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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5 02:24
연습 끝나는 시간 기다렸다는 듯 억수 같이 비가 쏟아지는데 태웅이는 비 맞고 자전거 타고 가고, 백호는 백호군단끼리 호열이 작은 우산 하나 가지고 낑겨서 가고, 다른 애들도 어찌저찌 집에 가는데...

주장이라 어쩌다 보니 늦어진 태섭이랑 비 맞고 집에 가기는 싫은 대만이만 체육관에 둘이 남았으면 좋겠다.

빗소리는 나고.. 학교에는 둘 뿐인 거 같고... 붙어있기도 뭐하고 떨어져 있기도 뭐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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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거리감으로 앉아 있는 거...

없던 썸도 생기는 분위기인데 원래도 약간 썸 타던 사이고 그럼 어떡하냐.

둘이 간지럽기도 하고 머쓱해져서 태섭이가 먼저 원온원?ㄱㄱ? 하는데 엣.. 샤워 다 했는데 또...? 이러면서도 농구공 튕기면서 일어나는 대만이.

서로 농구공 잡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평범한 또래 남자애들처럼 어색함이고 뭐고 없는 사이라 한참 신나게 노는데 그러다 갑자기 맨살끼리 닿는 느낌이 생경하게 느껴져서 분위기 이상해 지겠지. 아니. 평소에 맨날 부대끼고 사는데(?) 이게(??) 왜 이러지(???) 하는 생각 동시에 하는 태섭이랑 대만이.

결국에는,

... 여... 역시 좀 피곤하죠...?
어.. 어... 그러네...

하고 다시 어색해져서는 다시 샤워실에서 샤워하는데 내외하는 사이마냥 서로 한참 떨어져서 후다닥 씻겠지.

비... 안 그치네요.
그러게. 나 비 맞고 가기 싫은데.

이런 대화 나누다 어느덧 훌쩍 밤 늦은 시간이라 둘이 체육관에서 자기로 하는데 딱히 막 스킨십이 있다거나 그런 것보다 굳이 서로 등 돌리고 자려고 누워 있는 게 좋음.

형.. 자요?
아니. 아직.

....송태섭. 자냐?
아뇨.

같은 대화 서로 몇번이나 나누다가 안 오는 잠 겨우 잤으면 좋겠음. 밤새 비는 내려서 빗소리는 안 멈추고. 서로 빗소리때문에 잠 설쳤다면서 핑계대는 새벽녘까지.

라커룸에 대충 깔아두고 잤던 이불 정리하다가 또 서로 눈 마주치는데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같은 타이밍에 서로 눈 피하고.. 아침 운동 하러 또 체육관으로 가는 농친놈들.

그날 아침에 제일 먼저 연습하러 나온 백호가 둘만 있는데 괜히 등 돌리고 떨어져서 연습하는 태섭이랑 대만이 보고

엥? 섭섭쓰. 만만쓰. 싸웠어? 분위기가 영 심상치 않은데?

이러니까 안 싸웠다며 괜히 컁컁 거리는 대만이. 빨리 연습이나 하라는 태섭이.

사실 태웅이가 오기는 제일 먼저 왔는데 의외로눈치빨라쿨냥이는 이상함을 감지하고 러닝부터 하러 가고 체육관 안으로 안 들어 옴.


그날 이후로 또 아무 일 없다는 듯 평소처럼 썸인듯 아닌듯 아무것도 아닌 사이처럼 덮어놓고 잘 지내는 태섭이랑 대만인데... 어쩌다 태섭이 라커 열려 있는 거 본 대만이 눈에 우산이 들어와서

송태섭. 너 이제 우산 가지고 다니나 보다?

하고 물어보는데, 주장이라 애들 연습 기록하고 뭐하느라 정신 없어서 별 생각 없이 대답해 버리는 태섭이가

네? 저 우산은 원래 항상 가지고 다니...는....ㄷ...ㅔ....

까지 대답하다가 얼굴 빨개짐. 그날도 우산 있었는데 그냥 대만이랑 체육관에 같이 있고 싶어서 아무말 안 한 거였거든. 아씨. 거짓말 한 거 들켰네. 하는 생각하면서 대만이 힐끗 처다보는데... 대만이도 얼굴 시뻘개져 있으면 어떡하냐.

...사궈야지머....

태섭대만 료미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