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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 23:03
근데 납치 감금 이런건 그걸 한 주체가 오히려 더 위험해지니까 (분명 주인공 눈 가리고 총으로 쏴죽인다에 한표)
주인공이 죽는다든지 그런 극단적인 상황 상상함
주인공이 죽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사실 에덴을 가장 미치게 하려면 레미나 베일리 혹은 지하매음굴 이런 거대 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찮은 죽음에 의한 것이 아닐까. 이를테면 에덴과 가구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구하러 마을로 내려온 주인공이 사고로 급작스레 목숨을 잃는다든지. 품안에 에덴 주려고 산 꽃이나 잡다한 물건들이 부숴져 있겠지. 고아 였기 때문에 장례도 없이 공동묘지에 묻혔고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주인공을 참다 못해 마을로 내려와 초상화를 들고 찾고 다니던 에덴도 한참 후에야 그 이야기를 간신히 전해들었겠지. 주인공이 죽었다고. 묘비조차 세워지지 않아서 연고없는 무덤들 중 어느 무덤에 있는지 몰라 이성잃고 무덤을 파헤치다가 제지당한다든지. 누가 해치기라도 했으면 그 상대를 족쳐서라도 뭐라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사고로 죽은 거니 응어리진 감정을 풀 곳이 따로 없는거지. 그냥 운명을 탓할 수밖에.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거임. 아침에 눈 뜨자마자 보이던 게 주인공이었고, 이따금씩 야한 꿈을 꾸고 아래가 젖어있는 걸 보고 내가 소홀했다며 몸을 섞고, 주인공이 차려준 밥을 먹고, 구멍난 옷을 꿰매고 수선하며 꼬물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밖으로 나오던 그런 일상들이 하루 아침에 모두 사라졌으니까. 믿고 기다리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믿었는데. 주인공은 죽었고 다신 돌아오지 않아. 비가 내리는 호수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조용히 거닐던 나날들도, 안락의자에 서로의 몸을 기댄 채 타들어가는 장작불을 응시하던 것도. 고요하다 못해 죽은 것처럼 아무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숲속의 밤을 서로의 숨소리로 가득 채워넣고 안도하며 잠에 들던 모든 나날들이 사라진거야. 수십년간 살아온 패턴이 있었기에 에덴은 그럼에도 살아갔지만 장작을 팰때도, 사냥감의 가죽을 벗겨낼 때도 이따금씩 잊을만 하면 눈물을 흘려댔겠지. 차라리 죽을까 하고. 몸을 조금이라도 다쳐오는 날엔 기겁하며 연고를 들고와 치료할 수 있게 당신을 돕게 해달라며 걱정스레 바라보던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데. 오랜 숲속 생활로 거칠어진 두 손이 엉망이 된 얼굴을 가렸음
아무튼 내가 보고 싶은 건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던 에덴에게 주인공의 세이브 능력이 이전되는 거임. 처음엔 이게 뭐지 싶던 에덴은 맨 처음 주인공이 자신을 만났을 시점 저장해둔 기록을 발견하고 그걸 눌러봤겠지. 그리고 저 멀리 뛰어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이 보이자마자 깨달았을거야. 그 순간. 주인공을 처음 본 그 순간으로 되돌아 온 거라고.
당신은 거칠고 나무가 우거진 지형에서도 익숙한듯 빠르게 움직인다. 발 아래서 잔가지와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부러진다. 고대하던 순간에 격양된 감정이 척추를 타고 올라오며, 원초적인 본능이 경고한다. 놓쳐선 안된다. 당신은 쫓고 있다.
순간 에덴은 깨달았음. 이건 결코 놓쳐선 안되는 기회라고. 에덴은 자신의 가슴을 가득 메운 감정을 정의내리지 못했음. 하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했지.
당신은 쫓고 있다. 땅바닥에 운동화 자국이 보인다. 당신은 숲 안에서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음. 간간이 뒤돌아보며 헐떡이는 모습을 보고 에덴은 망설임없이 총을 꺼내 장전했음.
당신은 쫓고 있다. 당신은 총알을 장전했다. 흥분으로 손이 떨린다.
이번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을거야. 넌 죽어선 안돼.
당신은 쫓고 있다. 멀리서 그녀가 뛰어가는 게 보인다.
죽더라도 시체만이라도. 내가 가져야만 해. 너는 내 것이야. 네 마음대로 죽는 법이 어디있어?
총알이 휙하고 지나, 그녀의 발목에 박힌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당신은 쓰러진 그녀에게로 다가가 총구를 겨눈다. "내가 지금 널 잡은거야. 저항하지마."
이후에는 아예 끈이나 밧줄이 아니라 쇠사슬로 묶어서 탈출은 꿈에도 못 꾸게 만들고 뭐라도 하면 도망갈까, 아니면 죽어버릴까 싶어서 침대나 철창에서 못 벗어나게 만드는 에덴 보고싶다. 이미 주인공 눈은 자신이 사랑했던 빛을 잃었는데도 살아숨쉬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워서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에덴이 보고싶음..
주인공이 죽는다든지 그런 극단적인 상황 상상함
주인공이 죽는 상황은 어떤 상황일까. 사실 에덴을 가장 미치게 하려면 레미나 베일리 혹은 지하매음굴 이런 거대 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찮은 죽음에 의한 것이 아닐까. 이를테면 에덴과 가구를 만들기 위해 재료를 구하러 마을로 내려온 주인공이 사고로 급작스레 목숨을 잃는다든지. 품안에 에덴 주려고 산 꽃이나 잡다한 물건들이 부숴져 있겠지. 고아 였기 때문에 장례도 없이 공동묘지에 묻혔고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주인공을 참다 못해 마을로 내려와 초상화를 들고 찾고 다니던 에덴도 한참 후에야 그 이야기를 간신히 전해들었겠지. 주인공이 죽었다고. 묘비조차 세워지지 않아서 연고없는 무덤들 중 어느 무덤에 있는지 몰라 이성잃고 무덤을 파헤치다가 제지당한다든지. 누가 해치기라도 했으면 그 상대를 족쳐서라도 뭐라도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사고로 죽은 거니 응어리진 감정을 풀 곳이 따로 없는거지. 그냥 운명을 탓할 수밖에.
괜찮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더 힘들거임. 아침에 눈 뜨자마자 보이던 게 주인공이었고, 이따금씩 야한 꿈을 꾸고 아래가 젖어있는 걸 보고 내가 소홀했다며 몸을 섞고, 주인공이 차려준 밥을 먹고, 구멍난 옷을 꿰매고 수선하며 꼬물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밖으로 나오던 그런 일상들이 하루 아침에 모두 사라졌으니까. 믿고 기다리면 언젠가 다시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믿었는데. 주인공은 죽었고 다신 돌아오지 않아. 비가 내리는 호수에서 서로의 손을 잡고 조용히 거닐던 나날들도, 안락의자에 서로의 몸을 기댄 채 타들어가는 장작불을 응시하던 것도. 고요하다 못해 죽은 것처럼 아무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숲속의 밤을 서로의 숨소리로 가득 채워넣고 안도하며 잠에 들던 모든 나날들이 사라진거야. 수십년간 살아온 패턴이 있었기에 에덴은 그럼에도 살아갔지만 장작을 팰때도, 사냥감의 가죽을 벗겨낼 때도 이따금씩 잊을만 하면 눈물을 흘려댔겠지. 차라리 죽을까 하고. 몸을 조금이라도 다쳐오는 날엔 기겁하며 연고를 들고와 치료할 수 있게 당신을 돕게 해달라며 걱정스레 바라보던 눈망울이 아직도 눈에 아른거리는데. 오랜 숲속 생활로 거칠어진 두 손이 엉망이 된 얼굴을 가렸음
아무튼 내가 보고 싶은 건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던 에덴에게 주인공의 세이브 능력이 이전되는 거임. 처음엔 이게 뭐지 싶던 에덴은 맨 처음 주인공이 자신을 만났을 시점 저장해둔 기록을 발견하고 그걸 눌러봤겠지. 그리고 저 멀리 뛰어가는 주인공의 뒷모습이 보이자마자 깨달았을거야. 그 순간. 주인공을 처음 본 그 순간으로 되돌아 온 거라고.
당신은 거칠고 나무가 우거진 지형에서도 익숙한듯 빠르게 움직인다. 발 아래서 잔가지와 떨어진 나뭇가지들이 부러진다. 고대하던 순간에 격양된 감정이 척추를 타고 올라오며, 원초적인 본능이 경고한다. 놓쳐선 안된다. 당신은 쫓고 있다.
순간 에덴은 깨달았음. 이건 결코 놓쳐선 안되는 기회라고. 에덴은 자신의 가슴을 가득 메운 감정을 정의내리지 못했음. 하지만 한가지만은 분명했지.
당신은 쫓고 있다. 땅바닥에 운동화 자국이 보인다. 당신은 숲 안에서 자연에 둘러싸여 있다.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음. 간간이 뒤돌아보며 헐떡이는 모습을 보고 에덴은 망설임없이 총을 꺼내 장전했음.
당신은 쫓고 있다. 당신은 총알을 장전했다. 흥분으로 손이 떨린다.
이번만큼은 절대 놓치지 않을거야. 넌 죽어선 안돼.
당신은 쫓고 있다. 멀리서 그녀가 뛰어가는 게 보인다.
죽더라도 시체만이라도. 내가 가져야만 해. 너는 내 것이야. 네 마음대로 죽는 법이 어디있어?
총알이 휙하고 지나, 그녀의 발목에 박힌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진다. 당신은 쓰러진 그녀에게로 다가가 총구를 겨눈다. "내가 지금 널 잡은거야. 저항하지마."
이후에는 아예 끈이나 밧줄이 아니라 쇠사슬로 묶어서 탈출은 꿈에도 못 꾸게 만들고 뭐라도 하면 도망갈까, 아니면 죽어버릴까 싶어서 침대나 철창에서 못 벗어나게 만드는 에덴 보고싶다. 이미 주인공 눈은 자신이 사랑했던 빛을 잃었는데도 살아숨쉬는 것만으로도 사랑스러워서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에덴이 보고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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