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섭대만 딱 아니냐

평소엔 태섭이한테 구받받는 바보형...저게 선배인지 아닌지...이러는 대만인데 
태섭이가 자낮 상태거나 자기 생각에 파묻혀서 시야 좁아진 거 보일 때,
그것도 아니면 싸워서 극도로 예민해진 나머지 가시 돋힌 말 팍팍 쏟아낼 때
정대만 같이 왁왁 소리지르는 게 아니라 일단 숨 한번 참아 넘기고 태섭이 진정시켜주는 게 좋아...

송태섭

대뜸 넓적한 손바닥으로 입부터 틀어막는 대만이 때문에 가뜩이나 예민한 태섭이가 욕하려고 하면,
너 지금 화난 것도 알고, 그래서 나 상처주고 싶은 것도 아는데 우리 돌아서서 후회할 행동은 하지 말자
단호하게 딱 말하면 태섭이도 입 다물겠지

지도 이런 말 하면 집에가서 머리 싸맬 거 아는데 지금은 감정이 우선이라 입이 멋대로 움직인 거였거든
그래서 튀어나오는 대로 말하면서도 시발 이게 아닌데 나는 왜 이 모양이지...욕하면서도 기분 바닥 치는데,
대만이 평소에는 태섭이가 왁왁하면 같이 왁왁 하는 주제에 이럴 땐 잘라서 "너 지금 실수하고 있다" 잡아줄 거임
우리둘다 후회해봐서 알잖아. 더 이상 같은 후회하지 말자 처럼

...미안해요

태섭이가 한참이나 뒤에 억지로 쥐어짜낸 것처럼 사과하면 대만이 그제서야 입술 살짝 누르고 있던 손바닥 떼어내고
태섭이 다독거려줄 듯

"야 그리고 그렇게 말하면 나도 상처받거든?"
"...."

"너 진짜 나 아니었음 큰일났다 생각하고 반성해라. 알았지?"
"...네"

"OK.그럼 우리 화해하는 거다?"
"...진짜 이걸로 용서해줘도 되요?"

"안 될게뭐있어. 내가 됐다고 하는데. 뭐냐, 너 나랑 화해하기 싫어?"
"아뇨...근데 내가 잘못했으니까"

"그러니까 사과하고 화해하자는 거지. 빨리 사과해, 나 기다리고 있으니까"
".....미안해요"

"응. 그럼 화해하는 거다?"
"...네"


아니면 결단력 필요할 땐 대만이가 내려주는 것도 좋음
예를 들어 이사할 때라던가 이적할 때라거나...아니면 이 두개가 겹쳐서 태섭이 예민해졌을 때
태섭이는 이게 낫나 저게 낫나 백번 생각하느라 눈밑 거매지면 대만이는 별 것도 아니라는 듯 대답해주는 거
시야가 너무 좁아져서 그것밖에 안 보였던 태섭이 끌어올리는 게 언제나 대만이 일인 거...

집은 이게 더 나아, 너 자꾸 내 출근 거리 멀어진다고 이상한 거 신경쓰는데 아직 선수생활 하는 네가 출퇴근 시간 길어지는 게 더 문제거든?
하지만...

너 은퇴하면 그 때 다시 생각해도 되는 거잖아. 그 때 우리쪽에 더 가까운 쪽으로 이사하고 지금은 이쪽으로 해
.....

집은 어디든 너랑 나 둘이 편하게 지낼 수 있으면 되는 거 아냐?
.....

그러니까 집 고민은 여기서 끝내고 네 계약서나 다시 읽어. 변호사가 이제 나한테 연락하더라 
아...자꾸 신경쓰게 해서 미안해요

별게 다 미안하대. 나만큼 네가 어디서 뭐하는지 아는 사람 없으니까 연락 하는 건데. 알았으면 빨리 연락해. 알았지?
...고마워요

응. 그럼 집은 내가 알아서 계약할 테니까 나중에 도장만 찍어줘
내 도장 갖고 있으면서

야. 결정은 내가 했더라도 도장은 같이 찍어야 기분 나잖아. 나 혼자 찍으면 그건 나 혼자 사는 집이지 
그거...이제 같이 사는 집이니까 같이 찍어야 한다는거?

알았으면 내일 아침까지 도장 찾아서 꺼내두고~
하...진짜...정대만...

평소엔 철없는 형이라 태섭이 속으로 '저 인간 나 없으면 어쩌려고'하는데
중요한 순간이나 결단력이 필요한 순간에 흔들리는 연하 잡아줘서 '나 정대만 밖에 없구나' 하고 느끼게 만드는 연상 애인 너무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