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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 11:27
보고 싶다

3장 ㅅㅍ



검문소에 지크프리트가 와서 코드 퍼플 종료시킬 때 다같이 몰살당하는 와중에도 단테는 특수 인력이니까 빼두는 게 당연해서 빼둔다고 언급했더니 그로 인해 오해받는 게 보고 싶다 시계머리는 빼놓으라고 하면서 그 난장판 속에서도 우선 단테를 불러서 자기 옆에 와있으라고 할 듯 단테는 그러라고 하니까 엉거주춤 발을 옮겨서 구경꾼 모드인 베르길리우스 옆에 서는데 지크프리트가 수감자를 통구이(…)로 만드는 상황을 <저걸 나 보고 살리라고? 저렇게까지 죽여야 해?> 하고 기겁하면서 지켜보고 있었음 근데 째깍거리는 소리로만 들리니까 뭐라고 말하는 건지 알 수 없기도 할 뿐더러 눈치껏 대꾸해주길 바란다기보다 이미 저 난장판을 수습할 상황을 걱정하기 바쁜 것처럼 보이는 단테를 지그시 쳐다보고만 있는 베르길리우스. 그리고 상황 종료하고 지크프리트가 "오늘도 아주 멋졌다, 음!" 하다가 베르단테가 외곽에 나란히 서있는 걸 보고 "자네가 둥지 속 우수한 해결사들의 모임에 안나온 지 꽤 됐다지만, 그새 그런 관계가 생긴 줄은 몰랐군! 아무리 그래도 너무 어리지 않은가 싶은데…" 같은 말을 해서 베르길리우스가 이상한 말이나 나불거리고 제정신이 아니라고 꼽주는데도 지크프리트가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턱이나 몇 번 매만지더니 "상대방 앞에서도 그런 언사라니, 오래는 못 가겠군. 힘내게, 시계 머리 소녀!" 하더니 천장 뚫고 휙 가버려서 베르길리우스가 짜증 가득한 표정으로 멍청이들 수습부터 하라고 시키고 알겠다고 단테가 고개 끄덕이자마자 시계 돌리는데 12명인데다가 사망 사유가 너무 아프다 보니까 검문소 바닥이 더럽든 깨끗하든 저도 모르게 풀썩 주저앉으려고 하던 걸 베르길리우스가 붙잡아주고 끝날 때까지 붙들어주고 있게 됨. 단테가 아프니까 자기 허리를 둘러안은 팔뚝 위로 손톱 세워서 긁어대고 조금 뒤엔 발버둥을 치기도 하고 결국 힘이 쭉 빠져서 종잇장처럼 달랑 안겨있는데 수감자들이 하나 둘 일어나자 먼저 버스로 돌아갈 테니 저 녀석들 다 챙겨서 돌아오라고 속삭이고 단테를 둘러안은 팔을 풀어줌 무게를 온전히 받아주던 팔이 없어지니까 휘청거리면서 겨우 고개 끄덕이는데 고통에 아직 잠겨있는 단테를 한 번 눈으로 훑었다가 베르길리우스가 유유히 검문소 밖으로 나감. 단테는 애들 살아나는 거 확인하고 데려나가서 스토리대로 쭉쭉 흘러가는데... 이처럼 특수 인력인 단테를 수감자들이 목숨걸고 혼날 때 빼두는 게 업무적으로 당연해서 하는 일이었으나 '저 붉은시선이 왜 저 시계만 챙기지. 연인인가? 꽤 아끼나 본데?' 이런 식으로 오해 받는 베르길리우스랑 그걸 눈치채도 아니라고 외쳐봤자 째깍! 에 지나지 않는 걸 알아서 그냥 눈치나 보면서 한발짝 옆으로 물러날 뿐인 단테 보고 싶다 와중에 단테가 물러나면 그걸 또 그새 알아채고 뒤로 함부로 빠져있지 말라고 함(제멋대로 빠져나가면 격리 및 보호의 목적이 의미 없어지니까) 근데 타인은 어머… 연인인가봐 옆에서 떨어지질 않네… 로 받아들여서 시계머리연하여성과 교제 중으로 오해받는 붉은시선과 입이 없어 반박할 수가 없는 바람에 반쯤 체념한 단테가 그냥 얌전히 째깍 소리도 안 내고 베르길리우스 옆에 있으면서 애들 죽어나가는 거나 고통스럽게 바라보는 나날이 보고 싶다. 단테가 관리자여서 수감자보다 조금 나은 태도를 취해주는 것뿐인데 그게 오해를 부르고 소문이 커지고 그걸 막을 방도가 없는데 업무상 아예 단절될 일은 없고 둘 다 속 터지는데 어쩔 도리가 없어서 내버려두고 살다가 점차 묘하게 썸타는 듯 아닌 듯한 관계까지 흘러가면 좋겠다. 업무상의 이유로 둘만 이렇게 빠져서 구경하는 시간이 있다가 그런 오해를 받고부터 서로 오해받는 동지… 불쾌함을 토로할 수 있는 상대… 에서 점점 친해져서 이왕 오해받을 거면 무슨 혜택이라도 쓸 수 있으면 좋겠단 농담이나 하다가 진짜 연인이 되는 허무맹랑 와장창쿠당탕 베르단테 보고 싶다 초반에 이렇게 서로 오해 받아서 서로 불편했던 걸 아니까 훗날 좋아하게 되어도, 감정을 자각해도 '베르길리우스가 뭐하러 나를 좋아하겠어, 관리자니까 편의를 좀 봐주는 거지…' 같은 생각하는 자낮단테나 (단테가 한참 어리다 보니까 단테 입장에서야) 아저씨인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 하고 단정짓는 베르길리우스 때문에 서로 삽질도 좀 하면 좋겠음 좀 친밀해지고 나서 같이 있을 경우에만 붙잡아주거나 안아주면 안되냐고, 지지해주는 게 없으니까 주저앉다가 넘어지거나 어디 부딪힌다면서 단테가 먼저 요청했고, 수락해서 같이 있을 때는 하다못해 손이라도 붙잡아주고 있는 배길수 씨와 자연스럽게 먼저 손 잡는 단테도 보고 싶다 근데 이때까지도 감정 자각은 없이 좀 친해졌다~ 정도로 생각함 근데 자각한 뒤로는 짧은 접촉이라도 떨어지기 아쉬워서 괜히 몇 초 더 아픈 척하는 단테. 아픈 척하면 조금이라도 더 손 잡아주고 품에 안아주고 허리 잡아주니까. 그게 좋아서… 눈치깠는데도 베르길리우스도 모른 척하면서 더 잡아주고 있는 거면 좋겠음

림컴 베르단테 여단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