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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8 22:17
창조주가 카레를 만들었음. 난 원래 카레 존나 좋아해서 막 우동그릇에 헙법법 퍼먹었음. 내가 존나 잘 먹으니까 창조주들이 막 박수를 쳐줬음. 저녘에도 당연히 그걸 먹었음. 창조주가 돼지고기를 막 엄청 잘라서 넣음. 기름진게 존맛이었음. 또 우동그릇에 퍼서 헙법법 먹음. 창조주가 막 박수를 쳐줌. 신나서 한그릇 더 퍼먹었음. 다음날 아침에도 카레가 나왔음 스팸이 큼직하게 들어가 있는 게 으른의 맛이었음. 그리고 콩나물국. 근데 내가 콩나물국 극혐해서 카레를 먹었음. 카레카레카레카레. 또 먹었음. 막 우동그릇 들고와서 밥 두공기 넣고 아침부터 존나게 또 달렸음. 창조주가 잘 먹는다며 감격하심.


그렇게 몇 주 동안 매일 카레가 빠지지 않았음. 매일 나와 함께하고 있었고 달라진 점은 메인 메뉴인가 사이드 메뉴인가밖에 없었음. 창조주 집에 있다가 내 집으로 돌아감. 또 창조주가 카레를 곰국솥에.. 곰국솥에.. 곰솥에.. 끓여줌. 또 집에 가서 밥 두 공기 비벼 먹었음. 그렇게 한 2주 먹다가 카레에 밥을 찍먹하면 색다른 맛이 난다는 걸 알았음. 매일 카레 비벼 먹어서 하얀색이었던 우동그릇이 노란색이 될 때쯤이었음. 근데 그렇게 먹으니까 양이 안 줄음. 대신 내 지갑사정은 좋아짐. 왜냐면 카레만 먹었으니까. 카레만. 먹었으니까.


또 먹다 보니 입에서 카레 냄새가 빠지질 않음. 아가리똥내보단 나은 것 같아서 그냥 놔둠. 지인들이 매일 카레 먹었냐고 물어보는데 그냥 놔뒀더니 특이한 향수를 쓴다고 알아서 납득함. 내가 매일 카레를 먹는 사람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지... 근데 난 그냥 카레를 매일 먹은 사람일 뿐임. 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작고 귀여운 비밀이 생겨버렸음.


어제는 오랜만에 약속이 있어서 점심을 먹으러 감. 돈까스를 먹자고 해서 존나 감격스러웠음. 2인분 무료 쿠폰이 있다고 해서 같이 갔는데 ㅅㅂ 밥 위에 돈까스 위에 카레를 뿌려줌. 또 카레를 먹었음.

카레가 작은 냄비 두개만큼만 남았음. 근데 창조주가 카레에 넣어 먹으라고 창조주 친구가 잡은 멧돼지 고기를 던져줌. 근데 카레 양이 불어나는게 싫었음. 그래서 구워먹었는데 이거랑 똑같은 생각을 n년 전에 했다는 걸 깨달음. 멧돼지는 구워먹으면 개씹노맛임. 대창조주 고구마나 존나게 훔쳐먹은 주제에 누린내도 남. 그냥 양심이 없는 맛임. 걍 구운 걸 카레에 넣었음. 먹을만해서 너무 슬펐음.


사실 오늘도 카레를 아침으로도 먹고 점심으로도 먹음. 저녘으로는 먹기 싫어서 뿌링클을 시켰는데 거기 카레가루 들어가는것 같음. 카레맛이 남. 아닐수도 있는데 그런것같음. 카레가루랑 양파가루랑 치즈가루랑.. 하여튼 그런것같음. 진짜 너무 슬픔. 울고싶음. 이젠 눈물을 흘려도 강황가루가 같이 나오지는 않는지 걱정됨.
오늘은 투명했지만 언젠간 모르는 일이지.. 카레가 아직도 끓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