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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0 00:01
20대 초반에 애 가지고 삽질 좀 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무탈하게 잘지내겠지 애가 태웅이 클론이라서 육아하는데도 크게 애먹지 않았을거 같음 근데 애는 애를 안먹이는데 애아빠가 애를 먹임 아니 애를 배게함 백호 주말에 청소기 돌리고 있는 서태웅한테 야 내가 그러게 안에 하지마라고 했지! 하고 하얀거 휙 던지면 태웅이가 한손으로 나이스 캐치함 주말인데 왜 또 큰소리지 하고 고등학생 아들이 어슬렁 나오는데 자기 엄마가 아빠 머리 쥐어 뜯고 있는거 보겠지 이제 백호 어깨높이보다 더 큰 아들이 엄마 진정해요 하고 덤덤하게 말리는데 백호 일단 아들이 그러니까 후욱 한숨 돌림 근데 태웅이가 흰 막대 보면서 이번엔 딸이면 좋겠다 그래서 백호가 다시 달려들뻔함

하필 당장 이틀 뒤에 대만이 불러서 고교선수들 일일코치로 가주기로 했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하냐고 백호가 머리 쥐어 뜯겠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둘째라니 늦둥이라니 첫째때도 주변인들 표정이 볼만했는데 이번에도 어딜가든 자기 얘기를 할거였음 틱톡 재생수나 팔로워수면 몰라도 이런 주제로 화제의 인물이 되는건 아무리 강백호라도 사양이겠지
그때 양반은 못되는 대만이 혹시나 백호가 장소시간 까먹었을까봐 확인차 전화오면 좋겠다 백호는 폰 화면에 뜨는 대만이 이름 보고 으아악! 하고 있고 태웅이는 초기에 감정기복 심하면 몸에 안좋아 진정해 이래서 백호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냐고 태웅이 멱살 잡기 일보직전임

-여보세요 대만 삼촌
-어 너냐? 백호는

그리고 그 사이에 전화는 아들이 받아버림

-엄마 지금 아빠랑 싸워요
-별일 없다니 다행이다 월요일날 너도 같이 와라
-아 그거요 아빠가 대신 갈거같아요
-왜 백호 또 이중약속 잡은거냐?
-그건 아니고 엄마가 제 동생을 가졌대요
-......
-지금 그거 때문에 아빠가 맞으면서 웃고 있어요
-그래 뭐 나야 태웅이도 좋지 너도 같이 오고
-봐서요
-그래도 축하한다 너 동생 생겨서 좋겠다
-올게 온거죠
-......



차분하고 침착하게 엄마 뱃속에 동생이 있다는 사실을 전해줘버리겠지 아직 백호는 마음의 준비도 안됐지만 대만이는 전화 끊자마자 태섭이한테 바로 연락해서 강백호 둘째 가졌댄다! 할거같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소문 다 퍼졌는데 그 진원지가 아들일거라곤 생각 못하고 니가 말했냐고 태웅이 노려볼듯



임신한 백호 아들이 엄마 몸 조심해요, 이거 먹어요 하고 태웅이 닮은 무신경한 얼굴로 챙겨주면 백호 엄청 감동 받아서 우리 아들밖에 없다고 눈물 그렁그렁 할거같다 태웅이가 마트 가서 사과 고르고 사서 깎아 온건 나고 쟤는 포크로 찍어서 준거 밖에 없는데 ㅡㅡ 하고 표정 뚱해져서 아들한테 너 숙제는 했냐 하는거 보고싶다 자기도 학창시절에 숙제 해간적 없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