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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8 21:31
호열이가 술집 들어서자마자 힐끗 돌아보는 박철이랑 눈 마주쳤겠지.

어, 박철이다.
이름이 뭐더라... 윤호열이었나.

서로 그런 생각이 스치는 시선이 짧게 오가고 양호열은 다찌석에 앉았음. 반대편에 있던 박철은 앞에 앉은 여자에게 술을 샀고 여자는 웃으면서 거절했음. 제비짓이라도 하려고 마음먹은 건지 박철은 빈정상해하지 않고 여자의 손을 살살 주무르며 부드러운 투로 뭐라뭐라 어르는게 들렸음. 흠, 산적같은 놈인줄 알았는데 저런 투로 말하기도 하는군.

몇살이야? 중학생이 이런데 와도 되나?

뭐냐 이 낡아빠진 멘트는... 좀 짜증스러운 얼굴로 돌아보려는데 오 꽤 젊고 잘생김. 호열이 흐흥 웃으면서 저 스물 하난데요, 눈웃음침. 거짓말이지롱, 열여덟이지만. 뭐 그쪽이 더 이득 아닌가? 속으로 메롱 혀 내밀면서 나 술 한잔 사주면 안돼요? 살랑거려보는 양호열. 남자는 마음에 들었는지 바텐더에게 눈짓함. 술잔이 놓이면 호열이는 부러 귀엽게 양손으로 잔을 들어 홀짝였음. 남자는 피식 웃으면서 호열이 뺨을 손끝으로 살짝 건드렸음.

속눈썹이 떨어졌네.

호열이 순간적으로 확 피할뻔 했지만 지금은 싸움질하는 때도 아니고 그럴필요 없어서 어깨만 살짝 움츠림. 간지러워요, 하고 흐흥 웃으면서 빙글 고갤 돌리는데 이쪽 보고있던 박철이랑 눈이 딱 마주침. 차였는지 옆에 있던 여잔 없고 혼자 흉흉한 표정임. 양호열이 자기도 모르게 풋 웃으면 빡쳤는지 미간이 콱 구겨졌겠지. 아, 실수. 양호열 앙큼하게 손끝으로 입 가리면 박철 뚜벅뚜벅 다가옴.

어이, 너.
뭐야?

다짜고짜 양호열 팔아래 손넣어 달랑 들어올린 박철 냅다 문밖으로 데리고나가 툭 내려놓음.

지금 뭐하는거야?!
어린애가 이런데서 남자나 꼬시고 잘하는 짓이다.
그러는 자기도 여자한테 수작부리고 있었으면서! 잘 안돼서 심술부리는거냐!
어.

엥... 순순히 그렇다는 박철 때문에 한대맞은 표정된 양호열 어처구니 없이 웃다가 결국 눈물나도록 킥킥 웃어버리고 나도 오늘 망했는데 니가 내 상대 해주든지. 하면서 박철 오토바이 뒷자리에 올라탔으면.




빻았지만 제비짓 하던 박철이 꽃뱀짓 하던 양호열 주워다 집에 데려가고 기둥서방 됐으면 좋겠다. 집에서 한창 떡치고 섹후땡 나눠피다가 근데 윤호열, 이래서 너씨발 내 이름도 모르냐? 하고 등짝 발로 까임. 아 너도 다른놈 이름 부르든지, 김철이라고 해라 하면서 양호열 버릇나쁜 발목 쥐고 다시 그 사이 자리잡는 박철. 근데 한판 더 하면서 내내 양호열, 호열아, 이름 부르며 허릿짓하는 박철 때문에 눈앞 하얗게 날아가도록 느끼는 양호열 보고싶다. 앙앙 울면서 오빠 여보 난리날듯.

철아 호열이 오빠여보 해주라
철호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