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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1 16:27
아이스매브로 피트 미첼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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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미첼은 온종일 톰 카잔스키를 생각했다. 미션을 마치자마자 육지로, 아이스의 곁으로 복귀했던 매버릭은 일주일 간 휴가를 받은 참이었다. 그리고 호텔에 틀어박힌 미첼은 내내 카잔스키를 생각했다.
카잔스키의 입에서 나온 그만 하자는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다. 톰 카잔스키는 분명히 그들의 관계를 끝맺고 싶어했다. 미션을 허락받기 위해, 대령이 아니라 연인으로 찾아갔을 때 카잔스키는 이미 불안해하고 있었다.
“행맨? 아니면 루스터?”
미첼이 나가겠다 고집하는 작전이었고, 자신이 꽂아 넣은 교관이었다. 아이스도 미라클 미션에 대해서는 사이클론보다 더 내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작전의 키는 결국 그 둘 중 누구냐에 있었다.
“군사 기밀이야.”
미첼은 장난스레 웃었다. 평소라면 카잔스키도 내가 몰라야 할 기밀같은 건 없다며 장단을 맞췄겠으나 이번만은 유난히 불안했다. 아이스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싶었다.
“브래들리군.”
매버릭은 그저 어깨을 으쓱하고 말았다.
“알잖아, 둘 중 누구든 나를 대체할 순 없어. 톰, 이 작전엔 내가 필요해. 네가 그랬잖아. 내가 필요하다고.”
같은 주제로 둘은 벌써 네 번이나 대화하고 있었다. 아이스의 단호한 태도는 회가 지날수록 문드러졌다.
“나 없인 성공하기 힘들어.”
“성공하지 않아도 돼.”
“그건, 진짜로 개소린데 아이스.”
미간을 찌푸리고 콧잔등을 찡긋거린 매버릭이 아이스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이스는 익숙하게 작지만 단단한 등을 끌어안았다.
“해군보다는 내가 널 필요로 해.”
“돌아올 거야, 너한테.”
아이스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매버릭이 웅얼거렸다. 허락해 줘, 아이스. 내가 갈 수 있게 해줘. 아이스는 매버릭을 품에서 떼어내고 눈을 맞췄다.
“어떤 상황에서도 네 생환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응.”
“반드시 살아돌아와.”
“알겠어.”
“네가 돌아오지 않으면-”
매버릭은 아이스의 눈이 일렁이는 걸 보았다.
“널 사랑하지 않을 거야.”
미첼은 그대로 카잔스키에게 입을 맞추었다. 둘의 입술이 닿는 순간 카잔스키가 눈을 감았고, 맺혀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미첼은 울지 않았다. 입술을 떼어낸 미첼이 카잔스키의 뺨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반드시 돌아올 거야.”
카잔스키는 돌아오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겠다 선언했다. 그 어떤 말보다 미첼을 속박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아침이 밝아오기도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매버릭은 준비를 마치고 호텔을 나섰다. 새벽의 통화가 끝나고 두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카잔스키가 사는 동네는 미첼에게도 익숙했다. 종종 가던 카페에서 간단하게 요기할만한 빵과 커피를 사들고 미첼은 카잔스키의 집 문앞에 주저앉아 집주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매버릭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5분 안에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일텐데. 매버릭은 사령관이 짊어진 무게에 대해 안다고 말 할 수는 없었지만, 가늠해볼 수는 있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생사를 건 작전이 있는 날이면 아이스는 기나긴 밤동안 뒤척였다. 사망자라도 발생한 때에는 며칠이고 굳은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카잔스키는 그런 날마다 미첼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남들 앞에서는 내쉬지 않을 한숨을 내쉬었다. 네 탓이 아니라는 말에 아이스는 동의하지 않았다.
10분이 지나고 나자 매버릭은 현관 매트를 들추고 스페어 키를 찾아냈다. 침실로 향하는 길은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정도로 익숙했다.
“톰. 일어나, 너 지각이야.“
입을 맞추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미첼은 카잔스키를 흔들어 깨웠다. 커다란 눈이 힘겹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첼?“
”5분 안에 준비 마치면, 어떻게든 시간 맞출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매버릭은 힘을 주어 아이스의 팔을 잡아당기고, 자꾸 저를 돌아보는 아이스를 욕실로 밀어넣었다. 5분이야, 1초도 늦으면 안 돼! 매버릭의 외침이 욕실에 닿았는지 수 초가 지나고 욕실 안이 부산스러운 소음으로 가득찼다.
미리 차에 시동을 걸어둔 매버릭은 약속한 시간이 지나자마자 클락션을 울렸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로 카잔스키가 허둥대며 집을 나왔다. 운전석에 앉은 매버릭을 본 아이스는 잠시 멈칫했다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몸을 구겨넣었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벨트 매. 딱지 끊어도 되지?”
“매브, 아니 지금-”
“출발합니다, 사령관님. 단추나 똑바로 채우시죠.“
카잔스키의 작은 한숨을 매버릭은 모른 척하며 속도를 높였다. 음악도 틀지 않은 차 안은 고요했고, 옷매무새를 다 다듬은 카잔스키는 조용히 정면만을 응시했다. 신호가 바뀌었고, 매버릭은 멈췄다.
”우리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인파를 너머다보며 카잔스키가 입을 열었다.
”네가 헤어지자고 했고, 나는 너를 붙잡으려고 구질구질하게 구는 중이야.“
미첼이 고개를 돌려 카잔스키에게 시선을 던져도, 여전히 화가 난 남자는 고집스레 정면만 볼 뿐이었다.
”우리가 말 한 마디로 헤어질 수 있는 사이는 아니지 않아?“
미첼의 말투는 조심스럽고 아주 작아서, 말의 끝은 거의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카잔스키는 다시 한숨과 함께 입을 다물었다. 매버릭은 바뀐 신호에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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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미첼은 온종일 톰 카잔스키를 생각했다. 미션을 마치자마자 육지로, 아이스의 곁으로 복귀했던 매버릭은 일주일 간 휴가를 받은 참이었다. 그리고 호텔에 틀어박힌 미첼은 내내 카잔스키를 생각했다.
카잔스키의 입에서 나온 그만 하자는 말이 진심이라는 걸 알았다. 톰 카잔스키는 분명히 그들의 관계를 끝맺고 싶어했다. 미션을 허락받기 위해, 대령이 아니라 연인으로 찾아갔을 때 카잔스키는 이미 불안해하고 있었다.
“행맨? 아니면 루스터?”
미첼이 나가겠다 고집하는 작전이었고, 자신이 꽂아 넣은 교관이었다. 아이스도 미라클 미션에 대해서는 사이클론보다 더 내밀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 작전의 키는 결국 그 둘 중 누구냐에 있었다.
“군사 기밀이야.”
미첼은 장난스레 웃었다. 평소라면 카잔스키도 내가 몰라야 할 기밀같은 건 없다며 장단을 맞췄겠으나 이번만은 유난히 불안했다. 아이스는 모든 상황을 통제하고 싶었다.
“브래들리군.”
매버릭은 그저 어깨을 으쓱하고 말았다.
“알잖아, 둘 중 누구든 나를 대체할 순 없어. 톰, 이 작전엔 내가 필요해. 네가 그랬잖아. 내가 필요하다고.”
같은 주제로 둘은 벌써 네 번이나 대화하고 있었다. 아이스의 단호한 태도는 회가 지날수록 문드러졌다.
“나 없인 성공하기 힘들어.”
“성공하지 않아도 돼.”
“그건, 진짜로 개소린데 아이스.”
미간을 찌푸리고 콧잔등을 찡긋거린 매버릭이 아이스의 품을 파고들었다. 아이스는 익숙하게 작지만 단단한 등을 끌어안았다.
“해군보다는 내가 널 필요로 해.”
“돌아올 거야, 너한테.”
아이스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매버릭이 웅얼거렸다. 허락해 줘, 아이스. 내가 갈 수 있게 해줘. 아이스는 매버릭을 품에서 떼어내고 눈을 맞췄다.
“어떤 상황에서도 네 생환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응.”
“반드시 살아돌아와.”
“알겠어.”
“네가 돌아오지 않으면-”
매버릭은 아이스의 눈이 일렁이는 걸 보았다.
“널 사랑하지 않을 거야.”
미첼은 그대로 카잔스키에게 입을 맞추었다. 둘의 입술이 닿는 순간 카잔스키가 눈을 감았고, 맺혀있던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미첼은 울지 않았다. 입술을 떼어낸 미첼이 카잔스키의 뺨을 손가락으로 훑었다.
“반드시 돌아올 거야.”
카잔스키는 돌아오지 않으면 사랑하지 않겠다 선언했다. 그 어떤 말보다 미첼을 속박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아침이 밝아오기도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매버릭은 준비를 마치고 호텔을 나섰다. 새벽의 통화가 끝나고 두 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간이었다. 카잔스키가 사는 동네는 미첼에게도 익숙했다. 종종 가던 카페에서 간단하게 요기할만한 빵과 커피를 사들고 미첼은 카잔스키의 집 문앞에 주저앉아 집주인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매버릭은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5분 안에 일어나지 않으면 지각일텐데. 매버릭은 사령관이 짊어진 무게에 대해 안다고 말 할 수는 없었지만, 가늠해볼 수는 있었다. 꼭 저가 아니더라도, 생사를 건 작전이 있는 날이면 아이스는 기나긴 밤동안 뒤척였다. 사망자라도 발생한 때에는 며칠이고 굳은 표정이 풀리지 않았다. 카잔스키는 그런 날마다 미첼의 어깨에 고개를 묻고 남들 앞에서는 내쉬지 않을 한숨을 내쉬었다. 네 탓이 아니라는 말에 아이스는 동의하지 않았다.
10분이 지나고 나자 매버릭은 현관 매트를 들추고 스페어 키를 찾아냈다. 침실로 향하는 길은 눈 감고도 갈 수 있을 정도로 익숙했다.
“톰. 일어나, 너 지각이야.“
입을 맞추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미첼은 카잔스키를 흔들어 깨웠다. 커다란 눈이 힘겹게 모습을 드러냈다.
”미첼?“
”5분 안에 준비 마치면, 어떻게든 시간 맞출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매버릭은 힘을 주어 아이스의 팔을 잡아당기고, 자꾸 저를 돌아보는 아이스를 욕실로 밀어넣었다. 5분이야, 1초도 늦으면 안 돼! 매버릭의 외침이 욕실에 닿았는지 수 초가 지나고 욕실 안이 부산스러운 소음으로 가득찼다.
미리 차에 시동을 걸어둔 매버릭은 약속한 시간이 지나자마자 클락션을 울렸다. 아직 마르지 않은 머리로 카잔스키가 허둥대며 집을 나왔다. 운전석에 앉은 매버릭을 본 아이스는 잠시 멈칫했다가, 시간을 확인하고는 몸을 구겨넣었다.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벨트 매. 딱지 끊어도 되지?”
“매브, 아니 지금-”
“출발합니다, 사령관님. 단추나 똑바로 채우시죠.“
카잔스키의 작은 한숨을 매버릭은 모른 척하며 속도를 높였다. 음악도 틀지 않은 차 안은 고요했고, 옷매무새를 다 다듬은 카잔스키는 조용히 정면만을 응시했다. 신호가 바뀌었고, 매버릭은 멈췄다.
”우리 헤어지자고 하지 않았나?“
횡단보도를 건너는 인파를 너머다보며 카잔스키가 입을 열었다.
”네가 헤어지자고 했고, 나는 너를 붙잡으려고 구질구질하게 구는 중이야.“
미첼이 고개를 돌려 카잔스키에게 시선을 던져도, 여전히 화가 난 남자는 고집스레 정면만 볼 뿐이었다.
”우리가 말 한 마디로 헤어질 수 있는 사이는 아니지 않아?“
미첼의 말투는 조심스럽고 아주 작아서, 말의 끝은 거의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카잔스키는 다시 한숨과 함께 입을 다물었다. 매버릭은 바뀐 신호에 다시 차를 출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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