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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6 12:57
사귀기 전까지는 백호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사귀기만 하면 매일매일 행복할거같았는데
막상 사귀니까 어? 싶은거야
사귀는 첫날부터 막 무지개빛 길이 펼쳐지고 하늘에선 종소리가 울릴거 같았는데 평소랑 같은 등교길에
평소처럼 옆줄에 앉아서 백호를 보고 점심먹고 농구부 기다리고 알바가고 너무 다를게 없어서 뭔가 충격적인거지
생각보다 내가 백호를 좋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거

그에반해 백호는 등교하는 시점부터 하늘을 날아갈거 같았음
사귀는 애랑 같이 등교하는거고 사귀는 애가 옆줄에 앉아있고 같이 밥먹고 날 기다려준다는거 자체가 행복한거지
다 처음이잖아 호열이랑 친구로써가 아니라 사귀는 사이 "남자친구"로써의 하루하루가
매일 두근거리고 손은 언제 잡나 기대에 부풀어 있는 백호가 어라..? 하게 된건 사귄지 2주쯤 됐을때야

예전에 친구로 지낼땐 하나하나 챙겨주고 웃으면서 다정하게 대해주던 호열이가 종종 시큰둥한 표정을 짓고
평소라면 먼저 챙겨줬을 먹을거나 수건같은걸 안줘
결정타는 백호가 부끄러워하면서 잡으려고 한 손을 슬쩍 빼버린거지

그때부터 백호는 의기소침해졌어
아 혹시 막상 사겨보니까 내가 별로인가? 사실 좋아한게 아니고 내가 호열이를 좋아하게 된걸 눈치채고 사겨주는건가?
아닌데 나 좋아한다 했는데 중학교때부터 좋아했다고 호열이가 먼저 말했는데 하면서 백무룩해지고
백호는 시무룩해진건데 점점 호열이한테 웃지도 않고 말도 잘 안거니까 호열이는 가슴이 답답해짐
그 답답함이 사실은 사랑이 아닌걸 깨달은 자신의 죄책감이라 생각하고 더 늦기전에 친구로 돌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하는거지
사랑이 아니었어도 백호 곁에서 평생 같이하고 싶은 마음은 그대로인데 이러다 백호 마음이 깊어진채로 헤어지면?
당연히 옆에 있을수 없겠지

며칠만에 마음정리를 한 호열이가 백호를 옥상으로 불러냈고 백호는 약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올라갔다가 헤어지자는 말을 듣게됨 
앞에서는 애써 덤덤한척 어어 호열아 그래..사랑은 아니었구나..어어..친구..친구 다시 하자 해놓고 혼자 집에 가면서 엉엉 울었어

그렇게 관계를 정리하고 이제 마음편한 친구로 돌아가게 된 호열이는 본인 생각이랑 다르게 마음이 흘러가서 당황하게됨
백호랑 다시 친구가 되면 예전처럼 될거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야
아침에 애써 친구처럼 굴면서 같이 등교하고 사귀기 전처럼 구는 백호를 보니까 가슴이 아프기 시작함
며칠 뒤 타학교 학생한테 러브레터를 받는 백호를 보니까 화가나고 미칠거같은 본인이 이해가 안가는거지
분명 사랑이 아니었던거 같은데 친구로 지내자 한건 나였는데? 하면서

좀 나중에 자신의 짝사랑이 너무 길어서 백호를 향한 마음의 크기가 더 커질수 없을정도로 너무 사랑했던터라
사귀기 시작한 날이나 전날이나 다를게 없었다는걸 깨닫는 호열이가 보고싶다 
마음이 이미 백호로 가득차서 더이상 채울수 없었던거 뿐이었던거지

그런데 그 사이 다른애가 백호 위로해주며 고백해서 채간 뒤라 다시 사랑한다고 평생 말할수 없게되는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