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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6 00:05
클리셰+클리셰+클리셰가 보고싶음



둘다 성인이고 태웅이는 미국에서 유학->입단까지 한 상태
연애를 시작할때만해도 태웅이는 알파 백호는 베타였음
주변에선 2세에 대한 우려가 많았는데 백호는 그런 주변의 우려에 움추려 들때가 많았었음 
태웅이는 아이는 없어도 되고 정 백호가 원하면 입양하면 된다 생각해서 백호한테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런 상황 자체가 마음에 안들었어
국내 생활을 다 정리하고 아예 미국으로 온것도 백호가 주변 영향을 안받게 하고 싶었던거야
미국에서의 생활이 순탄한건 아니었지만 먼저 입단한 태웅이는 연봉이 높았고 영어공부가 먼저라 2년 늦게 입학한 백호는 아직 학생이지만 좋은팀에 입단할 예정이라 큰 문제가 없었음

문제는 백호의 대학졸업을 일주일쯤 앞뒀을때 터졌어
그동안 졸음이 쏟아지고 몸상태가 좋지 않아서 간 병원에서 임신이란 얘길 들은거지
-저는 베타인데요?
-극열성오메가 중엔 평생 베타처럼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발현이 안된거랑 다름없게요
-극열성이면 임신이 어려운거 아닌가요? 베타랑 다를게 없는걸텐데
-아마도 파트너가 극우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면 영향을 받아서 극열성에서 보통의 오메가로 발현이 되거든요.

그러고보니 반년전쯤 심한 고열에 시달린게 기억이 나
그게 발현열이었구나

검사결과 임신 8주차였고 입단할 팀에 문의했더니 2년정도 유예기간을 줄수 있다는 답을 받았어
미국 오메가보호법이 그렇다나? 아무튼 백호는 2년이면 아기를 낳고 1년간 태웅이랑 함께 키울수 있겠다는 행복에 젖은채
작은 케이크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갔지
태웅이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좋아할까! 아이가 생긴걸 알면 태웅이도 가족들 만나러 귀국하겠지 하고
백호도 알고있었어 태웅이가 가족들이나 주변에서 아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걸 껄끄러워 한다는걸

백호의 플랜은 이거였음
저녁을 먹으면서 은근슬쩍 아이가 갖고싶진 않냐며 떠보고 아이? 우리 둘 아이라면 좋지 하는 얘기를 하는 순간 케이크를 꺼내고
태웅이가 케이크에 놀랐을때 초음파 사진을 짜잔 하고 보여주는거
백호는 단순해서 아이만 생기면 모든게 해결될거라고 생각하고 희망에 부풀어 있었음
그리고 저녁을 먹으면서 계획대로 우리 같이 산지도 꽤 됐는데 아이가 갖고싶다던지 하진 않아? 하고 말을 꺼냈고
백호의 기대와는 달리 태웅이는 아주 냉랭한 표정이 되어서는 "아니" 라고 단호하게 말을해

- 어... 아니 살다보면 아이가 갖고싶어질수도 있고 널 닮은 작은 아이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 아니 필요없어 
- 아이가 생긴다던지 하면 그래도 싫어?
- 응 싫어 아이같은거 별로 갖고싶지 않아

태웅이는 혹시 백호가 아이를 낳지못하기 때문에 헤어지자는 얘기 하려나 싶어서 필사적으로 아이가 생기는게 싫다고 정색하며 말했고
백호는 태웅이한테 이 아이가 축복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숨겨야겠다는 결심을 함
이제 고민이 되는거지 극열성에서 극우성 알파의 페로몬 영향으로 기적처럼 생긴 아이를 지우면 다시 아이를 가질수 있을까?
그렇다고 태웅이가 저렇게 싫어하는데 아이를 곁에서 낳고 키우겠다 하는게 맞는일일까?
아이가 생긴걸 알면 헤어지자고 하거나 싫은데 억지로 같이 키우고 살게 되어서 태웅이나 아이가 불행해지는게 아닐까
임신으로 인한 호르몬때문인지 패닉이 온건지 평소라면 생각하지 않았을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떠오르는거지
그리고 결심했어
일단 낳자 낳고 내 아이로 키우자
입단까지는 2년의 유예기간이 있으니 아이를 일단 낳고 2년이 다 지나면 베이비시터를 구해보거나 정 힘들면 농구를 포기하기로 해
이 아이는 아버지를 떠나보낸뒤 세상에 혼자남은 백호에게 유일한 혈육이니까 

태웅이와의 관계를 정리하기로 하고 얼굴보고 말하면 말을 꺼내기 힘들거같아서 오랜만에 편지를 썼어
진실은 1g 거짓이 99g이지만 태웅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고심하고 고심해서 쓴 이별을 고하는 편지를 두고 몇없는 짐을 챙겨서 떠남
귀국해서 그래도 백호군단의 도움을 받아서 출산하면 좋겠지만 지금 가진돈으로 비행기값을 치루고 살집을 구하고 
생후 1년이 조금 넘은 아기를 데리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올 자신이 없었어
그래서 병원에서 소개받은 임신한 미혼오메가를 위한 시설에서 출산까지 버티기로함
다행히 같은 주가 아니고 좀 떨어진 곳에 자리가 나서 멀리멀리 떠나기 좋았지

8달뒤 백호는 검은머리에 속눈썹이 진한 아들을 낳았어 
그 아기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얘는 길에서 잃어버리면 내가 아니라 서태웅한테 데려다 주겠구나...였음
특유의 넉살로 시설에서 친구도 많이 사귄 백호는 출산하고 한달뒤에 퇴소를 하고 같은처지의 남자오메가랑 같이 쉐어하우스에서 살며 공동육아를 하게 됨
룸메이트가 출근하면 백호가 아기들을 돌보고 백호가 출근하면 룸메이트가 아기를 돌보며 그럭저럭 잘 살아
이쯤되니까 고민이 되기 시작한거야
부유하진 않지만 생활하기에 어려움은 없고 만약 농구팀에 입단하면 태웅이가 바로 알아볼텐데 찾아오는거 아닐까
아이의 존재를 알게되는거 아닌가 아이의 존재를 알고 화를 내거나 하면 상처가 클거같은데
농구를.......포기할까?

그리고 서태웅은 미쳐가고 있었음
아이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는데 왜 떠난건지 이해할수가 없었어
편지에는 함께 지낸 시간은 좋았지만 이제 사랑하지 않아서 떠난대 
갑자기? 며칠전까지 사랑한다며 미래에 대해 쫑알쫑알 떠들더니 왜? 다른 사람이 생겼나? 여자? 그 여자랑 사이에 아이가 생긴건가? 그래서 아이에 대해 물어본건가? 
졸업 후 입단이 예정되어있으니 일단 입단식때 가보면 만날수 있겠지 했는데 입단식에 안나타났겠지
팀에 물어보니 사적인 사정에 대해 알려줄수 없다. 라고 딱 잘라 
학교에서도 모른대
본국에 있는 사람들도 연락이 안된대
마치 없었던 사람처럼 증발해버림

2년동안 미친듯이 백호만 찾아다니던 태웅이는 티비속에서 데뷔경기에서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는 빨간머리 선수를 보게 됨
그동안 숨어있었던게 거짓말같이 너무나 멀쩡한 모습으로 경기를 뛰고 있는 강백호를
조금 살이 빠진거같지만 그런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지
백호야..강백호 하고 경기가 치뤄지고 있는 경기장으로 차를 몰고 달려갔고 데뷔전을 마친뒤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나오던 백호가 
환하게 웃으면서 갈색머리의 남자와 함께 온 검은머리 아이를 끌어안는걸 보게 됨
마치 가족같은 그 모습에 움직일수가 없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