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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9 00:26
사실 둔한거면 좋겠다 스트레스 받아도 옆에 우성이며 산삼즈 있어서 시끌벅적하고 맨날 훈련이다 연습이다 몸이 바빠서 잘 모르는거... 옆에서 보면 식사량이 약간 줄거나 일상에서 한숨 잦아지거나 농담에 끼어드는 횟수 줄어들거나 하는 정도로 티나는데 그거 정우성이 귀신같이 알아채서 케어해줬으면 좋겠다. 무작정 애교부리고 치대던것도 안하고 석식 먹고 찾아와서 가만히 손잡고 끌고나가서 산책한다든지... 산책하면 일부러 안가던 길로 더 멀리 가서 학교 구석에 있는 연못도 보고 거기 비친 달도 보고... 산책하는 내내 명헌이는 거의 우성이 하는말 듣고만 있을듯

산책끝나면 기숙사 1층에서 이명헌이 이제 가라고 인사하는데 정우성 이때는 이잉 하면서 형이랑 더 놀고싶다고 방에 놀러간다고 매달리겠지

- 나 숙제해야된다뿅
- 형 그럼 저 저번달 월간농구 다 못봤는데 그거만 보고 가면 안돼요?

그럼 그날따라 왠지 우성이 나긋한 목소리 좀 더 듣고싶긴 했던 이명헌.. 그래라뿅 하고 방에 같이 가면 숙제하는 이명헌 뒤에 침대에 누워서 잡지 보는 우성인데 혼자 사소한거에 리액션 열심히 하면서 볼듯 한번씩 신기한거 있으면 우와 하다가 형형 하면서 말거는데 이명헌 숙제 집중하느라 뿅뿅거리는 소리로 대꾸하다가 가끔 한마디씩 대답해줌

그렇게 한참 숙제하다 조용해서 보면 우성이 자고있겠지ㅋㅋㅋ 어린애같은 얼굴로 천사처럼 자는거 들여다보면서 왠지 가슴이 몽글해지는 이명헌... 손에서 잡지 빼주고 반듯한 이마 살살 쓸어주면 정우성 잠투정하면서 눈 깜빡깜빡 뜨겠지

- 우성, 방에 가서 자 뿅
- 으응, 못일어나겠어요...

밤이라 좀 말랑해진 이명헌 어리광부리는 애 손잡고 일으켜서 내보내는데 현관에서 눈비비다가 갑자기 꼭 안아주고 나직하게 고생했어요 형, 하는 정우성 보면서 문득 깨달을듯 아 얘가 오늘 나때문에 일부러 이랬구나... 그래서 문열고 나가던 정우성 손 잡아세우고 우성, 고맙다뿅 하겠지

그럼 우성이 졸린눈으로 씨익 웃고 방심한 이명헌 양볼따구 꾹 눌러서 붕어된 입술에 뽀뽀 쪽 하고 튀어라





다음날 쌩쌩해진 이명헌 제일 먼저 연습나온 정우성 양뺨 잡고 짝 잡아늘려줌

- 악! 아파요!!ㅠㅠ 혀엉...
- 복수다뿅 감히 선배를 놀렸겠다뿅
- 놀린 거 아닌데ㅠㅠ 귀여워한건데ㅠㅠ
- 그러면 더 문제 뿅 정우성 오십바퀴 뿅

정우성 볼따구 빨개져서 히잉 하면서도 고분고분 뛰기 시작하면 저만치서 몸풀던 산삼즈 영문도 모르고 같이 뜀

야 우성아 이거 뭐 새로운 루틴이냐? 누군가 물으면
아 저 벌받는중이요 하면서 실실 웃는 정우성... 뛰다가 문득 뒤돌아보고 그러겠지

- 근데 형 저 이런거 말고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해주면 안돼요?
- ...그건 이따가 뿅

그러면 정우성 신나서 두다다다 뛰어가고 뒤에서 같이 뛰던 이명헌도 우성이 뒤통수 보면서 슬쩍 웃고있고 그런거 보고싶다


슬램덩크 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