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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5 01:07
보고싶다

정대만 항상 남동생이 갖고 싶단 생각을 했는데(사유: 같이 농구하면 재밌을 것 같음) 마침 양호열

1 자기보다 어린데다가
2 동안이고
3 여기에 키도 작아서 가끔 남동생처럼 느껴짐
사실 이거 다 차치해도 걍 ㅈㄴ 신경쓰이긴 했음 맨날 세상 다 산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어서...

아무튼 그래서 남들 볼땐 한번 쳐다보고 말면 양호열은 두번 쳐다보고 그랬을 것 같다



그러다가 군단 애들끼리 모여서 어린이날에 받아본 선물 얘기하는데 호열이 웃으면서 뭔 토크쇼 엠씨처럼 자기 얘긴 안 하고 인터뷰하듯이 남들 얘기만 묻고 자기 얘기할 때 되면 자연스럽게 화제 돌리는데 이 모습을 목격한 정대만..
그날 이후로 저때 양호열 얼굴이 어쩌다 한번씩 떠올랐을 것 같다



그렇게 시간이 지남

저때 본 양호열 모습 잊고 살던 정대만.. 여느 때와 같이 등교 중이었는데 그날따라 꼬맹이들이 자주 가는 문구점 앞에 걸린 조그만 캐릭터 열쇠고리가 자꾸 눈에 밟힘


문득 그날의 양호열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래서 충동적으로 하나 사서 주머니에 꼬옥 넣어갈 듯

걸을 때마다 정대만한테서 짤랑짤랑 소리 존나게 남
마치라잌 슬덩팝업키링




그리고 양호열 만나자마자 대뜸 키링부터 쥐어줄 듯



양호열! 선물이다
나한테요?



호열이 어리둥절해하는데 오늘이 어린이날이란 걸 깨닫고



....설마 대만군
거기에 스쿠터 열쇠 걸면 딱이지?



하면서 정대만 악당 얼굴로 캬캬캬 웃음 ㅋㅋㅋ

호열이.. 누가 누굴 애 취급하나 싶어서 좀 빡치는데
정대만 웃는 얼굴이 진심으로 즐거워보여서 그리고 이 사람 자기보다 어린 사람 챙기는 걸 은근 좋아하는 걸 알아서 걍 픽 웃고 말 듯


그날부터 호열이 스쿠터 열쇠 옆에 존나게 짤랑거리는 열쇠고리 하나 붙음

짤랑거리는 소리 개거슬려서 떼버리고 싶었는데 정대만이... 짤랑거리는 소리 들리나 안 들리나 살피고 짤랑거리는 소리 들리면 (내가 준 열쇠고리 달았잖냐!!)하고 뿌듯해해서 걍 달고 다녀줌


근데 어느날 호열이 정대만한테 쫌 심술나는 일 있어서 짤랑거리는 방울 떼버림
정대만 호열이한테서 짤랑거리는 소리 안 나서 쫌 시무룩해함

계속 흘끗대다가 못 참겠는지 성큼성큼 다가와서



야... 설마 버렸냐?



하는데 정대만 머리 위로 축 쳐진 강아지 귀 보이는 것 같음
이 모습에 호열이 사르르 녹아서 주머니에서 방울 뗀 열쇠고리 보여주면서




대만군 서운했어?




하면서 ㅋㅋ 웃음




그리고 몇년 뒤 어린이날..
휴무를 맞은 양호열에게 메챠쿠챠 안기는 정대만





호열대만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