없어서 둘이 결혼할 때 애를 많이 갖기로 다짐했었대 뭐 세상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이렇게 됐지만 나도 그러고 싶어 난 꼭 현모양처슈스천재농구선수엄마 될거다 그때도 느꼈지만 진짜 말이 안 돼는 소리잖아 네 소식 들은 적이 없어 윤대협은 가끔 nba에 진출한다 뭐라 이런 식으로 알음알음 귀에 들어왔는데... 태웅이 겨우 말 할 수 있었던 건 윤대협이 잘해 줬냐고 묻는 것뿐이었지 그 애는 이를 악물었어 정말 좋은 아빠이자 남편이었어요 얼마나 엄마를 아꼈는지 힘든 일 한번 안 시키고 육아에만 전념하게 해줬으니깐요 빈정거리며 일어나는 아이였지 택시 불렀어요 갈게요 엄마가 자기 미래까지 포기하게 만들었던 사람 얼굴 한번 직접 봤으니까 됐어요 하는데 태웅인 이렇게 아이를 보낼 수가 없었어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지.... 내 아들이랑 강백호,, 그러나 소년은 차갑게 문을 나섰지




성공하니까 여유가 생겨요?
어쩌죠 근데 이미 늦었는데 저 말고도 동생이 좀 있거든요 엄마가 그 애들을 두고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가 그러다라구요 코트를 떠나서 살 수 없는 사람이 있다고 그 중 하나가 엄마였는데.. 그런거 보면 아빠가 대단해 그래서 아빠도 싫은데 당신은 더 싫어요
찾아오지 마요 엄마는 나 여기 온 것도 몰라 내가 알고 있는 것도 모르니까
제발 흔들지 마요 부탁이니까 엄마 겨우겨우 살고 있단 말야....










루하나 센하나 대협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