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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01:37
칼 같은 면이 있었으면 좋겠음.

대협이가 "영수야. 나 네가 좋은 것 같은데, 계속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될까?" 하고 고백해서 사귀게 됐음.

근데 대협이는 영수가 편해서 그런지 처음에만 충실한 애인 역할을 하다가 곧 다시 한량 생활을 하기 시작했겠지.

데이트에도 몇 번 늦고, 연락 잘 안 되고 하는데 이건 그렇다 치고, 윤대협 신경 쓰느라 자기 일상 생활에 타격이 가는 게 점점 심해지는 걸 느끼는 영수..


"우리 헤어지자. 내가 봤을 때 너도 날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고.. 나도 뭐, 윤대협 니가 좋긴한데, 운동에 지장 가면서까지 만나는 건 아닌 것 같다."


하며 급기야는 이별 선언을 함.

대협이는 무의식적으로 영수가 자기를 다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작스런 이별 선언이 청천벽력인 거임.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생각도 못해서 어버버 하고 있는 사이에 영수는 "그래도 팀에 폐 끼치면 안 되니까 티내지는 말자." 하며 홀랑 떠나버림.

그 후로 영수는 아무렇지 않게 지내겠지.

대협이는 의외로 낚시를 관두고 연습에 충실해짐.
왜냐면 낚시를 하니까 멍하니 있는 시간에 자꾸 영수 생각이 나서 집중이 안 되는 거.
차라리 아무 생각 없이 연습이나 해야겠다 싶어서 연습 존나 개빡세게 하는 거임.

그거 보고 영수는 윤대협이 성실해졌으니 잘 헤어졌다 싶었음. 대협이 속마음도 모르고 ㅠㅠ

1주일을 그렇게 지내다가 어느 날 영수네 집 앞에 대협이가 서 있겠지.

영수는 깜짝 놀라서 "윤대협?" 하는데 대협이는 아무 말 없이 다가와서 영수 꼭 끌어안고는


"영수야.. 내가 생각해봤는데 난 너 없으면 안 될 것 같아. 이제 안 그럴테니까 다시 받아주면 안 될까..?"


하며 훌쩍 훌쩍 우는 거지.

이 인간이 미쳤나 싶은 영수지만 그 윤대협이 울며 매달리는 걸 보니 마음이 좀 짠해짐.

그래서 결국 연락 잘 하기, 1주일에 한 번만 늦기 등등 이런 식으로 딜 보고 다시 합침.

그렇게 둘이 잘 사귀는 것 같았는데..

어떤 모브가 영수한테

"너랑 윤대협이 어울리기나 할 것 같냐?"

하며 이죽이는거지.

하지만 우리의 말티즈 영수는 참지않긔..

자기가 윤대협한테 얼마나 시간을 뺏기고 사는지, 그 인간이 얼마나 대책이 없는 인간인지, 자기가 얼마나 윤대협을 봐주고 있는지가 새록새록 생각이 나며 개빡치는 거지.

그래서 모브의 멱살을 잡고는


"야!!! 그렇게 윤대협이 좋으면 니가 사귀어!! 근데 윤대협이 너 받아준대?? 그리고 니가 윤대협 감당할 수나 있고?? 걔가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 줄 알아?!?! 농구부 애들도 걔한테는 학을 떼서 내가 윤대협 맡은 건데!! 니가 뭔데 나한테 어울리니 마니 지랄이야?!?! 감독님도 좋아하고 계신데 너 뭐 되냐?! 어?!?!?!?"

"걔가 농구 말고 할 줄 아는 게 뭐 있어?!?! 난 걔보다 농구 빼고 다 괜찮은데 걔는 농구 빼면 뭐가 남냐고!!! 허우대?!?!? 꺼져!! 그건 나도 웬만큼은 해!!!"

"그렇게 윤대협이 좋으면 니가 사귀고 니가 뒷바라지 하라고!! 알겠어?!?!?!!"


하며 존나 쏘아붙임.

복도 한복판에서 일어난 일이라 전교에 다 소문 나겠지.

근데 농구부 애들은 다 끄덕끄덕하며 영수 편 들 것 같음 ㅋㅋㅋ 유감독님마저...


뒤늦게야 소식을 들은 대협이가


"영수야.. 그래도 나 버리면 안 돼.."


하고 애처롭게 쳐다보고, 영수는 "으이구! 저 화상!!" 하고 눈길도 안 주겠지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