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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4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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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비가 쳤어."

 

"허니비가 널 쳤다고? 언제?"

 

"퀴디치 연습 경기하다가."

 


 

댐잇.. 너 이마 말고 여기도 흉지겠는데. 론이 해리 옆에서 잔뜩 생채기난 뺨을 흘끔거리며 걱정스럽게 중얼거리자, 해리는 무슨 맛인지도 모를 음식을 일단 잘근잘근 씹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여간 성질하고는. 멀리 슬리데린 테이블에 앉아 묵묵하게 닭다리를 뜯는 허니의 모습에 해리의 파란 눈이 고정된다. 허니가 날린 블러저에 제대로 맞은 팔 한짝이 아직도 얼얼한데, 그보다는 허니 맞은편에 앉아 눈썹을 들썩이는 저자식이 더 신경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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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냐?"



 

천천히 좀 먹어라. 누가 뺏어먹는다고.

말포이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니가 그의 옆에 앉은 고일을 매섭게 노려보더니, 제 접시를 자기 쪽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턱을 괸 채 그 모습을 지켜보던 말포이가 말없이 푸딩이 담긴 접시를 허니 쪽으로 밀어준다. 그놈의 퀴디치인지 뭔지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살살하라고. 걱정인지 잔소리인지 모를 얘기도 선심 쓰듯 덧붙이면서.

 


 

"너 다치면 울 아빠가 나한테 잔소리 겁나 하거든. 알았냐?"
 

"….. ."
 

"야 돼지. 대답 안해?"


 

 

꼴에 약혼자라고 어릴 때부터 챙겨주던 게 버릇이 됐는지, 돼지 돼지 하고 비아냥대면서도 자연스럽게 이것저것 허니 앞으로 끌어다주게 된다. 천하의 말포이도 아버지 무서운 줄은 잘 아는지라 약혼자 목숨을 제 목숨처럼 다루라던 말 하나는 철썩같이 새기고 있거든. 한창 버릇없던 저학년 때 처음 부모님한테서 자신의 약혼에 대해 들었을 때만 해도 거세게 반발하다 아버지의 흉흉한 지팡이 손잡이에 정수리를 얻어맞곤 했었는데, 이젠 말포이도 익숙해진지 오래다. 까짓 거 돼지 좀 데리고 사는 게 뭐 어렵겠나. 성격 좀 까탈스러워도 먹을 거만 물려주면 이리 얌전해지는데.

 

한가지 자꾸 거슬리는 게 있다면, 모든 문제가 늘 그렇듯이 그리핀도르에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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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할 기회 줄게."

 

 

그날 오후 점술 수업이 끝나고 물밀듯이 떠내려가는 아이들 틈에서 간신히 허니의 손목을 잡아 돌려세운 해리가 다급하게 말했다. 허니의 무해하고 아무 생각도 담겨 있지 않은 까만 눈동자가 해리를 올려다본다. 쬐깐한 게 고개를 바짝 꺾고 저를 노려보는 게 불편해보인다 싶어 해리는 두어계단 아래로 내려와주는 선심까지 베풀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하면서 정말 사과를 듣고 싶은 건 아니고.


 

 

"나 왼팔 인대 늘어났대. 갈비뼈도 부러졌고."
 

"..병동 안 갔어?"


 

 

참 무해한 얼굴로 살벌하게 되묻는 허니를 보며 해리는 마른침을 꾹 삼켰다. 누가 슬리데린 아니랄까봐 공감능력이 없어 애가.
아프면 병동 가. 그러라고 있는 곳인데. 누가 들어도 맞는 말만 싸늘하게 중얼거리며 돌아서려는 걸 해리는 기어코 다시 한 번 붙잡아세웠다. 그러니까 사과를 받고 싶은 게 아니라니까.


 

 

"이번 성탄절에 우리 할아버지 집에서 행사한다던데, 아마 너네 부모님도 오실 걸."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너 행사 같은 거 지루해서 싫어하잖아. 오기 싫으면 학교에 계속 있어도 되고."


 

 

..나도 같이 여기 있을 테니까.

허니가 반응이 없다. 해리 딴에는 빗자루 위에 두 발로 서서 스니치를 처음 잡을 때만큼이나 용기가 필요한 대사였는데. 몇초 간 그를 견디기 힘든 침묵에 가둬두더니 해리 손에 붙잡혔던 제 손목을 빼내며 대답한다.

 


 

"나는 학교도 너네 할아버지 집도 너네 할아버지가 만든 윤기나는 머릿결 약도 싫은데,"
 

"…. ."
 

"너가 제일 싫어."


 

 

해리는 심장에 정통으로 비수를 맞았다.

 

 

 

"왜 내가 싫은데? 뭐가 문제야?"


 

 

맞은 비수가 너무 아팠던 나머지 해리는 충동적으로 자살골 각을 한 번 더 재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목소리는 다급해서 떨렸고 음이탈도 났다. 그의 아버지 제임스가 봤다면 혀를 찼겠지. 아마 릴리는 아예 고개를 돌리고 외면했을지도 모른다. 아들의 치기 어리고 서투른 첫사랑 돌진 방식이 누구랑 너무 빼닮아서.

 

허니는 등을 돌리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해리를 쳐다봤다. 진짜 몰라서 물어? 왜 몰라? 그런 의미의 눈빛이 해리의 심장을 2차로 해체하기 시작했다.

 

 

안다. 잘 알고 있다. 해리는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서 허니를 처음 본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허니에게 블러저를 얻어맞을 때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아픈 그녀의 경멸어린 눈빛을 받을 때마다 후회하고 또 후회했다. 비록 명망 높은 순혈 가문에 강력한 재계 인사인 친할아버지를 두었지만 머글태생인 어머니 탓에 호그와트에 입학하기 전까지 다른 순혈 가문 아이들을 만나본 적 없었던 해리는, 제 아버지와 그의 대부 시리우스에게 귀에 못박히도록 ‘no 슬리데린, yes 그리핀도르’ 소리를 들으며 자랐다. 정말이지 슬리데린은 악의 근원들만 모여드는 사악한 집단인 줄 알았다.

 

신입생 입학식 날 연회장까지 줄지어 걸어가면서 해리는 열차를 함께 타고 오며 친해진 몇몇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경고했다. 너네 슬리데린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 무조건 그리핀도르야.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도, 시리우스도 그리핀도르였으니까.

 

문제는 그 바로 뒤에 서서 걸어오던 애가 바로 허니였다는 것.

 

 

 

해리가 그렇듯이, 허니도 제 가족이라면 극진히 생각한다. 대대로 슬리데린 출신을 배출한 비 가문의 삼대독녀 허니비는 제 부모의 부모가, 또 그 부모의 부모가 다니던 기숙사를 한치 부끄러움도 없는 얼굴로 모욕하는 거만한 남자애를 도저히 참아줄 수 없었다. 그 자리에서 기숙사 배정 모자를 쓰기도 전에 녀석의 뒤통수에 주먹을 날려주고 슬리데린을 배정 받음과 동시에 기숙사에 20점 감점을 함께 달고 들어왔다. 그 수치스러운 기억을 만들어준 장본인이 이젠 별 일에 다 신경써주는 척하는데, 누군들 짜증이 안 나겠는가.

 


 

"자꾸 이상한 짓 하지마 너."
 

"..허니."
 

"내 이름 부르지도 마. 그냥 아무것도 하지마."


 

 

내 손목 한번만 더 잡으면 진짜 죽어.

간만에 슬리데린다운 대사 한번 치고 허니가 매정하게 돌아선다. 해리는 계단 아래로 멀어지는 허니의 뒤통수만 황망하게 바라봤다.

 

 

 

 

 

/
 

 

 

허니가 간과한 게 있다.

해리는 제임스 포터의 아들이고, 시리우스의 대자이며, 한 번 마음 먹으면 쉽게 먹잇감을 놓지 않는 훌륭한 수색꾼이라는 점을.

 

허니는 제 어둠의 마법 방어술 책 위에 날아든 한마리 새 모양 쪽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나랑 같이 성탄 파티 안 갈래?]

 

 

휘갈겨 쓴 글씨체는 누가 봐도 참을성 없고 가벼운 그리핀도르의 솜씨다. 허니는 쪽지를 펼친 채 고개를 들고 누가 보낸건지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교실 저편에서 자기 친구들과 모여 앉아 시시덕대다 눈이 마주친 해리를 발견했다. 눈이 마주친 그 순간부터 여전히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지 친구들을 슬쩍 곁눈질하다가도 금새 다시 허니와 시선을 맞춰오는 게, 그냥 내가 너한테 쪽지 보냈어요 광고하는 수준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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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는 깃펜을 꺼내들었다. 재수없는 문장의 끝에 달린 물음표를 박박 지워 다시 돌려보낼 생각이었다. 누가 먼저 허니의 손에서 그걸 가로채가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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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이 파티 안 갈래? 어떤 한심한 새끼가 이딴 걸 쓰냐?"


 

 

갑자기 등장한 말포이의 우렁찬 목소리에 어수선하던 교실이 조용해진다. 크레이브와 고일이 눈치없이 뒤에서 키득이는 소리만 빼면. 허니는 조금 피곤해졌다. 왜 일을 크게 만들어? 그런 의미로 말포이를 노려보았는데, 저를 내려다보던 말포이는 그 의미를 전혀 다르게 해석한 모양이었다. 한껏 비아냥대는 얼굴로 교실을 훑어보던 말포이가 해리와 눈이 마주치고 한쪽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웬 눈치도 없고 주제도 모르는 놈인가 했더니. 또 너냐, 포터?"

 


 

딱 그리핀도르 수준이네.

그러고는 다 보는 앞에서 지팡이를 한번 가볍게 휘두른다. 쪽지가 산산조각이 나서 하얀 먼지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곧장 해리 주변에 있던 몇몇 그리핀도르 아이들이 발끈해 일어났다. 슬리데린 쪽도 마찬가지였다. 갑자기 한바탕 패싸움이라도 할 것처럼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교실에 감돌았다.

 

말포이는 이 기회에 공공연하게 포터의 코를 납작하게 눌러주고 싶었다. 어딜 감히 혼혈 주제에. 촘촘하고 견고한 순혈 사회에서 그들만의 방식대로 자라온 말포이 가의 도련님은 살면서 뭘 빼앗겨본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런 방식의 위협조차 한 번 느껴본 적 없다. 원치 않는 것을 손에 억지로 받은 적은 있었어도. 그마저도 그게 한 번 제 것이라고 인식되면,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장난감도, 선물로 받은 강아지도, 그 무엇이 되더라도.


 

 

"허니비는 나랑 갈거야."
 

"아니."


 

 

그러니 제 당당한 선언에 바로 치고 들어온 익숙하지만 단호한 목소리에 말문이 탁 막힐 수밖에. 말포이는 신랄하게 포터를 비꼬려던 것도 멈추고 어벙한 얼굴로 허니를 내려다보았다. 허니는 단호한 얼굴로 말포이를 올려다본다. 난 너랑 안가.

 


 

"이미 같이 가기로 한 사람 있으니까."


 

 

그리고 이 자리에 있는 두 원수지간 모두에게 제대로 어퍼컷을 날려버렸다. 숨 막히는 정적이 흐르는 교실 한구석에서 론이 조용히 산통을 깼다. ..댐잇.

 

 

 







해리가 제릴쀼 밑에서 자란다면
쪼다해리너붕붕 톰펠튼말포이너붕붕
2022.06.26 15:47
ㅇㅇ
모바일
와 센세.. 한 글자 한 글자 아껴서 봤어요.....
[Code: 125e]
2022.06.26 17:54
ㅇㅇ
모바일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무 좋아 진짜 아끼면서 봤다 센세 어디있었어 이제 영원히 헤어지지말자
[Code: b443]
2022.06.27 05:00
ㅇㅇ
모바일
스크롤이 줄어드는걸 보며 피눈물을 흘렸읍니다...따흐흑
한글자 한글자 아껴서 다시 보고있어 센세ㅠㅠ 대존잼
[Code: 333b]
2022.06.27 20:32
ㅇㅇ
모바일
와... 센세 미텼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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