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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16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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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다는 소식 들었어. 어제 칸타 만났는데 이야기 해주더라고. 네 이름 나왔을 때 좀 움찔했는데 눈치챘을까? 하긴. 걘 눈치채도 신경 안 쓰고 다 얘기해줄 녀석이니까 뭐, 별로 상관은 없겠지. 아무튼 덕분에 어디서 만났는지, 몇 살인지, 이름은 뭔지 다 알아버렸네. 미안. 나한테 알리고 싶지 않았을 텐데. 그치만 나도 어쩔 수 없이 알게 된거니까 좀 봐주라. 알았지?

오랜만에 편지 쓰면 할 말이 참 많을 줄 알았는데 딱히 그렇지도 않네. 진짜 할 말이 없는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오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도 그럴게 우리 안 본지 벌써 4년이다 돼 가잖아. 드문드문 네 얘기 전해 듣긴 했는데, 그거 엄청 가끔이었거든. 마지막으로 들은 소식이 너 오사카로 발령 받았다는 거였으니까 정말 한참 됐지.

너도 나처럼 내 소식 간혹 전해 들었을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넌 안 그랬을 것 같아. 너 막 남들한테 물어보고 그런 성격은 아니니까…. 참, 혹시 칸타 만나도 화내거나 그럴 건 아니지? 걔도 나 오랜만에 봐서 반가워서 그랬을거야. 그러니까 네 이야기 좀 했다고 너무 뭐라 그러진 마.

아무튼 네가 결혼한다니까 기분이 참 희한해. 그게 말이지, 내 기억 속의 너는 항상 스물 몇 살이었거든. 그래서 결혼하기엔 이른 나이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었어. 근데 잘 생각해보니까 너도 벌써 서른이더라. 하긴, 당연하지. 나도 30대를 훌쩍 넘겼고 그만큼 나이를 먹었으니까. 너만 계속 20대인 건 이상하잖아. 우리 둘이 두 살밖에 차이 안 나는데.

그래도 말이야, 넌 항상 내 기억 속 모습 그대로일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비단 지금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야. 앞으로도 쭉. 네가 아이를 낳고, 아버지가 되고, 그 아이가 또 아이를 낳아 할아버지가 된다 해도. 너는 계속 그럴 거야. 영원히 나한텐 소년 같을거야.

마지막엔 그렇게 도망쳐서 미안해. 기쁜 날 이런 얘기 꺼내기는 좀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나 계속 너한테 사과하고 싶었거든.

그 땐 내가…. 변명 같겠지만 나도 어렸어. 그래서 헤맸고, 뭐가 최선인지도 몰랐지. 그래서 그랬나봐. 내 생각만 했던 거지. 알아. 나도 내가 이기적이고 나쁜 새끼라는 거. 넌 정말 착하고 좋은 사람인데, 나는 역시 처음부터 너한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나봐. 상처 줘서 미안해. 지금 네 옆에 있는 사람은 네 상처를 다 보듬어줄 수 있는 사람인 거지? 꼭 그랬으면 좋겠어.

할 수만 있다면 내 몫의 행복까지 너한테 다 떼주고 싶어. 그러니까 꼭 행복하게 살아. 알겠지?

답장은 하지 마.

결혼 축하하고 또…. 안녕.






노부마치 부케비
2021.04.16 21:41
ㅇㅇ
모바일
야 .......
[Code: eed7]
2021.04.16 21:41
ㅇㅇ
모바일
와 센세 ... 노부 저러면 결혼 못하지 와.... 마치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쫓아가는거 아니냐고 ㅠㅠㅠㅜㅜㅜ 으아
[Code: eed7]
2021.04.16 21:42
ㅇㅇ
모바일
추천 언제눌렀다고ㅠ한번밖에 못한데ㅠㅅㅂ 센세 이게 무슨일이야 어나더로설명해줘 ㅠㅠ
[Code: cf02]
2021.04.16 21:42
ㅇㅇ
모바일
노부 편지받고 결혼 어떻게해...ㅠㅠ
[Code: f60b]
2021.04.16 21:52
ㅇㅇ
모바일
센세 왜 날울려 머선일인데ㅜㅜㅜㅜㅜㅜㅜ1이라는건 어나더가 있다는 거겠죠 이렇게 가면 안돼
[Code: 7a8a]
2021.04.16 22:09
ㅇㅇ
모바일
미쳤다 노부야 결혼 물러라 이결혼 반댈세 ㅠㅠㅠㅠ 노부 벌써 펜 들었다 어 답장 갈긴다 맞지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f49]
2021.04.16 22:44
ㅇㅇ
모바일
아니 이런 편지를 읽고 어떻게 결혼하냐ㅜㅜㅜㅜㅜ
[Code: a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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