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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1 22:04
오메가인게 밝혀지는게 죽기보다 싫은 네이마르와 오메가만 좋아한다는 소문이 있는 음바페 04
영픽 번역 (원작가님 허락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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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링크https://archiveofourown.org/works/44319187/chapters/111456913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네이마르는 손 안의 따뜻한 차이티가 담긴 머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선 금속 부딪히는 소음과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킬리안이 대체 왜 그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수고까지 감수하는지, 네이마르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네이마르는 완전히 히트 중이라곤 할 수 없었다. 그저 약간의 열기를 동반한 제 정신에 가까웠다. 잠들어있던 시간으로 견주어볼때, 정욕에 시달리다 완전히 쓰러지기까지 반시간 정도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킬리안은 그를 위해 음식을 만들겠다고 주장했고 네이마르는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네이마르는 그의 짙은 눈에 언제나 약했다. 특히 그 눈이 그를 강렬하게 바라볼때면 더욱. 부엌으로 들어가는 그보다 어린 알파의 넓은 등이 시야에 들어오자 네이마르의 심장이 덜컥거렸다.
그는 그야말로 알파였다.
이상하게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따뜻한 음료를 홀짝대고 있던 네이마르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킬리안이 요리를 할 수 있기나 할까? 킬리안은 계란 프라이조차 망칠 것 같은 종류의 사람이었다.
물론 네이마르도 주방에서 뛰어난 편은 아니었기에 그를 평가할 처지는 못되었다. 알파가 뭘 준비하든 그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쨍그랑대는 소리와 그에 따라오는 프랑스어 욕을 듣는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침실 밖을 훔쳐보고 싶은 욕구를 억눌렀다.
머그컵 안 액체가 반쯤 줄었을 때 네이마르는 준비된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는 머그를 내려두고 문에 눈을 고정했다. 알파향도 함께 느껴졌다.
몇 초 뒤 예상대로 킬리안이 나무 트레이를 들고 문간에 나타났다. 킬리안은 침대 위의 네이마르에게 잠시 눈길을 주었고 네이마르는 기대에 찬 눈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킬리안의 입꼬리가 위쪽으로 씰룩거렸다. 그는 웃음기를 억누른 채 침대 쪽으로 걸어와 구겨진 시트 위로 부드럽게 트레이를 내려놓았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맨 상체를 눈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어깨와 흉근의 윤곽이 시야에 들어왔다. 네이마르는 조심스럽게 계란과 밀가루 냄새에 섞인 다크 카카오 향을 들이마셨다. 킬리안에게서는 아침식사의 향이 났다. 은유적으로도, 문자 그대로도.
알파가 옷장으로 가 새 셔츠를 꺼내 입기 시작하자 네이마르는 실망이 담긴 향을 억눌러야 했다. 그러나 곧 트레이에 시선을 빼앗겼다. 프렌치 토스트, 달걀 프라이, 패스트리들과 과일들에 네이마르의 눈이 동그래졌다.
기쁜듯한 탄성이 목에서 흘러나왔다. 이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배고픈지 알 것 같았다. 네이마르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음식을 바라보았다.
"진짜 맛있어 보여."
네이마르는 온통 삐뚤삐뚤한 과일조각과 토스트의 검게 탄 가장자리는 못 본 양 감탄했다.
"거의 5성급 호텔 조식인데."
"거짓말 진짜 못하네."
킬리안이 옷장 문을 닫으며 중얼거렸다.
네이마르는 웃음을 삼키며 토스트 한 조각을 집다가 멈췄다. 킬리안 몫의 트레이는 없어보였다.
"안먹어?" 네이마르가 토스트를 한입 베어물며 물었다.
"어, 아까 만들면서 좀 먹었어."
킬리안은 책상 의자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다 너꺼야."
네이마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가 뭐라도 먹은 건 다행이었지만 함께 식사할 수 없다는 건 묘하게 아쉬웠다. 그는 입에 든 것을 우적우적 삼킨 뒤 만족스러운 콧노래를 불렀다. 좀 타긴 했지만 맛은 괜찮았다. 만족스럽게 입맛을 다시며 계란도 입안으로 넣었다. 시야 한구석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킬리안이 들어왔다.
"나쁘지 않네." 네이마르가 담백하게 칭찬했다.
"히트 때는 탄수화물이랑 단백질이 좋거든."
그는 패스트리 여러개와 계란 두개를 보며 말했다.
"알아. 그래서 준비한거야."
킬리안이 말했다.
"오메가랑 히트를 보내는게 처음은 아니니까."
아.
네이마르는 조금 바보가 된 기분으로 음식에 다시 눈길을 주었다. 킬리안이 오메가들에게 얼마나 인기있는지를 잊고 있었다. 괜히 쟁반을 바라보다 그는 어마어마한 음식의 양을 깨달았다.
"왜 이렇게 많이 준비했어?"
네이마르는 주제를 바꾸기 위해 곧장 떠오르는 생각을 뱉었다.
"두명도 먹겠는데."
킬리안이 어깨를 으쓱했다.
"오메가랑 히트를 보내면 알파로서 최대한 많이 준비하는게 당연하잖아. "
아.
네이마르는 그런 건 알지 못했다. 그야 알파와 함께 히트를 보낸 적이 없으니. 그는 자신이 킬리안에 비해 얼마나 경험이 없는지를 깨달았다. 더 바보같아 보이지 않으려면 그냥 입을 다무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트 동안은 알파에게 마음껏 응석부려도 된다는 사실을 안 것은 기뻤다. 게다가 그 알파가 킬리안이라는 사실도.
네이마르는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음식 씹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정적이 방 안에 깔렸다. 먹는 내내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따가울 정도의 시선을 느꼈다. 알파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스치고 있는지 알 것 같았지만 네이마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로 꺼내어지는 순간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누군가와 대치하는 순간은 네이마르에게 늘 불편했다. 특히 그에게 의미있는 사람과 언쟁해야할 때는 더욱.
네이마르가 과일 약간과 토스트를 끝내고는 물컵을 들었을 때였다. 킬리안은 마침내 '그 주제'를 꺼내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우리, 얘기 좀 할까?"
킬리안의 목소리는 깊었다. 아까의 소소하던 대화들과 대비되어 더 그렇게 들렸다.
네이마르는 컵을 쥔채 찰나의 순간동안 경직됐었다. 그는 입 안에 든것을 삼키고 컵을 트레이에 올렸다. 히트가 끝나기 전에 킬리안이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를 내심 바랬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있었다.
"얘기할게 뭐가 있지?"
네이마르는 도전적인 태도로 그보다 어린 알파의 눈을 바라보았다.
킬리안은 잠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그의 주먹이 꽉 쥐어지는 것을 보았다. 킬리안의 목소리는 회의적이고, 조심스럽게 들렸다.
"넌 오메가야."
"어어, 나 오메가야."
네이마르가 눈썹을 들어올리며 답했다. "혹시 모를까봐 말해주는데, 너 나랑 히트를 같이 보냈어."
그는 다시 음식으로 돌아와 크로와상 한조각을 베어물었다. 킬리안이 입을 떡 벌리고 그를 쳐다보는 게 곁눈질로 보였다. 네이마르의 태도에 할 말을 잃은 듯 보였다. 인생에 걸친 허울을 고백하는 말투로는 지나치게 무심하긴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알파였다가, 갑자기 오메가로 나타났지."
킬리안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언제나 오메가였어."
네이마르가 방어적으로 말했다.
"네가 몰랐던거지"
네이마르는 둘 사이의 팽팽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대체 킬리안이 왜 화가 난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오메가라고 해서 저 알파의 삶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를 알파로 대하는게 편하다면 그냥 그렇게 하면 되는 일이다. 어느쪽이든 네이마르는 성별을 밝히려는 생각조차 없었다.
"바뀔 건 없어, 킬리안. 그냥 평소처럼 축구할거야. 별 문제될 것도 없어." 네이마르가 한숨 쉬었다.
"그거 참 쉽게 애기하네, 어제까지만 해도 넌 나에게, 아니 팀의 모두에게 알파였어. 너한테선 알파향이 났었다고."
킬리안은 마지막 문장을 특히 날카롭게 말했다.
"인공향을 썼어. 그런게 있는건 너도 알잖아."
네이마르가 눈알을 한 바퀴 굴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쓸거고. 걱정해줄 필요는 없어. 알파인 척 하는건 아주 잘하니까."
네이마르의 목소리에 냉기가 서려있었다.
킬리안은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한 마디를 툭 뱉었다.
"넌 히트일때가 더 좋다"
네이마르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가슴에 가시가 박힌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나도 내가 히트일 때의 너가 더 마음에 드네."
킬리안의 입가가 선명하게 찌푸려졌다. 짙은색 눈은 브라질에서 온 남자를 노려보았다. 네이마르의 심장이 원치않게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알파에게 복종하고, 시선을 내리깔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알파로부터 느껴지던 팽팽한 긴장감이 비로소 누그러들자, 네이마르는 심장박동이 다시 느려지는 걸 느꼈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건 다른 알파들과는 달랐다.
"또 누가 알고 있어?"
킬리안이 갑작스럽게 물었다.
"알아서 뭐하게?"
네이마르가 쏘아붙였다.
네이마르를 바라보는 알파의 눈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다음에 네가 내 앞에서 쓰러질 때 누구를 부를지 알아야겠어서."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거야. 절대로."
네이마르가 말했다. 이번에는 목소리에서 상처가 숨겨지지 않았다.
"그냥 비꼰거였어" 킬리안이 낮게 말했다.
네이마르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입맛은 잃은지 오래였다.
"아, 난 몰랐지. 네가 늘 그런 식으로 말해서."
"나? 내가 늘 이런 식이라고? 세상 친근하게 굴다가 돌아서면 차가워지는게 누군데?"
킬리안이 맞받아쳤다.
네이마르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래. 근데 이제 내가 왜 그랬었는지 알겠지?"
정적이 흘렀다. 네이마르는 상대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불만스러운 향도 맡을 수 있었다.
갑자기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일어서는 것을 바라보았다.
"바람 좀 쐬어야겠어."
이번에 방을 나서는 상대의 등을 바라보는 네이마르의 심장은 무거웠다. 그리고 현관문이 쾅 닫히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아팠다.
네이마르는 갑자기 텅빈듯한 기분을 느꼈다. 눈 앞의 음식은 하나도 맛있어보이지 않았다. 그는 몸을 작게 구기며 왜 늘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밀어내게 되는지 물었다.
거절이 두려운걸까? 네이마르는 잠시 고민해 본 뒤에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기대라는 걸 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거절을 무서워할 수 있을까. 그는 이 알파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그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가. 그와 킬리안은 언제나 끔찍하게 부딪혔다. 네이마르의 비밀은 언제나 킬리안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그가 둘의 관계를 손쉽게 박살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트레이를 다시 사이드테이블 위로 올려두고는 네이마르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는 킬리안의 향으로 뒤덮인 침대에 몸을 누이고 눈을 감았다.
-
네이마르는 멍한 상태로 잠에서 깼다. 방안은 지나치게 뜨거웠다.
그는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침대 옆에는 킬리안이 서있었다. 그는 오메가를 자신의 향으로 감싸고 있었다. 네이마르가 깬 것을 발견하고 그는 물이 담긴 유리잔을 건넸다. 네이마르는 그것을 기쁘게 받았다.
"다시 히트가 시작될 것 같아."
킬리안이 부드럽게 말했다.
네이마르는 느리지만 착실하게 혈관을 타고 올라오는 불붙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킬리안은 주저하는 듯 다음 말을 꺼냈다.
"..내가 같이 보내줬으면 해?"
네이마르는 얼어붙었다.
킬리안이 그에게 선택권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는 킬리안이 자신과 내내 히트를 보내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난-"
네이마르는 잠시 말을 잃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같이 있어주기를 원하면, 곁에 있을거야."
킬리안이 재차 확인시켜주었다.
"그냥 그게 네가 원하는 건지 묻는거야."
그게 내가 원하는게 맞냐고? 당연했다. 다른 대답이 있을리 없었다.
그러나 네이마르의 안에서 좋지 못한 예측이 떠올랐다. 그들이 처음으로 관계했던 순간을 떠올리자 목에서 쓰라린 맛이 났다. 킬리안은 그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수차례 말했었다. 그걸 무시한 건 네이마르였고, 잠자리를 간청한 것도 네이마르였다.
관계에 책임을 져야하는 건 언제나 알파지만 오메가가 알파에게 가할 수 있는 감정적 조종도 무시될수는 없었다. 네이마르는 단지 책임감이나 의무감 때문에 킬리안이 그와 잠자리를 가지길 원하지 않았다. 에초에 그가 그렇게 해줄 이유도 없었다.
입술을 깨물며, 네이마르는 고개를 저었다. 눈은 킬리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나 혼자 보낼거야."
"알았어."
킬리안이 답했다.
"거실에 있을께.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 음식이든, 물이든, 뭐든 갖다줄테니까."
네이마르는 전에도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킬리안의 얼굴을 차분했지만 두 눈에는 우려가 담겨있었다.
"히트에 돌입하면 넌 날 찾을거야."
킬리안은 이미 아는 사실이라는 듯 말했다. 네이마르는 이런 경험이 킬리안에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정말 내가 곁에 있길 바라지 않는건지 확인하고 싶어."
네이마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킬리안, 난 네가 곁에 있길 바라지 않아."
킬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가 길게 숨을 쉬었다.
"그럼 지금 나갈께."
알파가 문간에 서서 문을 막 닫으려던 찰나, 네이마르가 그를 불렀다.
"킬리안, 난-"
네이마르는 단어를 고르기 위해 멈췄고 킬리안은 인내심있게 그를 기다렸다.
"고마워."
오메가가 마침내 말했다. 알파는 잠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닫았다.
-
온 몸을 고통스럽게 태우는 욕구로 불타며, 네이마르는 목이 완전히 쉬어버릴만큼 울며 알파를 불렀다. 그러나 알파는 결코 오지 않았다. 눈물과 흐린 의식 속에서도 네이마르는 그게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파를 밀어낸 것은, 킬리안을 그의 곁에 있지 않게 한 것은.
네이마르는 이제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격렬한 히트를 겪었다. 알파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걸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통을 더했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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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 히트때랑 아닐 때 태도랑 말투 완전 달라지는거 이상하게 너무 꼴려서 거기 집중해서 번역해봄..
음바페네이마르 바페네이
영픽 번역 (원작가님 허락받음)
99% 의역, 표현 각색 많음
원문링크https://archiveofourown.org/works/44319187/chapters/111456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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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마르는 손 안의 따뜻한 차이티가 담긴 머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밖에선 금속 부딪히는 소음과 지글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킬리안이 대체 왜 그를 위해 음식을 만드는 수고까지 감수하는지, 네이마르는 한숨을 쉬었다.
지금의 네이마르는 완전히 히트 중이라곤 할 수 없었다. 그저 약간의 열기를 동반한 제 정신에 가까웠다. 잠들어있던 시간으로 견주어볼때, 정욕에 시달리다 완전히 쓰러지기까지 반시간 정도는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킬리안은 그를 위해 음식을 만들겠다고 주장했고 네이마르는 결국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네이마르는 그의 짙은 눈에 언제나 약했다. 특히 그 눈이 그를 강렬하게 바라볼때면 더욱. 부엌으로 들어가는 그보다 어린 알파의 넓은 등이 시야에 들어오자 네이마르의 심장이 덜컥거렸다.
그는 그야말로 알파였다.
이상하게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따뜻한 음료를 홀짝대고 있던 네이마르는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킬리안이 요리를 할 수 있기나 할까? 킬리안은 계란 프라이조차 망칠 것 같은 종류의 사람이었다.
물론 네이마르도 주방에서 뛰어난 편은 아니었기에 그를 평가할 처지는 못되었다. 알파가 뭘 준비하든 그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쨍그랑대는 소리와 그에 따라오는 프랑스어 욕을 듣는것은 꽤나 즐거운 일이었다. 그는 침실 밖을 훔쳐보고 싶은 욕구를 억눌렀다.
머그컵 안 액체가 반쯤 줄었을 때 네이마르는 준비된 음식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그는 머그를 내려두고 문에 눈을 고정했다. 알파향도 함께 느껴졌다.
몇 초 뒤 예상대로 킬리안이 나무 트레이를 들고 문간에 나타났다. 킬리안은 침대 위의 네이마르에게 잠시 눈길을 주었고 네이마르는 기대에 찬 눈으로 그를 마주보았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울렸다.
킬리안의 입꼬리가 위쪽으로 씰룩거렸다. 그는 웃음기를 억누른 채 침대 쪽으로 걸어와 구겨진 시트 위로 부드럽게 트레이를 내려놓았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맨 상체를 눈에 담을 수 밖에 없었다. 그의 어깨와 흉근의 윤곽이 시야에 들어왔다. 네이마르는 조심스럽게 계란과 밀가루 냄새에 섞인 다크 카카오 향을 들이마셨다. 킬리안에게서는 아침식사의 향이 났다. 은유적으로도, 문자 그대로도.
알파가 옷장으로 가 새 셔츠를 꺼내 입기 시작하자 네이마르는 실망이 담긴 향을 억눌러야 했다. 그러나 곧 트레이에 시선을 빼앗겼다. 프렌치 토스트, 달걀 프라이, 패스트리들과 과일들에 네이마르의 눈이 동그래졌다.
기쁜듯한 탄성이 목에서 흘러나왔다. 이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배고픈지 알 것 같았다. 네이마르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음식을 바라보았다.
"진짜 맛있어 보여."
네이마르는 온통 삐뚤삐뚤한 과일조각과 토스트의 검게 탄 가장자리는 못 본 양 감탄했다.
"거의 5성급 호텔 조식인데."
"거짓말 진짜 못하네."
킬리안이 옷장 문을 닫으며 중얼거렸다.
네이마르는 웃음을 삼키며 토스트 한 조각을 집다가 멈췄다. 킬리안 몫의 트레이는 없어보였다.
"안먹어?" 네이마르가 토스트를 한입 베어물며 물었다.
"어, 아까 만들면서 좀 먹었어."
킬리안은 책상 의자에 걸터앉으며 말했다.
"다 너꺼야."
네이마르는 어깨를 으쓱했다. 그가 뭐라도 먹은 건 다행이었지만 함께 식사할 수 없다는 건 묘하게 아쉬웠다. 그는 입에 든 것을 우적우적 삼킨 뒤 만족스러운 콧노래를 불렀다. 좀 타긴 했지만 맛은 괜찮았다. 만족스럽게 입맛을 다시며 계란도 입안으로 넣었다. 시야 한구석에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킬리안이 들어왔다.
"나쁘지 않네." 네이마르가 담백하게 칭찬했다.
"히트 때는 탄수화물이랑 단백질이 좋거든."
그는 패스트리 여러개와 계란 두개를 보며 말했다.
"알아. 그래서 준비한거야."
킬리안이 말했다.
"오메가랑 히트를 보내는게 처음은 아니니까."
아.
네이마르는 조금 바보가 된 기분으로 음식에 다시 눈길을 주었다. 킬리안이 오메가들에게 얼마나 인기있는지를 잊고 있었다. 괜히 쟁반을 바라보다 그는 어마어마한 음식의 양을 깨달았다.
"왜 이렇게 많이 준비했어?"
네이마르는 주제를 바꾸기 위해 곧장 떠오르는 생각을 뱉었다.
"두명도 먹겠는데."
킬리안이 어깨를 으쓱했다.
"오메가랑 히트를 보내면 알파로서 최대한 많이 준비하는게 당연하잖아. "
아.
네이마르는 그런 건 알지 못했다. 그야 알파와 함께 히트를 보낸 적이 없으니. 그는 자신이 킬리안에 비해 얼마나 경험이 없는지를 깨달았다. 더 바보같아 보이지 않으려면 그냥 입을 다무는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트 동안은 알파에게 마음껏 응석부려도 된다는 사실을 안 것은 기뻤다. 게다가 그 알파가 킬리안이라는 사실도.
네이마르는 고픈 배를 채우기 위해 다시 고개를 돌렸다. 음식 씹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정적이 방 안에 깔렸다. 먹는 내내 네이마르는 킬리안의 따가울 정도의 시선을 느꼈다. 알파의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스치고 있는지 알 것 같았지만 네이마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로 꺼내어지는 순간 다른 생각은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누군가와 대치하는 순간은 네이마르에게 늘 불편했다. 특히 그에게 의미있는 사람과 언쟁해야할 때는 더욱.
네이마르가 과일 약간과 토스트를 끝내고는 물컵을 들었을 때였다. 킬리안은 마침내 '그 주제'를 꺼내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그래서 우리, 얘기 좀 할까?"
킬리안의 목소리는 깊었다. 아까의 소소하던 대화들과 대비되어 더 그렇게 들렸다.
네이마르는 컵을 쥔채 찰나의 순간동안 경직됐었다. 그는 입 안에 든것을 삼키고 컵을 트레이에 올렸다. 히트가 끝나기 전에 킬리안이 이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를 내심 바랬었지만, 그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있었다.
"얘기할게 뭐가 있지?"
네이마르는 도전적인 태도로 그보다 어린 알파의 눈을 바라보았다.
킬리안은 잠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네이마르는 그의 주먹이 꽉 쥐어지는 것을 보았다. 킬리안의 목소리는 회의적이고, 조심스럽게 들렸다.
"넌 오메가야."
"어어, 나 오메가야."
네이마르가 눈썹을 들어올리며 답했다. "혹시 모를까봐 말해주는데, 너 나랑 히트를 같이 보냈어."
그는 다시 음식으로 돌아와 크로와상 한조각을 베어물었다. 킬리안이 입을 떡 벌리고 그를 쳐다보는 게 곁눈질로 보였다. 네이마르의 태도에 할 말을 잃은 듯 보였다. 인생에 걸친 허울을 고백하는 말투로는 지나치게 무심하긴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알파였다가, 갑자기 오메가로 나타났지."
킬리안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언제나 오메가였어."
네이마르가 방어적으로 말했다.
"네가 몰랐던거지"
네이마르는 둘 사이의 팽팽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대체 킬리안이 왜 화가 난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가 오메가라고 해서 저 알파의 삶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를 알파로 대하는게 편하다면 그냥 그렇게 하면 되는 일이다. 어느쪽이든 네이마르는 성별을 밝히려는 생각조차 없었다.
"바뀔 건 없어, 킬리안. 그냥 평소처럼 축구할거야. 별 문제될 것도 없어." 네이마르가 한숨 쉬었다.
"그거 참 쉽게 애기하네, 어제까지만 해도 넌 나에게, 아니 팀의 모두에게 알파였어. 너한테선 알파향이 났었다고."
킬리안은 마지막 문장을 특히 날카롭게 말했다.
"인공향을 썼어. 그런게 있는건 너도 알잖아."
네이마르가 눈알을 한 바퀴 굴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쓸거고. 걱정해줄 필요는 없어. 알파인 척 하는건 아주 잘하니까."
네이마르의 목소리에 냉기가 서려있었다.
킬리안은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한 마디를 툭 뱉었다.
"넌 히트일때가 더 좋다"
네이마르의 턱에 힘이 들어갔다. 가슴에 가시가 박힌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나도 내가 히트일 때의 너가 더 마음에 드네."
킬리안의 입가가 선명하게 찌푸려졌다. 짙은색 눈은 브라질에서 온 남자를 노려보았다. 네이마르의 심장이 원치않게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는 알파에게 복종하고, 시선을 내리깔고 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알파로부터 느껴지던 팽팽한 긴장감이 비로소 누그러들자, 네이마르는 심장박동이 다시 느려지는 걸 느꼈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건 다른 알파들과는 달랐다.
"또 누가 알고 있어?"
킬리안이 갑작스럽게 물었다.
"알아서 뭐하게?"
네이마르가 쏘아붙였다.
네이마르를 바라보는 알파의 눈에서 분노가 느껴졌다.
"다음에 네가 내 앞에서 쓰러질 때 누구를 부를지 알아야겠어서."
"그런 일은 다시는 없을거야. 절대로."
네이마르가 말했다. 이번에는 목소리에서 상처가 숨겨지지 않았다.
"그냥 비꼰거였어" 킬리안이 낮게 말했다.
네이마르는 자세를 고쳐 앉았다. 입맛은 잃은지 오래였다.
"아, 난 몰랐지. 네가 늘 그런 식으로 말해서."
"나? 내가 늘 이런 식이라고? 세상 친근하게 굴다가 돌아서면 차가워지는게 누군데?"
킬리안이 맞받아쳤다.
네이마르가 시선을 돌리며 말했다.
"그래. 근데 이제 내가 왜 그랬었는지 알겠지?"
정적이 흘렀다. 네이마르는 상대의 숨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불만스러운 향도 맡을 수 있었다.
갑자기 의자를 끄는 소리가 들렸다. 네이마르는 킬리안이 일어서는 것을 바라보았다.
"바람 좀 쐬어야겠어."
이번에 방을 나서는 상대의 등을 바라보는 네이마르의 심장은 무거웠다. 그리고 현관문이 쾅 닫히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아팠다.
네이마르는 갑자기 텅빈듯한 기분을 느꼈다. 눈 앞의 음식은 하나도 맛있어보이지 않았다. 그는 몸을 작게 구기며 왜 늘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밀어내게 되는지 물었다.
거절이 두려운걸까? 네이마르는 잠시 고민해 본 뒤에 그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애초에 기대라는 걸 해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거절을 무서워할 수 있을까. 그는 이 알파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그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가. 그와 킬리안은 언제나 끔찍하게 부딪혔다. 네이마르의 비밀은 언제나 킬리안으로부터 거리를 두게 만들었다. 그가 둘의 관계를 손쉽게 박살내버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트레이를 다시 사이드테이블 위로 올려두고는 네이마르는 이불을 뒤집어썼다. 그는 킬리안의 향으로 뒤덮인 침대에 몸을 누이고 눈을 감았다.
-
네이마르는 멍한 상태로 잠에서 깼다. 방안은 지나치게 뜨거웠다.
그는 앓는 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렸다. 침대 옆에는 킬리안이 서있었다. 그는 오메가를 자신의 향으로 감싸고 있었다. 네이마르가 깬 것을 발견하고 그는 물이 담긴 유리잔을 건넸다. 네이마르는 그것을 기쁘게 받았다.
"다시 히트가 시작될 것 같아."
킬리안이 부드럽게 말했다.
네이마르는 느리지만 착실하게 혈관을 타고 올라오는 불붙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킬리안은 주저하는 듯 다음 말을 꺼냈다.
"..내가 같이 보내줬으면 해?"
네이마르는 얼어붙었다.
킬리안이 그에게 선택권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는 킬리안이 자신과 내내 히트를 보내는 건 이미 정해진 일이라고 생각했다.
"난-"
네이마르는 잠시 말을 잃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같이 있어주기를 원하면, 곁에 있을거야."
킬리안이 재차 확인시켜주었다.
"그냥 그게 네가 원하는 건지 묻는거야."
그게 내가 원하는게 맞냐고? 당연했다. 다른 대답이 있을리 없었다.
그러나 네이마르의 안에서 좋지 못한 예측이 떠올랐다. 그들이 처음으로 관계했던 순간을 떠올리자 목에서 쓰라린 맛이 났다. 킬리안은 그와 함께 할 수 없다고 수차례 말했었다. 그걸 무시한 건 네이마르였고, 잠자리를 간청한 것도 네이마르였다.
관계에 책임을 져야하는 건 언제나 알파지만 오메가가 알파에게 가할 수 있는 감정적 조종도 무시될수는 없었다. 네이마르는 단지 책임감이나 의무감 때문에 킬리안이 그와 잠자리를 가지길 원하지 않았다. 에초에 그가 그렇게 해줄 이유도 없었다.
입술을 깨물며, 네이마르는 고개를 저었다. 눈은 킬리안을 마주치지 않았다.
"아니, 나 혼자 보낼거야."
"알았어."
킬리안이 답했다.
"거실에 있을께. 도움이 필요하면 불러. 음식이든, 물이든, 뭐든 갖다줄테니까."
네이마르는 전에도 이런 말을 들었던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킬리안의 얼굴을 차분했지만 두 눈에는 우려가 담겨있었다.
"히트에 돌입하면 넌 날 찾을거야."
킬리안은 이미 아는 사실이라는 듯 말했다. 네이마르는 이런 경험이 킬리안에게 처음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정말 내가 곁에 있길 바라지 않는건지 확인하고 싶어."
네이마르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킬리안, 난 네가 곁에 있길 바라지 않아."
킬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가 길게 숨을 쉬었다.
"그럼 지금 나갈께."
알파가 문간에 서서 문을 막 닫으려던 찰나, 네이마르가 그를 불렀다.
"킬리안, 난-"
네이마르는 단어를 고르기 위해 멈췄고 킬리안은 인내심있게 그를 기다렸다.
"고마워."
오메가가 마침내 말했다. 알파는 잠시동안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고 문을 닫았다.
-
온 몸을 고통스럽게 태우는 욕구로 불타며, 네이마르는 목이 완전히 쉬어버릴만큼 울며 알파를 불렀다. 그러나 알파는 결코 오지 않았다. 눈물과 흐린 의식 속에서도 네이마르는 그게 자신의 잘못이라는 것을 알았다. 알파를 밀어낸 것은, 킬리안을 그의 곁에 있지 않게 한 것은.
네이마르는 이제까지 겪어본 것 중 가장 격렬한 히트를 겪었다. 알파가 함께할 수 있었다는 걸, 그리고 그걸 선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고통을 더했다. 네이마르는 자신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의식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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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 히트때랑 아닐 때 태도랑 말투 완전 달라지는거 이상하게 너무 꼴려서 거기 집중해서 번역해봄..
음바페네이마르 바페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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