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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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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 눈을 뜬 강징은 이내 깨질 듯한 두통에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 앓았음. 그렇게 잠시 숙취에 허덕이다 일어나 보니, 저가 깔끔한 네이비색의 잠옷을 곱게 입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잠옷이건만 왜 이렇게 낯이 익나 싶었던 강징은 이 옷이 그동안 옷장 속에 박혀있었던 커플 잠옷이라는 것을 알아차렸음.

꼴 보기도 싫어서 처박아놓았던 건데, 위무선이 용케 찾아서 입혀줬나 보네. 답지않게 술 취한 동생의 얼굴도 반질반질하게 씻겨주고 잠옷까지 곱게 입혀 침대에 뉘여놓다니, 분명 술 취한 제가 모르는 사이 또 사고를 친 것이 틀림없었음. 어차피 핸드폰도 뺏겨서 추궁은 고사하고 연락조차 못하는 신세니, 다음에 다시 만나면 등짝부터 때려둬야겠다고 다짐했음.

해장을 위해 2층 침실에서 비척비척 계단을 내려오던 강징은 넓기만 넓고 삭막했던 거실 풍경에 무언가 이질감을 느꼈음. 거실 탁자 위에 아무렇게나 펼쳐진 서류종이와, 소파 위에 얹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각이 잡힌 처음 보는 정장 재킷과, 부엌 쪽에서 풍겨오는 고소한...냄새?

강징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고 다시 발길을 돌려 위층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그보다 낯선 이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더 빨랐음.

아, 일어났어?

아니, 어찌 보면 낯선 이는 아니지.

음, 이게 아닌가...머린 좀 어때요? 자면서 앓는 것 같던데.

결혼한 지 한 달만에 등장한 강징의 남편 남희신이 화사하게 웃으며 친근하게 말을 붙여왔음. 그의 손에 들린 따끈한 국그릇을 본 강징은 차라리 기절이라도 하고 싶었음.



입맛엔 좀 맞아요?

네...강징은 모기만한 목소리로 겨우 대답하곤 숟가락으로 국을 휘휘 저었음. 평생 일만 한 것 같은 사람이 끓인 해장국은 역시나 맛이 없었음. 쓰고, 밍밍하고, 애매한 짠맛. 게다가 그것을 끓인 사람이 반경 1미터 이내에 딱 달라붙어서 초롱초롱하게 바라보는 것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음. 숟가락으로 한 술 뜰 때마다 미소가 더더욱 환해지는데 어쩌겠어. 아니, 그런데 이 사람 왜 이러는 거지 도대체.

실상은 결혼식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본 것인데도 불구하고 남희신은 마치 저와 10년은 같이 산 것처럼 굴었음. 지금도 자기가 직접 먹여주고 싶다는 것을 겨우 말린 상태였음. 강징은 이리저리 시선을 피하려 눈을 굴리다 그만 남희신에게 턱을 잡혔음.

아직도 많이 어색해요, 내가?

턱을 잡혀버려 피할 수도 없게 된 강징은 한참을 망설이다 무기력하게 고개를 끄덕였음. 남희신은 그런 강징을 바라보며 무얼 생각하는 듯하더니, 처연히 웃으며 강징의 턱을 놓아주었음. 어쩐지 시무룩해진 모습에 강징은 저가 다 죄인이 된 듯한 기분이었음. 아니, 그보다 한 달만에 보는데 이렇게까지 친근한 행세를 하는 게 더 이상하지 않나? 강징은 속으로만 열심히 항변했음. 대화하느라 멈출 수밖에 없게 된 숟가락질만이 유일한 위안이었음. 맛 없어 이거.

음, 일단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출장간 건 미안해요. 너무 급한 일이라 빨리 처리했어야 했거든요.
...네? 출장, 이요?
네. 설마 몰랐어요?

출장이고 자시고 애인이랑 놀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강징은 어안이 벙벙했음. 그런 강징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희신이 제 핸드폰을 들어 채팅 내역을 강징에게 보였음.

-급한 일이 생겨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결혼 첫날부터 미안해요. 밥 잘 챙겨 먹으면서 조금만 기다려줘요.
-네, 알겠습니다.

그 뒤로도 남희신은 답장 없는 강징에게 간간히 안부 메시지를 보내 왔음. 그저 출장 때문에 화나서 그랬던 것이라 생각하고 넘겼던 것이었음. 강징은 이미 핸드폰을 압수당한 뒤였고, 첫 메시지에 답장을 한 것도 강징이 아니라 핸드폰 관리인이 대강 답한 것이었겠지. 대강 상황을 파악한 강징은 이걸 화내야 해, 말아야 해 눈치만 보고 있었음. 남희신은 슬쩍 이마에 힘줄이 돋았다가 다시 온화한 표정을 지어 보였음. 다행히 강징은 보지 못한 눈치였지.

음, 우선...핸드폰은 빠른 시일 내로 돌려줄게요. 집안 어르신이 저 없는 사이에 무언갈 진행시켰나 봐요.
네...
먹고 있어요. 잠시 통화 좀 하고 올게요.
예...

식탁에서 일어나던 남희신은 최대한 몸을 굽히고 어색하게 식사하는 강징을 잠시 보다, 한숨처럼 말을 이었음.

그렇게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어차피 부부인데, 편하게 있어도 괜찮아요.
아, 아뇨. 아니에요. 부담 가진 적 없어요.
너무 그렇게만 대답하지 말고. 음...말 편하게 해 줄래요? 저는 정말 괜찮으니까.
천천히...할게요.

알겠어요. 남희신은 강징을 더 불편하게 하는 대신 자리를 옮겨 거실 복도의 아무 방이나 열고 들어간 뒤 문을 닫았음. 남희신의 핸드폰 화면엔 금자헌의 전화번호가 떠 있었음. 직전의 상냥했던 얼굴을 갈아치운 남희신은 서늘한 무표정으로 통화음이 가는 것을 기다렸음.

금자헌 씨. 예상했던 것과 좀 많이 다른데, 빨리 설명하는 편이 좋을 겁니다.
그 물건은 어디 가고, 웬 주정뱅이 꼬맹이가 하나 들어와 있던데.
제대로 말해요. 허튼 수작 부리지 말고.

어두운 방 안에서 용의 금안이 사납게 빛났음.



한편, 남희신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국을 조금씩 싱크대에 흘려버리던 강징은 방문이 열리는 소리에 신속하게 그릇에 물을 채웠음. 설거지라도 하자, 하고 물을 받고 있는데, 순식간에 뒤로 다가온 누군가에게 팔이 잡혔음.

왜 그렇게 놀라요. 나예요.

남희신은 싱긋 웃으며 양손을 들어 보였음. 강징은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을 애써 누르며 겨우 대답했음. 설거지라도 하려고요. 내가 해도 되는데? 아뇨, 국도 대접받았는데 제가 해야죠. 길지 않은 실랑이 끝에 남희신은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강징을 훑었음. 등을 돌린 강징이 볼 수 없는 위치에 서서, 남희신은 한참이나 무엇을 가늠하듯 강징을 살폈음. 강징이 조용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릴 찰나에, 남희신이 다가와 강징의 허리를 붙잡았음.

삐끗, 놓칠 뻔한 그릇을 단단히 잡으며 강징은 놀라지 않은 척, 태연한 척 뻔뻔하게 섰음. 남희신은 설거지에 팔이 묶인 강징에 외려 기회를 잡은 것마냥 강징의 허리와 배를 더듬었음. 왜 이러는 거지, 국 남긴 거 들켰나. 경험이 없는 강징은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눈알만 굴릴 뿐이었음.

강징의 몸이 점점 움츠러들고, 그에 반해 점점 대담해지는 손길에 다만 그릇을 꼭 쥐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강징은 점점 더워지는 숨을 내뱉으며 상황파악을 해 보려 노력했음. 그러다 엉덩이 쪽에 느껴지는 어떤 것에, 그만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말았음. 설마 지금? 왜? 만난 지 하루...아니, 한 달 만에?

드러난 하얀 뒷목에 입을 맞추던 남희신은 강징의 빨개진 귓바퀴에 시선을 고정하곤 강징을 뒤에서 천천히 안아 올렸음. 강징이 놀라서 들어올린 손에 남은 물기가 흘러 남희신의 옷을 적셨음. 남희신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강징을 안아든 채로 침실로 향했음.


희신강징
2022.06.24 21:30
ㅇㅇ
모바일
이게 뭔 일이고? 금자헌은 뭔데???
[Code: ed9b]
2022.06.24 21:48
ㅇㅇ
모바일
엥? 무슨일이지? 이건 어나더가 시급하다!!
[Code: 725d]
2022.06.24 21:57
ㅇㅇ
모바일
센세ㅠㅠㅠㅜㅜ희신이 금자헌이랑 뭔거래 하는거야ㅠㅠㅠ
[Code: 897d]
2022.06.24 21:59
ㅇㅇ
모바일
헐 센세 돌아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강징 분위기 못 느끼고 어리둥절하는거 너무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만난지 하루만에 잡아먹혀ㅋㅋㅋㅋㅋ근데 금자헌은 뭐지?? 센세 어나더ㅠㅠㅠㅠㅠㅠ
[Code: f666]
2022.06.25 01:09
ㅇㅇ
모바일
[작성자가 삭제한 댓글입니다.]
[Code: 6610]
2022.06.25 07: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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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어서와ㅠㅠ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
[Code: d506]
2022.06.25 11:53
ㅇㅇ
센세...?????진짜 돌아온거야???미쳤네 진짜 눈을 의심했어ㅠ 이제 어디 가지 말자
[Code: 3215]
2022.06.25 14: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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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뭐야 무슨거래야
[Code: 0aae]
2022.06.25 15:40
ㅇㅇ
모바일
와...... ㅠㅠ........ ㅠㅠ 돌아왔다
[Code: 9c0b]
2022.06.25 2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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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렸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금자헌이랑 무슨 일인거지?!????!!! 넘 궁금해ㅜㅜㅜㅠㅠㅠㅠㅠ
[Code: aee4]
2022.06.26 02: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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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뱅이 꼬맹이가 강징인가??? 뭐짘ㅋㅋㅋㅋ 궁금해 센세ㅠㅠㅠㅠ
[Code: 2c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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