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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3 00:40
매버릭이 그렇게 얘기한 적이 있어서 아이스는 연인이 된 후에도 ‘피트’보다는 ‘미첼’을 애용했다.
“피트는 별로야?”
“아니, 좋아. 그런데 네가 발음하는 미첼이 더 좋아. 네가 말하면 꼭 귀족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춘기 소년처럼 수줍게 조잘거리는 매버릭을 보면서 아이스는 새삼스럽게 또 사랑에 빠졌다.
“바보같아?”
매버릭은 종종 그렇게 물어보곤 했다. 바보같아? 이상해? 이거 아니야? 느닷없는 질문에 아이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면 매버릭은 또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렸다. 미안, 나 이런 거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그러면 아이스는 얼른 매버릭의 뺨을 감싸고 고개를 들게 해 눈을 맞추었다. 바보같지 않아. 이상하지도 않고. 앞으로 모르겠으면 나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구스나 슬라이더도 있고. 이번에 아이스는 그렇게 구구절절한 대답 대신에 간결하게 답했다.
“아니, 사랑스러워.”
단박에 매버릭의 표정이 구겨졌다.
“너 진짜 느끼해.”
“그래서 내가 싫어?”
“싫진 않아. 그냥 느끼하구나, 그런 거지.”
하루는 고된 훈련 끝에 휴일을 앞두고 알딸딸하게 취한 상태였다.
“미첼.”
“응.”
“미첼, 내 매버릭.”
“응.”
“미체엘..”
“아이스, 그거 알아?”
“응, 뭔데?”
앞뒤로 흔들거리던 매버릭은 말을 하다말고 드러누웠다. 바닥에 널부러졌다가 꼬물꼬물 기어와 아이스의 허벅지를 베개 삼아 누웠다.
“내가 유일한 미첼이야.”
“음..”
“이제 미첼은 나 하나야. 신기하지?”
매버릭은 씨익 웃었다. 눈도 뜨지 않고 헤실헤실, 신기하지? 몇 번 더 물었다. 휘청대던 팔은 아이스의 가슴팍에 부딪쳤다가 스르륵 미끄러져 내렸다. 한껏 올라갔던 입꼬리가 점점 직선으로 돌아왔다. 더워. 후우- 하고 더운 김을 내쉬고서는 이내 색색 소리를 내며 잠에 빠졌다.
“피트, 나도 미첼 해도 돼?”
그러니 아이스의 프로포즈가 귀결된 문장은 당연한 것이었다. 매버릭은 기억도 하지 못할 대화의 조각들을 잘라온 덕에,
“뭐? 당연히 안 되지!”
당사자의 반대에 부딪히긴 했으나.
“왜?”
“그야.. 그야 너는 카잔스키니까?”
논리적인 이유라고는 하나도 없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이 무슨 바보같은 소리니- 하는 어린 연인을 앉혀두고 카잔스키는 하나하나 설명했다.
제독의 성이 바뀐다고 문제될 것은 하나도 없으며, 어차피 우리 둘 중 하나의 성은 바뀌어야 하니 그 둘은 마찬가지 경우라는 것,
집안의 반대를 예상한 것은 마찬가지이나 의외로 아버지는 쉽게 허락하다 못해 아주 찬성을 하고 계시다는 것,
내가 미첼이 된다고 해도 동생이 있으니 카잔스키의 성은 남아있다는 것,
하지만 네가 카잔스키가 된다면 미첼은 이제 사라지게 되는데 그걸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것.
“톰, 그냥 이름일 뿐이잖아. 난 그냥..”
“피트, 마찬가지야. 그냥 이름일 뿐이잖아. 카잔스키든 미첼이든.”
매버릭은 붕어처럼 입을 끔뻑끔뻑 벌리다가 다물었다. 아이스와의 결혼을 상상해본 적은 당연히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나 그 상상 속에서 둘의 성을 미첼로 합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알파와 오메가의 결합이라면 알파의 성을 따르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심지어 상대는 카잔스키였다.
“몰라, 생각해본 적 없어.”
“그럼 지금부터 생각해.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카잔스키로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첼로 하는 거야.”
아이스는 어쩐지 즐거워 보였다. 매버릭은 아니 근데- 하고 입을 열었다가 다물었다. 아니, 뭐, 미첼도 나쁘진 않지만은.
아이스매브
“피트는 별로야?”
“아니, 좋아. 그런데 네가 발음하는 미첼이 더 좋아. 네가 말하면 꼭 귀족같은 느낌이 들어서.”
사춘기 소년처럼 수줍게 조잘거리는 매버릭을 보면서 아이스는 새삼스럽게 또 사랑에 빠졌다.
“바보같아?”
매버릭은 종종 그렇게 물어보곤 했다. 바보같아? 이상해? 이거 아니야? 느닷없는 질문에 아이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면 매버릭은 또 고개를 푹 숙이고 중얼거렸다. 미안, 나 이런 거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그러면 아이스는 얼른 매버릭의 뺨을 감싸고 고개를 들게 해 눈을 맞추었다. 바보같지 않아. 이상하지도 않고. 앞으로 모르겠으면 나한테 물어보면 되잖아. 구스나 슬라이더도 있고. 이번에 아이스는 그렇게 구구절절한 대답 대신에 간결하게 답했다.
“아니, 사랑스러워.”
단박에 매버릭의 표정이 구겨졌다.
“너 진짜 느끼해.”
“그래서 내가 싫어?”
“싫진 않아. 그냥 느끼하구나, 그런 거지.”
하루는 고된 훈련 끝에 휴일을 앞두고 알딸딸하게 취한 상태였다.
“미첼.”
“응.”
“미첼, 내 매버릭.”
“응.”
“미체엘..”
“아이스, 그거 알아?”
“응, 뭔데?”
앞뒤로 흔들거리던 매버릭은 말을 하다말고 드러누웠다. 바닥에 널부러졌다가 꼬물꼬물 기어와 아이스의 허벅지를 베개 삼아 누웠다.
“내가 유일한 미첼이야.”
“음..”
“이제 미첼은 나 하나야. 신기하지?”
매버릭은 씨익 웃었다. 눈도 뜨지 않고 헤실헤실, 신기하지? 몇 번 더 물었다. 휘청대던 팔은 아이스의 가슴팍에 부딪쳤다가 스르륵 미끄러져 내렸다. 한껏 올라갔던 입꼬리가 점점 직선으로 돌아왔다. 더워. 후우- 하고 더운 김을 내쉬고서는 이내 색색 소리를 내며 잠에 빠졌다.
“피트, 나도 미첼 해도 돼?”
그러니 아이스의 프로포즈가 귀결된 문장은 당연한 것이었다. 매버릭은 기억도 하지 못할 대화의 조각들을 잘라온 덕에,
“뭐? 당연히 안 되지!”
당사자의 반대에 부딪히긴 했으나.
“왜?”
“그야.. 그야 너는 카잔스키니까?”
논리적인 이유라고는 하나도 없이 황당하다는 얼굴로 이 무슨 바보같은 소리니- 하는 어린 연인을 앉혀두고 카잔스키는 하나하나 설명했다.
제독의 성이 바뀐다고 문제될 것은 하나도 없으며, 어차피 우리 둘 중 하나의 성은 바뀌어야 하니 그 둘은 마찬가지 경우라는 것,
집안의 반대를 예상한 것은 마찬가지이나 의외로 아버지는 쉽게 허락하다 못해 아주 찬성을 하고 계시다는 것,
내가 미첼이 된다고 해도 동생이 있으니 카잔스키의 성은 남아있다는 것,
하지만 네가 카잔스키가 된다면 미첼은 이제 사라지게 되는데 그걸 전혀 원하지 않는다는 것.
“톰, 그냥 이름일 뿐이잖아. 난 그냥..”
“피트, 마찬가지야. 그냥 이름일 뿐이잖아. 카잔스키든 미첼이든.”
매버릭은 붕어처럼 입을 끔뻑끔뻑 벌리다가 다물었다. 아이스와의 결혼을 상상해본 적은 당연히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러나 그 상상 속에서 둘의 성을 미첼로 합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알파와 오메가의 결합이라면 알파의 성을 따르는 것이 당연했으니까. 심지어 상대는 카잔스키였다.
“몰라, 생각해본 적 없어.”
“그럼 지금부터 생각해. 합당한 이유가 있다면 카잔스키로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미첼로 하는 거야.”
아이스는 어쩐지 즐거워 보였다. 매버릭은 아니 근데- 하고 입을 열었다가 다물었다. 아니, 뭐, 미첼도 나쁘진 않지만은.
아이스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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