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02882188
view 1275
2022.10.18 00:54
그 책은 밥이 며칠동안 읽던것으로 행맨을 심심하게 만든 원인이기도 했다. 밥이 이 책을 선물로 줄때까지만 해도 행맨은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고마워, babe.
그럼에도 밥이 저에게 무언가를 준다는것이 좋아서 행맨은 웃으며 받아들었다. 그날 밤 자기 전 샤워를 마친 행맨이 안경을 쓰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여느 사랑소설과 다를바 없는 소설. 무심하게 넘겨보다가 한 구절에 밑줄이 그어져 있는걸 발견했다. '하늘을 볼때마다 당신을 떠올린다면 이 감정은 사랑일까요?' 이 글이 감명깊었다는거지? 행맨은 밑줄그었을 밥을 상상하며 웃었다. 그 뒤에도 이어지는 반듯이 그어진 밑줄들. 행맨은 밥의 흔적을 따라 즐겁게 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두 주인공이 사랑을 맺은 후반부에서는 페이지가 아예 접혀있었다. 밑줄 그을 필요도 없다는거네. 행맨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지막 장을 넘겼다. 그곳에 붙여진 노란 메모지.

모두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야. 사랑해, 제이크.

행맨은 그 글을 가만히 보다가 안경을 벗어 눈가를 꾹 눌렀다. 소설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는 곧바로 잊어버렸다. 책장을 다시 앞으로 넘겨 밑줄그어진 글들을 읽어보다 행맨은 못참고 핸드폰을 들었다.

hey baby.
...제이크?
자?
umm.. 아직.
졸음이 묻어난 작은 웃음소리에 행맨도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곧 갈게, 조금만 기다려줘.
알겠어
...나도 사랑해, 밥
책 읽었구나.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행맨은 가슴이 간지럽다고 느꼈다. 동시에 지금 밥이 곁에 없단게 아쉬워졌다. 결혼.. 결혼을 한다면.


밥 행맨이랑 연애하면서 평생 관심도 없던 사랑소설 보기 시작함. 당연 행맨때문에 본거니까 한구절 한구절이 마음에 와닿아서 밑줄 그은거지. 자기 독서할때 심심해하고 은근 서운해하던 행맨 알아서 그 책 선물하는거. 행맨입장에서는 평소 쑥쓰러움타던 밥에게 정면으로 고백들은 기분이겠지. 행복해서 벅찬 감정 들기는 처음일듯. 그러면서 그저 연애로는 만족못한다는걸 깨닫는 행맨.


탑건2 행맨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