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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4 21:36
애가 말랑하지 않은데 말랑해 혹은 말랑한데 말랑하지 않음
걍주관적헛소리임
무슨 개소리인가 싶은데 내가 받은 느낌이 딱 저럼ㅋㅋㅋㅋ 단테 보면 처음부터 꾸준히 마냥 호락호락하지 않고 성질 낼 때는 내고 찍소리 못하게 무서운 사람이 꼽주고 반쯤 협박해도 꼭 한소리는 해야 하는 성격처럼 나왔단 말임? 그러면서도 마냥 나는 피해자 흑흑 나는 이런거 하기 시룬뎅 흑흑 하지도 않음 자기가 받는 대접에 불만이 있으면서도 의외로 순응도 빠른 편이라 관리자 직도 하고 고통을 고스란히 느껴야하는 부활셔틀&의무병 노릇도 해냄. 단테가 마냥 호구라서 이런 일에 따르는게 아니라 자기도 원하는게 있음(별관련) + 나름 성격도 있지만 소시민적인 면모도 있어서 어휴어휴하면서도 일단 자기 할 일이고 책임이라고 인지함 이런 모습이라 되게 서민적임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친근하고 정감가
수감자들 다들 한 개성하고 성격도 제각각 행동거지도 제각각이라 사고도 정말 많이 치는데 (꼭 수감자들이 나빴다는건 아니고 그냥 일이 돌아가는 모습이 워낙 기상천외하다보니 생길 수밖에 없는 사고였다고 생각함) 이런 수감자에게 딱히 존중이 보장된 것도 아니고 기억 잃고 아방해져서 능력도 좀 딸리다보니까 이름만 관리자지 단테 본인 입으로도 말할만큼 대우가 좋지 않잖음 근데도 그 자리 박차고 아 배째 붉은꼽줌씨 나 썰어서 죽여 아 몰라 안해 이러는 것도 아니고 기억은 없지만 나 관리자니까 내 말 들어라 이 죄수놈들아 하며 권위를 세우는 것도 아니고 정말 직장인1 (대충 대리직급) 처럼 일 하는 모습이 넘 웃기고 귀여움ㅋㅋ
그렇다고 또 마냥 직장인스러운것도 아니라 좋음 어디까지나 개붕적으로 나는 고작 3장 나온 시점인데도 단테와 수감자들이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정이 드는 분위기를 형성하는게 좋은 쪽으로 놀라움. 세계관이 프문인거 생각하면 더더욱ㅋㅋㅋㅋㅋ 배길수씨가 단테에게 기억이 없다고 니가 책임을 피할 수 있는건 아니라고 했는데 불만 품으려면 얼마든지 품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순순히 그렇지 맞지 수긍하고 나중 가서는 수감자들 다 전멸하고 단테도 몸이 녹아내려서 말이 아닌데 이렇게 알량한 관리자 노릇이나 하다가 죽을줄은 알았다고 생각하면서도 "이제와서라는 것이 부끄러웠지만 이제라도 행동하고 싶었다. 관리자답게." 라고 생각하는게 되게... 뭐라고 해야하나 벅찬? 느낌이었음
추측이지만 3장에서 크로머에게 다가가는 싱클레어의 심정과 그런 싱클레어를 유혹? 하는 크로머의 대사가 어쩌면 그때까지 단테가 느낀 심정과 굉장히 비슷하다고 볼수 있을듯. 그리고 다른 수감자들도ㅇㅇ 이런거(=버스일) 사실 안하고 싶고 편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없을리가 없잖음. 기억 없는 단테로서는 더 그렇겠지. 하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된다고 싱클레어를 붙잡고 다독인건 기억이 없는 단테의 인간됨의 힘이었던거 같음. 그리고 뭣보다 싱클레어가 어떤 아이(표현상)인지 아니까 그렇게 붙잡아줬던게 아닐까. 지옥 그 자체인 버스에서 결코 100% 본인의 의지라고 할 수 없는 심정으로 맡은 직책이고 그걸로 빼어난 통솔 능력을 보여준 것도, 딱히 존경을 받을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단테는 싱클레어라는 존재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게 뭔지 알았던거임. 그건 단순히 곁에 있어서 되는게 아니지 않을까. 사람 개인에게 신경을 써야, 그리고 싱클레어가 죄책감에+짐이 될까봐 삼킨 속마음을 섬세히 캐치할줄 알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이 순간이 단테가 가장 관리자답게 행동하기로 결심하고 또 그게 실제로 이행된 순간이지 않을까 싶었음. 대사 중에 "이렇게 싱클레어를 포기해선 안된다고 온 신경들이 나서서 외친다" 여기서 동료애와 책임의식이 다 느껴졌던거 같음. 그리고 어차피 다 죽게 될거고 이미 죽어가고 있지만 싱클레어가 숨이 붙어있는 이상, 이 세계에서 이런 말하기도 우습지만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가치라는걸 싱클레어에게 지켜주고 싶었던 보호의식? 같은 것도 있었을지도...
겜햎에서 프문이 인간됨을 추구하는? 되찾는? 테마를 갖고 있다고 본거 같은데 (아닐 수도 있음 내가 또 잘못을 틀렸을 시 머리 박음) 단테의 본래 직책이나 성격과는 별개로 지금 단테는(그리고 수감자들은) 그걸 갖고 있고, 본인이 힘이 없어서 + 용기가 부족해서 + 세상이 너무 부조리해서(둥지 규칙같은거) 내세우지 못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그걸 포기하지 않을거라는 믿음을 좀 보여준거 같음. 확대해석 맞음 그치만 3장을 보세요
그리고 단테가 이렇게 긍정적인 의미의 소박하면서도 평범한듯 아닌듯한 인간됨을 갖고 있음과 동시에 생김새는 전혀 인간같지 않다는 점이 더해지고 여기에다 한 번 더 꼬아서 생긴건 인외인데 무력면에서는 전혀 인외가 아니라는 점까지 더하면 캐릭터성이 진짜 매력적인 거 같음ㅋㅋㅋㅋ 인간처럼 생기지 않았는데 인간적이고 근데 이 사람이 말그대로 찢겨나가는 세계에서 자기 몸 하나 지킬 무력이 없는 존재다? 보장된 맛집임 내말이 맞다 반박시 단테와 결혼함
프문 전작을 안해봐서 수박겉핥기로밖에 말 못하지만 지금까지 보면 프문 세계관에서 정의는 별 의미없고 힘이 더 중요하다는 느낌이었음. 신념도 마찬가지고... 물론 신념은 중요한거고 둥지 몇몇이나 특색같이 강한 사람들은 신념을 추구하거나 그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있겠지만 그게 가능한건 신념이 얼마나 옳고 빛나는지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바를 관철 시킬 힘이 있어서인거 같단 말임. 예를 들어 돈키가 우는 아이를 지키기 위해 둥지 규칙 조까고 무기 들어 덤빈건 그 행동 자체는 옳잖아. 그 상황이 절대 그래서는 안되는 상황이고 돈키는 물론이고 다른 수감자와 단테와 심지어 베르길리우스도 그 사태를 해결할 뒷배가 없고 그래서 수습도 안되니까 완전 대형사고인거지... 즉 돈키의 신념이 문제가 아니라 돈키가 충분한 힘이 없는데 신념을 추구하다보니 일이 잘못된거임.
그런 세계에서 인간됨은 있는데 딱히 내세울 무력이 없는 단테는 주인공(화자)으로서 되게 흥미로운 존재라고 생각함. 단테가 원톱 주인공이 아니라 수감자들 하나하나가 다 주역이고 앞으로 풀릴 이야기나 비밀들이 많아서 더 그럼. 이 개성만점 수감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고 싱클레어의 과거가 풀린 챕터처럼 하나하나에게 공감하거나 전개에 따라 맞설 상황이 펼쳐질 이야기에 단테는 주인공으로서 더없이 적합하다고 생각함. 상식인인데 상식적이지 못한 세계에 살고 기억이 없지만 기억이 없기 때문에 더 인간적일 수 있는 존재인거 같아서. 그리고 애가 착함... 사실 수감자들 다 어느 정도는 선인이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반전 있을 수 있음) 단테는 뭔가... 정의감이 투철한 쪽보다는 인간적인 정이 많은 선량함을 가진 쪽이라고 생각함. 본래 성격이 인성파탄나고 피도눈물도 없는 프문식 미친놈일 수도 있지만 그걸 아직 알 수 없어서 현재 단테가 더 흥미로움. 나중에 기억을 되찾을지, 혹은 머리(힘/기억)를 되찾을 기회 앞에서 단테가 어떤 선택을 할지 등등 여러가지 상상도 가능하고
뽕차서 말이 길어졌는데... 단테는 호구도 무골호인도 영웅적인 타입도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함을 상식으로 놓고 그걸 따르려고 한다는게 좋은 거 같음. 그러지 못하는 부조리한 상황이 훨씬 많지만... 그리고 힘으로 비교하면 사자와 시래기급인 무서운 특색 관리자 앞에서 투덜거렸다가 파우스트가 이 말도 번역하려나 하고 눈치보기도 하고 나 돌려까는구만... 예예... (›´-`‹ ) 하는 등등의 면도 있는데 동시에 수감자들 사이에서 물살에 휩쓸리다가 걍 둥둥 뜨길 선택한 해파리처럼 잘 섞여드는 말랑함도 있어서 좋음ㅋㅋㅋㅋ 모에화 팍팍 넣어서 보면 자아 있는 몽1쉘같음 무력없어서 누르면 누르는대로 물렁하게 패이는데 누가 이빨로 씹으면 한 박하사탕정도로는 경도 올라가는 근데 만약 힘이 생겨서 경도 더 올릴 수 있으면 콘크리트 몽1쉘 될듯 지금은 힘이 없어서 사탕이 최대임 째흐흑깍흐흑
또 베르단테적으로 단테가 이런 성격이라 상대적으로 무력 짱짱한 사람과 붙여두면 조합이 맛있는거 같음ㅋㅋㅋㅋㅋㅋ 배길수씨 단테 과거 대충은 아는거 같은데 그 단테와 이 단테 머릿속으로 비교하고 싶지 않아도 비교하게 될거 아님? 지금 무슨 생각하는지 되게 궁금함 단테가 꽤 높은 직책이었다고 말해줄 정도인데 자기 쳐다보는 단테에게 고독감도 얼핏 드러내고 안 물어본 속내도 흘리다가 밀당하듯 당신 업무는 나랑 친해지는게 아니니까 이쯤에서 그만하재 저기요 당신 지금 뭐하는? 단테가 베르 고독이나 카론과 얽힌 일을 눈치채는건 개붕적 별로 놀랄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단 말임? 꼭 카론과 베르 사이가 아니어도 이렇게 묘한 티를 내면 단테는 눈치챘을거 같아서... 근데 베르 반응은 진짜 예상못함ㅋㅋㅋㅋㅋㅋ 솔직히 지금까지 제일 속내를 모를거 같은 사람은 배길수 씨임 단테의 예전 모습을 알고 있어서 그 특색 붉은 시선이 이런 속내를 내보인건지, 아니면 단테가 예전의 기억있는 그 단테와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 더 친근하게 느끼다보니 절대 안 보여줬을 속내를 보인건지 어느 쪽이든 좋다 빨리 풀어줘 내놔
돈키 어깨 짓밟으면서 처벌 가하던 베르가 나중에 단테가 돈키처럼 신념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면 또 어떻게 제재를 가할지 궁금함. 어쩌면 그 때 되면 수감자들과 단테에게 정이 들어서 살다살다 이런 짓도 해본다고 조소하며 편을 들어주는 전개도 맛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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