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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4 19:24
산삼즈도 고등학생이니까 싸울 때도 있었겠지?
특히 명헌이랑 현철이가 자주 부딪혔을 것 같다.둘다 우직한 만큼 고집도 쎌 거 같음. 산삼즈 중에서도 성구 정도나 돼야 무리없이 말릴 수 있겠지. 하루는 또 언성이 높아지길래 성구가 좀 진정해라. 하면서 주먹질 못하게 일단 막아줌.

성구가 막았는데도 씩씩대는 두 사람에 분위기는 점점 안 좋아졌음. 그때 형들 왜 싸워요! 하고 달려온 우성이가 불쑥 끼어들었음. 다들 쟤가 왜 저기서 나와?! 하고 말리려는데 이미 늦었지. 성구인줄 알고 쳐낸 손에 코 잘못 얻어맞고 주저앉았음 좋겠다.

- 야 정우성!!
- 뿅?!!
방금까지 으르렁거리던 이명헌 신현철 다 당황해서 우성이한테 달려감.
같이 달려온 현필이가 부축해줬는데 조용해.

- 혀, 형. 괜찮으세요?
- 얌마 정우성. 끼어들면 어떡하냐.. 미안하다.
- 우성. 얼굴 들어봐용. 많이 아파용?
한참을 조용히 있던 우성이가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려옴.

- .... 나요.
- 우성?
- .... 나는거 같아요.
- 어. 어?! 우성이 형 코피 나요!


조금 뒤, 체육관 옆에 붙은 작은 의무실에서는 우성의 훌쩍이는 소리가 흘러나왔음.
- 우성아 코 좀 보자. 많이 아파?
- 흐헝... 흡..
- 아이고.
아프다고 울면서 코도 못 만지게 하는 통에 동오는 진땀을 뺐음.

- 코 훌쩍이지 마. 코피 잘못 넘어간다.
- 흐헝.. 낙수형..
새 수건을 가져온 낙수가 수건으로 코 아래쪽을 꾹 눌러줬음. 아직 욱신거리는지 우성이 확 얼굴을 찌푸림.

코피 때문에 유니폼에도 피가 말라붙어서 어디서 싸움한거처럼 보이겠다. 코피 자국을 물티슈로 지워주던 동오가 물었음.
- 낙수야 다른 애들은?
- 체육관 밖에. 정성구 간만에 좀 화났어.


- 애 잘못 쳤으면 코뼈 부러졌어. 알아?
- 미안하다.
- 뿅...
체육관 밖에선 계단에 걸터앉은 성구랑 계단 앞에 뒷짐지고 서 있는 명헌이랑 현철이가 대화중임. 현필이는 우성이 옷 찾으러 갔음.

- 싸울 수 있지. 너네가 그냥 개싸움 하는 애들도 아니고. 잘 마무리하는 편이었으니까.
- ......
- 근데 감정 조절 못하고 애를 다치게 하면 어떡하냐.
- 진짜 미안하다. 더 조심할게.
- 다시는 이런 일 없을거다뿅.

근데 성구한테 한소리 들으면서도 둘다 자기들이 왜 싸웠는지는 까먹었을거 같다. 코피 난 채로 울던 우성이 생각이나 함. 한참 얘기하던 성구 한숨 푹 쉬더니 손 휘휘 내저음.
- 왜 싸웠는지도 까먹었지? 우성이한테나 가봐.


그 뒤로 어색하게 의무실가는데 달려나온 우성이가 형들! 화해했어요? 저 코뼈 멀쩡하대요. 다행이죠? 낙수형이 괜찮다고 했구 동오형이 피도 다 닦아줬어요. 아 옷은 갈아입었어요 현필이가 가져다줘가지구. 하고 다다다다 말하는 통에 괜찮냐고 물어보지도 못함.

결국 성구 오고나서야 어색하게 사과 받음.
- 우성아. 명헌이랑 현철이가 사과하고 싶대.
- 아, 네엡.
- 미안하다, 정우성. 다음부턴 조심할게.
- 우성, 미안하다뿅. 선배답지 못했다뿅.

아기밤톨 정우성 형들이 고의로 그런거 아니고 실수란 거 아니까 스무스하게 넘어가겠지. 대신 앞으로 싸울 때 꼭 말로 해결하기에요. 하고 야무지게 형들한테 약속도 받아냄. 산삼즈들 흐뭇하게 보고있고 명헌이랑 현철이도 끄덕끄덕함.

그 뒤로 장난으로라도 손 올리거나 치는 거 절대
안 하는 명헌이랑 현철이가 보고싶다. 좀 투박한 방식으로 아끼지만 절대 다치게 하진 않는 형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