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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2 08:14

밥 꼬시는거 쉽게 생각했다가 뭔짓을 해도 넘어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아서 자존심이 상할대로 상한 행맨 보고싶다 제딴에는 그 충만한 자존심 차츰차츰 내려놓으면서, 물론 그것도 아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하면서 엄청 고민하다가 아주 조금 한걸음씩 다가선거였지만, 밥은 웃기만 할뿐 오히려 더 멀어지기만 하는 느낌에 제대로 자존심이고 뭐고 팍 상해버렸겠지 그러다 답지않게 퍼붓다가 취해버리고 마는 바람에 밥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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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넌, 뭐가 그렇게 다 어려워.
어떻게된게 하나도 쉬운게 없어. 왜. 단 하나도!

..아니면, 나한테만 그러는거야?

있는 그대로 속마음까지 내비치면서 꼬장부렸으면 좋겠다
다음날 깨질듯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일어났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날의 기억은 또렷하기만 했고 수치심은 점차 온몸을 잠식하기 시작했음 일어나면서 나오기까지 온갖 험하고 상스러운 말을 해대며 자책했고 간절히 바랬겠지
부디 밥이 간밤의 일을 모른척해주기를. 
그랬지만 왜 슬픈 예감은 틀려쳐먹지도 않는지, 자길 보자마자 아는체를 하며 드물게 밥이 먼저 다가왔을듯 평소 같았으면 베이비, 오빠 걱정해주는거야? 어쩌구하며 기쁘게 맞아줬겠지만 행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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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 안 나.
하나도.

일단 지금은 한조각이라도 남은 자존심을 지켜내고 싶었음 근데 또 그래놓고 아차싶었겠지 너무한거 같았거든 얘는 아무것도 모를테니까. 입에서 터져나온 모진 말을 주워담고도 싶었지만 그럴순 없다는건 잘 알고 있었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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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너..
..얼굴에 뭐가 묻어서.

속끓이고 있는 본인이 무색하게도 아무렇지 않아보이는 상대에 마침내 행맨은 끓이고만 있던 속에서 무언가 툭 끊기는 느낌이 들어버렸고 터지는 한숨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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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소질 있다.
사람 바보같이 구질구질하게 만드는거, 잘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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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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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되게 해내고 싶게 만드네.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코앞까지 성큼 다가와서 선전포고 해버렸을듯 그리고 다가서는 순간 이쪽이 필사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는걸 알아내버렸고 결심했겠지 더이상은 봐주지 않기로.


행맨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