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1651320
view 2126
2023.05.07 23:25
그게 농구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좋아하는 것들이나 한 번 내꺼라고 생각한 것들에 한해서
그리고 절대 질리는 법 없이 끝까지 갈 것 같다

태웅이가 느낀 백호에 대한 첫인상은 신기하다였음
따지고보면 부정적인 쪽에 가까운 신기함
근데 농구부 활동하면서 백호가 재능충이란걸 알게되고 또 아닌척 하면서 본인 플레이만 뚫어져라 집중해서 보는게 느껴지니까 점점 관심이 생겨날듯

한마디 흘리듯이 조언해주면 악착같이 따라와서 결국 해내는 모습을 지켜보는건 새로운 종류의 재미였고 한마디 내뱉는 말에 백가지 행동으로 반응하는건 뭐 조금은 귀여운 것 같기도

그렇게 서서히 백며든 태웅이가 어느 순간부터는 백호를 자기꺼라고 인식하게 됐으면
아직 성애적인 건 아니고 내 편이라고 해야하나 날 계속 바라보고 따라와야하는 존재로서

탱백 맨날 농구한다고 붙어있으니까 그런 무의식이 크게 티는 안나고 소소하게 표출됨
다같이 모일 때면 백호 옆에 쓱 다가가고
호장이랑 있을 때 농구공으로 방해한다던가
백호 재활병원에 시간 날때면 찾아간다던가 등등등

이런게 우정인가하고 익숙해질때 쯤 복귀한 백호가 타학교랑 연습경기 중에 태웅이가 아닌 다른 사람한테 시선을 뺐겼으면 좋겠다
그걸 알아챈 순간 기분이 나빠졌는데 선약이 있다며 경기 뒷풀이도 빠진 채 데리러 온 호열이 오토바이 뒷자리에 앉아 휙 사라지는 백호 뒷모습을 보니까 기분이 더 나빠짐

항상 본인을 쫓던 눈이 다른 사람들을 향하는게 불쾌하고 허전하다는 걸 갑작스럽게 느끼게 된 태웅이
오늘 컨디션이 안좋은가보다 하고 일단은 그냥 넘겼음

하지만 비슷한 일들이 몇차례 더 반복되면서 제가 가진 감정이 우정을 넘어선 무언가라는 걸, 그리고 거기에 소유욕이 섞여 강백호가 '나만' 바라봐야만 한다는걸 깨닫게 된 서태웅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