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에 못 이겨 서서히 용으로 변하는 거 보고싶다
이유는 타탈이 다쳤거나 아니면 스네즈나야 간다고 통보식으로 이야기했다거나 그런 거면 좋겠고
아직까지 타탈한테 인외폼 한번도 안 보여줬다는 걸로
호박색 눈이 황금빛 광채를 띠고 머리카락도 삐죽삐죽 길어져 갈기처럼 변하는데다
눈가와 뺨에는 종려 용일 때 비늘 돋아나고 송곳니도 길고 굵게 변화하는건 물론
장갑을 뚫고 나오는 단단한 손톱에 새까맣게 변해버린 피부며
심기가 불편하다는 듯 바짝 서서 흔들리는 꼬리 등등 위압적인 면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얼어붙어서 쳐다보던 타탈이 한참 말 없다가 종려 부르겠지
종려씨 이거 뭐예요? 아직도 용으로 변신할 수 있어요? 아니다 인간으로 있는게 변신하는건가? 와 신기해!!

마치 신기한 걸 본 어린아이처럼 꼬치꼬치 캐묻고 종려 뺨에 붙은 비늘이며 손톱 만지는 타탈 때문에 적잖디 당황하는 종려
겁대가리가 없는 줄이야 진즉 알았지만 대놓고 힘의 차이를 보여주면서 찍어누르려는 종려에게 보일 태도는 아니었겠지
차라리 타탈이 수형검이라도 들고 덤볐으면 일이 수월했을 것을... 그대로 패서 납감하면 되는 거니까
그렇지만 눈 빛내면서 종려 용체 드러난 부분 만지는 타탈 보고 전의상실한 종려가 서서히 범인 종려 껍데기로 돌아오는 거
타탈이 엥... 다시보여조요 하는데 이런 애 앞에서 평정 잃었다는 것이 머쓱하고 쪽팔려서 몸 휙 돌리는 종려
그러다 멈춰서서 타탈옆으로 돌아간 종려가 가지말라고 타탈 팔 붙잡고 끌어당기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