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침착하게 허벅지를 세게 꼬집어 보는데 겁나 아픔... 꿈이 아니었음 또 심호흡 한번 하고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하겠지 바로 옆방에 부원들 줄줄이 있는데 거기까지 혼자 갈수가 없어서 목 한번 가다듬고 신현철!!!!!!!!!!!!!!!!!!!!!!!!!!!!!!!!!!!! 성구야!!!!!!!!!!!!!!!!!!!!!!!!!!!!!! 김낙수!!!!!!!!!!!!!!!!!!!!!!!!!!!!!! 동오야!!!!!!!!!!!!!!!!!!!!!!!!!!!!!!!!!!!!!!!!!! 하고 아무나 한명만 걸리라는 생각으로 소리 지르는 이명헌. 바로 옆방에서 시끄러워!!!!!!!!!!!!!!!!!! 하는 목소리 들려서 이리와봐!!!!!!!!!!!!!!!!!! 빨리!!!!!!!!!!!!!!!!!! 진짜 나 급해!!!!!!!!!!!!!!!!!!!!!!!! 장난 아냐!!!!!!!!!!!!!!!!!!!!!!!! 하고 소리 지르는데 뭐라 대답하기 전에 이미 문 열고 들어온 사람... 누구야??? 말해봐. 목소리 들려줘. 누구야??? 하고 물어보는 이명헌이랑 무슨일이야??? 하고 들어온 최동오 목소리... 온 기숙사 다 깨우려고 작정했냐 명헌아 하는 현철이 목소리... 나 앞이 안 보여 도감독님한테 연락 좀 해줘 하는 말에 애들 다 명헌이가 아침부터 개헛소리한다고 생각할듯ㅋㅋㅋ큐ㅠㅠㅠㅠ 이새끼 아침운동 가기 싫다고 연기하는거 보라면서ㅋㅋㅋ큐ㅠㅠㅠㅠ 다들 긴가민가하면서 일단 일으켜주는데 명헌이가 화장실 가고싶다고 데려다달라고 했을때 이새끼 장난 맞다니까?????? 또 한번 의심하고ㅋㅋㅋㅋㅋ 근데 도감독님까지 불렀는데 연기일리가 없잖음ㅠㅠ 성구가 대신 아침훈련 지도하고 도감독이랑 현철이까지 같이 병원 가는 명헌이 보고싶다.


이런저런 검사하느라 하루종일 병원에 있었는데 눈 안보이는게 이렇게까지 사람 진빠지는 일이구나 싶을듯.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는데 현철이 붙잡고있는 손에 힘 들어가있고 땀도 계속 나서 검사 결과 기다리는 동안 아무말 없이 그냥 손만 더 잡아주는 현철이... 결과는 다행히 무슨 바이러스 어쩌구 감염 어쩌구 일주일정도 지나면 다시 돌아올거라고 그동안 푹 쉬고 최대한 스트레스 안 받게 지내라는 말이겠지. 그제서야 슬쩍 웃으면서 다행이다뿅....... 하는 이명헌... 선생님이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명헌아? 하는 도감독이랑 성구한테 괜찮대 걱정마라 하고 문자 보내놓는 신현철...


아무튼 뭐가 보고싶었냐면 앞이 안 보이니까 훈련이고 뭐고 당연히 못하고 방학이라 수업도 없어서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만 있다가 이틀만에 질려서ㅋㅋㅋㅋ 체육관 구석에 앉아있기만하는 이명헌... 벤치에 앉아서 구령 붙여주다가 공 날아오는거 못 봐서 애들 식겁하게 만드는 이명헌... 나흘째에는 진정한 노룩패스를 보여주겠다면서 코트 들어가서 발소리만 듣고 한 백번만에 진짜 패스 성공하는 이명헌... 슛연습은 계속 할거같음 근데 공 주워줄 사람이 필요하니까 오래는 못하고 감 안 떨어질만큼만 던지는데 그와중에 또 잘 던져서 보이는데 거짓말하는거 아니냐는 소리 듣는 이명헌ㅋㅋㅋㅋ...


그러다 6일째... 야간 훈련까지 끝나고 애들 씻고 나오면 기숙사까지 같이 가야되니까 텅 빈 체육관에 혼자 앉아있는데 발소리 들려서 다 씻었어? 누구야?? 하고 물어보려다가 키스 당하는 이명헌이 보고싶었음... 혀가 섞이는것도 아니고 정말 입술만 닿고 쪽— 소리 내고 사라진거... 붙잡으려고 팔 뻗는데 허공에 휘적휘적한 꼴이고 얼마뒤에 명헌아 가자 하고 애들 목소리 들려서... 어... 가자뿅... 하고 부축 받아서 일어나는 이명헌...


10년쯤 뒤에 동창회하는데 명헌이 안경쓰고 나와서 그때 그 일주일 이야기하는 산왕즈... 한참 웃고 떠들다가 잠깐 담배 피우러 나왔는데 우성이 따라나오더니 형 이제 눈은 괜찮은거죠? 하길래 그냥 오랜만에 만난 선후배 같은 어색한 대화하다가... 뜬금없이 나 그거 첫키스였는데,뿅. 하는 이명헌 보고싶다고... 십년동안 혼자 간직한거였는데 형이 다 알고있었다는 사실에 개충격받은 우성이도 보고싶고... 그렇게 시작하는...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