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5044411
view 1663
2023.05.27 21:12

우성이 보기보다 훨씬 쑥맥이라 자기 마음 자각하고 명헌이한테 관심 가지는 순간... 막 갑자기 우다다 자기 사랑 쏟기보다 되게 간질간질 두드릴 거 같음 ㅠ

급식실 예로 들면 농구부 애들 훈련 끝나고 다같이 느지막이 밥 먹는데
명헌이가 자기 좋아하는 반찬 나와서 뿅뿅 거리면서 노래 조용히 흥얼거리면
남들은 다 그러려니 하는데 우성이만 무슨 노래예요? 하고 다정하게 물어볼 거 같음...
명헌인 우성이가 진짜 노래가 궁금해서 그런가보다 하고 제목 가수 다 제대로 대답해주는데
아무리 유행하는 노래, 가수 이름 말해도 우성인 전혀 아는 기색 없음 ㅠ 당연함 애초에 얘는 평소 가요에 관심도 없다 형이 흥얼거리는 거 아니면...
그 후에도 형이 좋아하는 가수예요? 형 그 노래 좋아해요? 하고 물어오는 우성이... 가끔은 명헌이가 아무렇게나 흥얼거리는 소리에도 반응해서 서로 잠깐 민망해지는 순간도 있을듯...
명헌이 주장이라 누구 만난다고 남들보다 늦게 급식실 올 때 있는데
그럴때도 동아리 애들만 남아 텅텅 빈 급식실에 굳이굳이 자기 옆자리 비워놓고 여기 주장 자리라고 맡아둠. 그러면서 본인은 뭐 생색 한 번 안 냄. 형 오면 당연한 듯이 자기 옆자리에 올려둔 저지 치우고 형 여기요 하고 부름. 명헌이도 어느 순간 그게 당연해져서 혼자 늦게 올 때면 우성이 뒤통수부터 찾는다.
우성이 진작 다 먹어놓고 늦게 온 명헌이한테 이런 말 저런 말 다 하면서 형 다 먹을 때까지 재잘거리고 같이 나감. 처음엔 형들이 정우성 보고 다 먹었으면 가자고 불렀는데 이젠 부르지도 않음. 가자고 하면 따라오긴 하는데 넘 티나게 시무룩해서 자기들이 죄지은 기분이라ㅋㅋ

훈련할 때는 둘다 훈련에 빡 집중하는데 중간에 쉬는 시간 나면 우성이 무조건 형 옆에 있음. 그러면서 그 기회에 사적으로 치대면 될 텐데 우성인 그러지도 않음. 명헌이형 또는 주장 하고 조심스레 부르면서 막상 농구 관련 질문만 할 거 같아. 방금 3쿼터에 골밑에서 한 패스 있잖아요, 네, 네 그거... 각도가 이랬는데... 하면서. 사실 우성이도 사적인 얘기 하고 싶은데 그러면 아무리 쉬는 시간이라도 연습 중에 가벼운 태도 보인다고 형이 싫어할까봐... 우성인 형이 농구 잘하는 자신을 좋아한다는 걸 잘 알아서 농구 관련해선 빠릿한 태도 고수하려고 함.
명헌이도 처음엔 쉬는 시간에 농구 얘기만 하는 우성이 보고 기특하다, 대단하다 생각하는데... 급식실에선 제 옆에서 잘 쫑알거리던 애가 그러니까 어느 순간 괴리감 느낄 듯. 연습 시간이라고 내숭부리나? 겉멋인가? 싶고 ㅋㅋ 그래서 어느 날은 자기가 쉬는 시간에 먼저 우성이한테 가서 사적인 얘기 해서 떠보는데 그 연습할 땐 목석같던 애가 별 얘기도 안 했는데, 그냥 명헌이가 먼저 말 건 것뿐인데 막 팔까지 안절부절 하면서 말도 좀 더듬고 티나게 뚝딱거리는 거 보고... 그제야 명헌이도 우성이 하는 짓에 간질간질해질듯. 

저러다 명헌이가 결국 못 참고 너 나 좋아하냐 직구로 던지면.. 우성이 세상 심각한 얼굴로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 형 옆에 계속 있을 수 있어요?" 하고 되물을듯. 우성인 형이랑 급식실에서 얘기 나누고 훈련 중에 얘기 나누는 걸로도 좋은데, 자기가 좋아한다는 걸 들키면 형이 그것마저 허락 안 해줄까봐... 내 마음은 중요치 않고 형이 편한 방향으로 하라고... "그걸로 할래요..." 하고 수동적으로 나옴. 농구할 땐 세상 자신감 넘치는 애가 자기보다 고작 한 살 많은 형 앞에서 넙쭉 엎드린 꼴... 입 삐죽 나오고 당장이라도 울 것처럼 눈 내리까는 애 보고 형이 뭘 어쩜... 너는 나한테 이런 것도 해도 된다고 몸소 보여주기 위해 그 튀어나온 입을 입으로 달래줘야지...



슬램덩크
94一生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