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5151695
view 2697
2023.05.28 04:24
8ca37a95ed93fbc80e47f466066e46a6.jpg
간증 내지 주접 겸해서 끄적여봄

내게 정우성은 존나최악끔찍 압도적인 생태계 파괴자고 이명헌이 바로 그 생태계임
'정우성의 농구'에 압도당해서 산왕공업 농구부가 원맨팀이 되는 일이 없도록 필사적으로 균형을 맞추는 게 '이명헌의 산왕'이라는 생각

갤에서 본 다른 캐해 중에 나붕이 좋못사하는게 신 정우성과 사제 이명헌, 그리고 모신 이명헌과 모신을 정복한 아들 정우성 이런거임 이런 분위기 정말 좋아함ㅜㅜ 그 정우성을 감당할 수 있는 건 오직 이명헌 뿐이라는 느낌이 있음

새벽이니까 그냥 손가는대로 풀게..
'산왕의 이명헌' 나아가서 '이명헌의 산왕'이라는 말이 슬덩판에 종종 나옴
근데 산왕의 정우성이라는 말은 글쎄다 싶게 안 나옴... 정우성은 산왕이라는 뿌리가 필요 없이 그 자체로 존재감이 있음

정우성... 입학해서 주전으로 발탁됐지만 백여명의 유망주들이 바라는 그 자리를 차지하고도 '고교 농구에서 할 수 있는 것'을 일찍이 모두 즐긴 후 미련없이 산왕을 두고 떠나감. 산왕에서 졸업장을 받을 필요가 없는 존재인 거임
그러면서도 산왕에서 누릴 것은 다 누렸음... 스카웃으로 입학해서 최고의 대우를 받고, 이명헌과 신현철이라는 전국급 선수의 친애와 케어를 받고, 다른 곳에서는 불가능한 최상위 수준의 즐거운 농구를 쭉쭉 뽑아먹음... 근데 정우성은 산왕에서 잠깐 재학하는 것 그 이상의 어떤 기여를 더 해줄 필요가 없음. 정우성이 2학년 때 떠나면 산왕 전력의 코어가 휘청일텐데 산왕도 감히 정우성보고 남으라고 요구하지 않음. 그냥 그런 존재이심

이제 이명헌...
이명헌은 반대로 태생이 산왕에 뿌리박고 있음
산왕의 역사, 공간성, 기풍을 인간으로 빚어 물화한다면 이명헌일 거임
이노우에가 캐릭터 짤 때도 산왕 그 자체를 빚어내려고 노력했다고 생각함. 산왕의 경기 방식이 곧 이명헌의 경기력... 20점으로 투지를 꺾고 / 상대를 좌절시키는... 영리함 냉정함 이타성... 이런건 갤에서도 이미 이야기 개많이나옴
개인적으로 어떤 순결하고 충실한 이미지의 조응성도 좋더라
눈이 펄펄 내리는 고요한 아키타 산밑 => 흰 농구복을 입고 머리를 짧게 깎고 농구하는 사내애

아무튼 이명헌=산왕을 전제한다면 정우성이 동치되는 건 뭐냐... 하면 하나도 안 놀랍게도 존나 '농구'겠지 싶음

정우성의 농구, 농구의 정우성
산왕을 빚어내서 이명헌을 만든 것처럼 슬램덩크에서 지향하는 젊고 건실하고 즐거운 농구, 패기와 상승욕구가 어린 활기찬 농구를 인간으로 빚어내면 그게 정우성이라고 생각함

정우성의 농구 / 이명헌의 산왕 이 대구가 어떻게 균형이 맞는지 이야기를 좀 더 해보겠음

산왕은 사실 농구라는 카테고리 하위의 공간이므로 농구신께서 강림 좀 하겠다 받들어라... 하면 산왕이 기꺼이 농구신 품어야함. 근데 까딱하면 이 압도적인 농구의 아우라에 산왕이 잡아먹힘ㅜ
산왕은 영리하고 냉정하되 이타적인 팀플레이를 지향하니까 원맨팀일 수가 없음. 원맨팀인 산왕은 더 이상 모두가 타도하고 싶은 전설적 최강자로서의 산왕이 못 되고, 그 선수가 졸업할 때까지만 강한 일반 강호교가 되어 정체성을 상실함
슬램덩크에서 어디가 명확히 원맨팀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특정 선수의 기량에 크게 의존하는 학교들은 전국대회 진출 전에 카나가와 선에서 이미 엿볼 수 있었음

근데 정우성이 실컷 활약하게 하고도 원맨팀 소리를 듣지 않을 고교팀... 이건 진짜 존나게 어려운 일이야... 그래서 산왕이 자기 정체성의 보존을 위해서 정우성과 균형을 맞추고, 자기 생태계를 지켜내기 위해 엑기스처럼 길러낸 방어기제ㅜ그게 이명헌이라고 본다 성골 주장 겸 포가

얘가 설계한 '이명헌의 산왕'이 필사적으로 '정우성의 농구'와 균형을 맞춰냄

추상적인 걸 물화해서 먹는걸 정말 좋아하는데.. 진심 '산왕'이라는 역사-공간-기풍에 어떤 자아가 있다면, 후대에 입학할 압도적인 스타성에 자신이 파괴당하지 않기 위해서 타고나길 체질이 부합하는 이명헌이라는 선수에게 그의 1학년 시절부터 크게 안배를 걸었으리라고 믿음

이명헌은 3년 내내 주전으로 뛰며 산왕에 애정과 자부심을 기르고 본인도 산왕의 정수로 여물어 갈거임. 농놀 초반에 확 떴던 동인 설정으로 군기 철폐... 농구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형성. 인터하이에 맞춰서 한껏 끌어올린 실력과 전략. 운동부면서 목깃까지 가쿠란을 잠가 입는 건강한 기강. 현 산왕 재학생 중 누구보다 먼저 주전으로 발탁되어 윗윗기수 선배들과도 뛰어본 경험으로 역사성을 짙게 계승한 혈맥... 이런 이명헌이 가꿔낸 이 '이명헌의 산왕'의 경기력, 그의 언셀피쉬함에 기반한 플레이 방식이 '정우성의 농구'와 균형을 맞춰냄

이러니까 농구 - 정우성 - 이명헌 - 산왕 이 일련의 선형 관계를 물화해서 먹는게 진짜 맛있지...
산왕의 정신이 은빛 여우로 뿅 하고 강림해서 이명헌 수호신으로 뒤에 둥둥 떠다니는 생각... 그러다가 황금빛의 농구신 아우라를 훌훌 휘감고 나타난 정우성... 이딴 생각 존나 한다...

그뭔씹 판타지 기운 빼고 현실적으로 정우성이 생태계 파괴자인 이유
길게 말할 것도 없는게 정우성의 미국행으로 인해서 이명헌 다음 주장을 자기 2학년 인터하이에서 1초도 못 뛰어본 선수가 물려받아야 하는거ㅠ 이거 생각할 때마다 존나 한숨나오는거 나뿐이냐
성골 이명헌 대에 깨진 무패가도... 다시 수복해야 할 자리... 근데 그 부담을 물려받을 애가 정우성에 가려 각광을 훨씬 덜 받은 후배야... 인터하이 뛰어본 경력도 없음... 내가 도진우감독/산왕교우회장/이명헌이면 진짜 심란할 거 같애

산왕 OB들이 정우성을 어떻게 생각할지도 정말 궁금함. 졸업장이 없어도 잘되면 우리 후배 느바 스타 우성님 이런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근접기수들의 생각이 궁금... 이명헌을 싹싹 갈고닦고 가르치고 혼내고 쓰다듬고 보듬어서 '이명헌의 산왕'이라는 말이 자기들 졸업 후에 실현되도록 뒷받침했을 최소 2년간의 선배들은 분명 정우성을 인지했을 거임. 선후배 커뮤니티가 잘 형성된 학교인 데다가 졸업하고 몇년 간은 대강 얼굴과 이름을 아는 후배들... 모교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있을텐데 걔네 눈에 정우성이 어떻게 보였을까
농구하는 선수로서 정우성의 기량을 알아볼 안목이 있으니 무서울 거고... 산왕을 사랑하는 입장에서 또 오싹할 거고... 이명헌이랑 친분이 있다면 아 명헌이 존나 마음 복잡하겠네 싶겠지 머...

(((걍 개붕적인 생각))) 사실 정우성이 산왕에 있었어도 쉬이 주장을 했으리라는 생각은 안 듦
산왕에 포함되는 존재가 아니시기 때문에 위에서 말한 산왕의 정체성 측면에서 각이 잘 안 나옴
그래서 더욱... 산왕에 마냥 동화되지 않으면서도 산왕에서 핵, 메인, 센터가 되어 산왕을 헤집어놓고... 심지어 훌훌 떠난다는 점에서 존나 최악 끔찍 생태계 파괴자인거ㅜ 우성이라는 소년 자체는 그냥 즐겁게 자기 농구를 할 뿐인데도 후..

정우성.. 정우성 아아아ㅏ...하.. 정우성..ㅠ

마지막으로 우성명헌 개맛있는 이유 짧은 필버..
생태계 파괴자 정우성을 빠듯하게나마 품고 감당할 수 있는건 이명헌밖에 없다고ㅠ
정우성은 사근사근하고 부드럽고 낭창하고 매끈하게 잘생긴 에이스 소년이야...
반대로 이명헌은 딱뚝콱하고 무표정하고 근육 두껍고 가차없는 주장 선배야...
근데 이명헌이 생태계, 모신, 마망, 신관, 가이드고 정우성이 파괴자, 폭군, 어머니를 원하는 아들, 신, 센티넬

이거 어떻게 안먹음
지옥에서 올라온 고정충에게 내린 은총 >우성명헌<이다



분석 캐해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